http://www.dmitory.com/comic/21168665
이 글에서 댓글들이 한결같이 카산드라를 부르짖길래 흥미가 생겨서 찾아봤어
1화...오우..별로 호감가지 않는 그림체...그러나 그림은 별로여도 만화는 재밌을 수 있다는 걸 깨달은 토리는 계속 읽어갑니다
그리고 너무나....감탄함
아니 어떻게 그리스 신화를 이렇게 해석할 수가 있지??ㅠㅠㅠㅠ 진짜 이런게 재해석이지ㅠㅠㅠ
톨들이 하나같이 카산드라 이야기를 한 이유를 통감했다
내가 다 보고 진짜 장면들 하나하나 캡쳐해가면서 영업글 쓰고 싶을 정도야ㅠㅠㅠ
진짜 진심으로 이 만화는 재평가받아야한다고 생각함
아니 어떻게 덕후면서 이런 작품을 몰랐던거지!!!ㅠㅠㅠㅠ
혹시 신화를 잘 모르는 톨들을 위해 간략하게 설명하면
카산드라는 아폴론 신에게 총애를 받아 예언 능력을 선물받지만 신을 사랑을 거절해
그러자 아폴론은 카산드라에게서 예언능력을 뺏지는 못하고 그대신 사람들이 아무도 그 예언을 안 믿게 만들어버려
이 카산드라가 작품의 주인공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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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가 카산드라
그런데 작가님은 신화이야기를 따오되 신의 이야기를 그리는 게 아니라 인간의 이야기를 그리셔
작중에도 나오지만 신은 실존하지 않았고 신화의 이야기는 인간들이 정치적인 수단으로서 신의 이름을 빌려 지어내고 퍼뜨린 것이라는 식이야.
사실 이게 이 작품의 가장 중요한 점이자 핵심 포인트라고 봄
그래서 작가님이 그려내는 카산드라의 예언능력은, 실은 자신의 분석력을 통해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해서 그것이 들어맞는 것이고, 카산드라의 말을 사람들이 믿지 않는 것은 당시의 시대 상황과 카산드라가 여성이기 때문이야.
카산드라는 여성에게 지성이 금지된 시대에 스스로 지식을 탐구하고 배우고 스스로 생각하고자 했던 여성인거지..
보면서 진짜 시대를 잘못 타고 태어난 여성에 대한 연민이 폭발함ㅠㅠㅠㅠ카산드라ㅏ아ㅏ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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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ㅠㅠ
카산드라를 이렇게 읽어낸 것도 좋지만 난 사실 더 대단한다고 생각하는 건 헬레네 설정이야!!
부끄럽지만 나의 그리스로마신화는 어렸을 때 읽은 홍은영 작가님의 그 만화로 보는 ~ 에 멈춰있는데...
나한테 헬레네는 그냥 미녀1이었고 전쟁의 원흉이었지만 한 게 아무것도 없는 존재감이 공기처럼 투명한 존재였거든
그런데 <카산드라>에서 헬레네는 굉장히 괴이이ㅣ이장히 주제적인 캐릭터로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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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중 아마조네스 여왕의 헬레네에 대한 평
즉 파리스를 따라 트로이에 온 것은 스파르타와 트로이 사이에 전쟁을 일으키기 위해 스스로의 선택으로 온 것이고,
심지어 그 유명한 일화인 파리스와 세 여신 일화도 자신의 입지를 단단히 하고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헬레네가 지어낸 것으로 나옴.
그리고 트로이 전쟁을 둘러싼 사람들, 메넬라오스, 아가멤논, 오디세우스 등등이 거의 헬레네의 장기말처럼 그려져
진짜 신선하지 않니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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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으ㅋㅋㅋㄱ이게 헬레네의 대사라니
그래서 이 작품은 거의 카산드라vs헬레네 투탑 여주물임. 아니 세상에 어떻게 트로이전쟁을 이렇게 읽어낼 수가 있어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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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 넘 좋음ㅠㅠ
이 작품이 2012년도에 연재됐는데 당시 드라마 <주몽>을 했었는지 헬레네를 미실이라며 욕하는 댓글들 많더라ㅋㅋㅋ
댓글들에 헬레네를 악녀로 보며 욕하는 내용이 많던데 나는 헬레네를 이렇게 해석한 게 너무나도 신선하고 멋지다고 생각해
그리고 딱히 악녀같지도 않음. 자기가 지닌 모든 수를 활용해 그 시대를 살고 있는 여성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것들 - 겉으로 나서지 않고 자기가 원하는 바를 이루는 -을 하는데 아니 그냥 너무 멋있지 않니ㅋㅋㅋㅋ
진짜 나는 이 작품이 2012년 작품이라는게 너무나도 믿기지 않아..ㅠㅠㅠ (심지어 무슨 리그?거쳐서 왔다는데 그러면 더 예전에 만들어진 작품이란 이야기겠지)
배경과 캐릭터들이 이런지라 (사실 지금도 별다를바 없는^^) 가부장제 비판도 많이 녹아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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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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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라서 안 된다고?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가 어딨어?'
여기서 카산드라가 아마조네스 여왕(윗짤 왼쪽)과 절친한 사이로 나오는데
여자만의 부족이니 아마조네스 여왕도 개쩌는 여캐인건 말할 필요도 없고
아마조네스를 둘러싼 남성들을 통해 묘사하는
작가님의 한^남 돌려까는 스킬도ㅋㅋㅋㅋㅋ 장난아님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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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존나 어디서 많이 들어본 소리ㅋㅋㅋㅋㄱ
이런 사고관이 '남성성'을 강화하고 남성 피해자들을 침묵하게 하지
근데 물론 여캐들에만 재해석이 들어간게 아님
오디세우스나 아가멤논 캐릭터도 꽤 신선하고
모두가 카산드라의 예언을 믿지않을 때 카산드라를 믿는 남캐도 나와
온갖 욕이란 다먹는 파리스도 나는 좀 이해가 가고ㅜ
카산드라에게 신관으로서의 일을 가르쳐준 스승도 있음
댓글에서 이 스승을 무슨 순정남처럼 얘기하던데
난 이새끼도 한남새끼들이랑 다를 바없다고 생각..^^
이건 글 새로 찌고 싶을 정도ㅋㅋㅋ
댓글 얘기가 많아서 알겠지만
난 그 당시에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 궁금해서 매화는 아니어도 댓글도 체크중이야
개중에는 배경지식 전해주는 유익한 댓글도 있지만
작품은 이렇게 시대를 앞서갔는데 댓글들은 암전인 경우도 많았어
예를 들어 헬레네가 구혼자들중에서 간택하는 화에서
'역시 여자는 얼굴 예쁘고 볼 일'이라는게 베댓이라던가ㅋㅋㅋ
이런건 감안하고 봐야할 듯
톨들 제발 그림체의 장벽을 넘고 이 작품을 봐줘ㅠㅠㅠㅠㅠㅠㅠ
나 진짜 덕후생활 10년차에 이 만화보다 좋은 여성캐릭터와 여성서사의 만화를 본 적이 없다
이 훌륭한 작품을 나만 지금까지 몰랐던거라면 혼자 짜져있을게ㅠㅠㅠㅠㅜ
아 나 말머리 검색 이제 해봤는데
세상에 그 육아랑 시댁때문에 작품활동 못하고 계신다는게 이 작품이었니ㅋㅋㅋㅋㅋㅋㅋㄱ하..이런 씨발..
이런 작품 그리시는 분이 그대로 현실에서 같은 고뇌를 겪고 계신다는게 너무 아이러니하고 허탈하고 안타깝다ㅠㅠㅠㅠㅠㅠㅜㅠㅜ아...
그리고 작가님 블로그에 팬아트 받으신 것들 올려두셨던데 ㅇㅋ시절 열심히봤던 존잘님 그림 있어서 또 울컥함ㅠ
다른 글들 찾아보니까 이 작품의 훌륭함을 나만 몰랐던 것 같은 부끄러움이ㅋㅋㅋㅋㅋㅋ앞으로 더 열심히 만화를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