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실패라는 내 최초의 기억인 캔디캔디...
최근에 글이 올라와서 재탕했는데 다시 보아도 작가의 의도는 처음부터 알버트네ㅠㅠ
키다리아저씨 소재를 가져와서, 작품내 계속해서 암시를 줘. 동산위의 왕자님으로부터 시작해서, 엔딩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의 결말에 말이 많은건
테리우스라는 캐릭터에 대한 반응이 너무나 폭발적이었고, 작품내에서 캔디와 테리우스의 러브스토리 비중 또한 너무 컸던거 같아. (총 9권으로 발행된 단행본 기준으로 안소니는 2권에서 사망해. 테리는 3권부터 나와서 마지막 9권까지 캔디를 잊지못해 방황하지..)
불같이 열렬한 둘의 현재진행형 사랑이(캔디를 공연에 초대해놓고 돌려보내고 싶지않아서 편도로 표를 보내고, 함께하기위해 월급도 꼬박꼬박 모아놓았던 테리였는걸) 타의와 어쩔 수 없는 사건에 의해서 헤어진거라. 그 안타까움이 테리캔디커플을 지금까지도 아련하게 만드는것 같아.
그래도 스잔나를 버리지않고 책임지는 테리우스가, 캔디가 사랑하고, 또 내가 좋아했던 그모습이라..
(스잔나가 먼저 보내준다면 모를까, 그것도 아니었고....테리가 당신을 사랑하는건 알지만..미안하지만 나도 테리를 사랑해요. 당신몫까지 사랑할게요!라니 어쩌겠어...스잔나 입장에선 부상 후 그럴 수밖에 없었을거고ㅜㅜ)
혼자서 행복회로를 돌렸는데 작가가 몇년 뒤 낸 소설이라는 걸 보고나서는 진짜 원망스럽더라.
본편 엔딩 후 스잔나와 약혼만 한 상태로 테리는 10년간 병수발을 하고, 결국 스잔나가 사망하게 돼.
그로부터 일년 반 뒤 시점.
캔디에게 편지를 보내는 테리우스의 마지막 문장은 이래.
'나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어.'
왓더퍽. 행복하게라도 살게해주던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열린 엔딩으로 끝냈지만, 저 소설에서 캔디의 남편은 정황상 알버트로 보여져서 하늘이 무너지는거 같더라.
작가가 일부러 열린엔딩으로 짐작할 수 있게 마무리를 지었다고는 하는데, 결국 독자들을 헷갈리게 하기위해서 스잔나와 테리를 도구로 이용한 것 같더라고..
나는 작가가 원망스러워. 테리우스는 결핍이 많은 아이였는데, 꼭 그런식으로 결말을 냈어야했는지 의문이야ㅠㅠ
배우인 어머니의 사생아로 태어나, 자신의 사랑하는 여인만은 꼭 지켜주겠다고 다짐했던 아이.
작품내에서 알버트는 너무 완벽해. 캔디캔디내에서 나왔던 남주들의 장점들만 모아놓은 듯한 캐릭터이지.
그래서 결핍이 느껴지는 테리우스가 자꾸만 눈에 밟히고 아픈 손가락이 된것같아..ㅠㅠㅠ
알버트는 캔디가 없어도 괜찮아 보이는데, 테리는 그렇지 않다는걸 몇번이고 보여주니까..
근데 소설로인해 심지어 십년뒤에도 테리가 혼자 캔디를 사랑하는거같으니 환장할 노릇.
이렇게 예쁘게 사귀었는데 왜 햄보카질 못하니....
새삼스레 복습하다가 나의 첫사랑 커플링 주식실패에 오열하는 저녁이야ㅠㅠㅠ
그래도 두사람이 행복한 평행세계가 하나쯤은 있을거라고 스스로를 위안해 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