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 모호해진 노트 정리 불가피…갤럭시Z폴드3, 노트 수요 흡수하나]
삼성전자는 2011년 11월 28일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중간 단계의 신개념 스마트기기 '갤럭시노트'를 출시했다./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노트의 정체성이 사라졌다
노트는 '패블릿(폰+태블릿)'이라는 스마트폰의 새 영역을 개척했다. 2011년 11월 출시 이후 연간 약 900만대가 팔리는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노트는 시원시원한 대화면과 S펜을 앞세워 마니아층을 확보했다. 1년 먼저 출시한 갤럭시S시리즈(S시리즈)와 차별화된 확실한 무기를 갖췄던 것이다.
노트 단종설은 2017년부터 흘러나왔다. 당시 S시리즈에 플러스 제품이 추가되면서 노트만의 강점이 사라진 게 결정적 계기였다.
해가 지날수록 S시리즈는 노트만의 영역으로 들어왔다. 올초 출시한 S21울트라(6.8인치)는 노트20(6.7인치)보다 화면을 더 키웠고, 심지어 노트의 핵심 기능인 S펜까지 적용했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 갤럭시Z폴드3(이하 폴드3)와 갤럭시Z플립3(이하 플립3)에 집중하는 대신, 노트 신작을 출시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단종 쪽으로 무게가 실렸다.
최근 폴드3와 플립3가 역대급 예약판매를 기록하고 흥행을 예고하면서 노트의 입지는 더 좁아졌다.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대중화를 선언한 이상 굳이 노트를 끌고 갈 이유가 없어 보인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대화면과 S펜을 적용한 폴드3가 노트 수요를 흡수할 수 있고, 자가잠식 우려도 떠안을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스마트폰 제품군을 줄여야 한다
현재로선 노트 단종이 불가피해 보인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필요 이상으로 제품군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플래그십(최상위모델) 제품군을 줄여 효율적인 판매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2011년부터 매년 S시리즈와 노트 시리즈를 내놨다. 2019년부터 폴더블폰이 추가되며 플래그십 라인만 3개가 됐다. 이를 사양별로 나누면 7개. A72 등 중급 제품까지 더하면 더 늘어난다. 경쟁업체인 애플이 플래그십 라인을 1년에 한번 출시하는 것과 비교된다.
이같은 상황에 가장 효율적 선택은 노트 시리즈를 정리하는 것이다. 노트는 일부 팬들이 출시 서명운동까지 벌일 정도로 마니아층이 있지만, S시리즈보다 덜 팔린다.
삼성전자가 소비자들의 반감을 우려해 쉽사리 단종을 결정하지 못할 것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일방적으로 단종할 경우 자칫하면 노트를 선호하는 이용자들을 무시하는 제스처로 비쳐질 수 있다는 것인데 삼성의 고민이 깊어지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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