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별의 쌍둥이 공주’와 ‘빛의 전사 프리큐어’는 모두 투탑 주인공 체제로 반대 성향을 지닌 두 여캐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각자 취향에 따라 캐릭터를 골라 좋아할 수 있는 애니야. ‘빛의 전사 프리큐어’는 분량 논란이 거의 없는 반면, ‘신비한 별의 쌍둥이 공주’는 꾸준히 분량 문제의 말이 나오는데, 이번에 나톨은 유독 ‘신비한 별의 쌍둥이 공주’만 분량 논란이 일어나는 이유에 대한 개인적 생각을 적어볼거야.
<이 글은 빛의 전사 프리큐어, 신비한 별의 쌍둥이 공주 무인을 기준으로 작성했으며, 편의상 빛의 전사 프리큐어는 그냥 ‘프리큐어’, 신비한 별의 쌍둥이 공주는 ‘신쌍공’으로 줄여 부를게.>
투탑물이라고 해도 ‘빛의 전사 프리큐어’는 ‘묵하람(미스미 나기사)’ ‘신비한 별의 쌍둥이 공주’는 ‘파인’을 위주로 이야기가 전개되. 여기에서 재미있는 건, 분량 논란이 심한 신쌍공의 ‘레인’이 프리큐어의 ‘백시연(유키시로 호노카)’보다 상대적으로 분량이 많아. 신쌍공이 항상 같이 다니는 ‘쌍둥이’가 주인공인 만큼 한 화의 시작이 레인과 파인으로 시작되는 것에 반해, 하람이와 시연이는 집도 다른 타인인 만큼 ‘하람’이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거든. 그렇다면 분량이 더 적은 ‘백시연’보다 ‘레인’이 분량 논란 문제가 많이 제기될까? 이유는 크게 세 가지가 있어.
1. 주인공의 상징성 문제
‘빛의 전사 프리큐어’는 두 명의 평범한 여중생이 빛의 전사 ‘프리큐어’가 되면서 전개되는 이야기로 본작의 주인공 ‘묵하람(미스미 나기사:美墨なぎさ)’는 이름에 ‘큐어 블랙’의 상징인 墨(먹묵)을 사용하여 빛의 전사로서의 상징을 가지고 있어. 그리고 본작의 또 다른 주인공인 ‘백시연(유키시로 호노카:雪城ほのか)는 이름에 ’큐어 화이트‘의 상징인 雪(눈설), 한국판은 白(흰백)을 사용하여 하람이와 마찬가지로 빛의 전사로서의 상징을 가지고 있지.
’신비한 별의 쌍둥이 공주‘는 우주 어딘가에 존재하는 ’신비한 별‘이 멸망의 위기에 놓이자 해님 나라의 쌍둥이 공주 레인과 파인이, 옛날에 같은 위기에서 별을 구했던 전설의 공주 ’그레이스‘로 부터 힘을 받으면서 전개되는 이야기야. 본작의 주인공 ’파인(Fine)‘은 ’맑은 날씨‘라는 뜻으로 이름부터 해님 나라 공주의 상징성을 가지고 있어. 하지만 본작의 또 다른 주인공 ’레인(Rein)은 영어로 ‘고삐’라는 뜻으로 해님 나라의 공주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름이야.
사실 레인의 이름은 원래 Rein이 아닌, 비를 뜻하는 Rain이었어. 하지만 비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고려히야 ‘비의 여자’ Rain에서 아무런 상징성이 없는 Rein이 되었어. 자세한 건 아래 번역본과 원본링크, 디테일북 원본을 첨부할게.
https://nyang-sul2.postype.com/post/8345486
(신비한 별의 쌍둥이 공주 디테일북 일부)
즉 프리큐어에서 묵하람과 백시연은 이름부터 빛의 전사의 상징성인 ‘검은색’과 ‘흰색’을 각자 부여받았지만, 신쌍공은 파인만이 해님 나라의 공주의 상징성인 ‘맑은 날’을 부여받은 거야. 이에 안티 체재로 레인은 파인과 반대인 ‘비’를 상징으로 만들어졌지만, 부정적인 이미지를 고려하여, 그마저도 있던 상징성을 없애버린 거지.(사실 신쌍공은 설정부터 차별)
2. 선대와의 관련성(이전 세대와의 설정)
사실 ‘빛의 전사 프리큐어’에서는 선대 프리큐어는 존재하지 않아. 하지만 하람이와 시연이가 벽에 부딪히거나 고민할 때 조언을 해주는 캐릭터가 있는데 바로 ‘시연이의 할머니’야.
하람이가 하늘에서 떨어진 변신 도구(카드 컴뮨)를 통해 ‘우연히’ 프리큐어가 되었던 것에 반해, 시연이는 집안 창고에 할머니가 보관해둔 카드 컴뮨이 있었으며, 작중 내내 시연이의 할머니는 프리큐어에 대해 뭔가 알고 있는 듯한 분위기를 풍겨. 애니가 끝까지 할머니가 프리큐어에 대해 어디까지 알고 있고, 왜 카드 컴뮨을 가지고 있었는지 나오지 않았어. 하지만 2015년 나온 프리큐어 소설을 통해, 어릴 적 자아쿠킹의 폭주로 인해 시간이 뒤틀려 현대로 왔었고 이때 프리큐어로 활동 중이었던 시연이와 하람이에게 조언을 해주었다는 사실이 밝혀졌어.
(2015년 발매된 빛의 전사 프리큐어 소설, 시연이의 할머니와 밋플의 만남과 과거를 다룸.)
이 이야기는 애니 내에서 밝혀지지 않았고 따라서 줄거리의 큰 축에 해당하지 않지만, 시연이의 할머니는 프리큐어에 대해 전혀 모르는 하람이의 부모님들과 달리, 꾸준히 존재감을 표출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연의의 존재감까지 상승되었어. 즉, 시연이가 하람이에 비해 분량은 적었지만, 이런 이전 세대의 설정을 통해 이야기에서의 비중이 상승한거지.
‘신쌍공’또한 애니 내에서는 파인과 레인의 부모님들 중 누가 해님 나라의 출신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원안인 ‘버스데이’를 통해 어머니인 ‘엘자’가 해님 나라의 공주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어.
외형을 보면 파인과 같은 적안, 적발에 파인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양갈래 머리(신쌍공은 파인은 거의 무조건 양갈래, 레인은 한갈래머리만 해)를 하고 있어. 파인은 어머니의 적안과 적발을 물려받았고, 레인은 아버지로부터 청발의 녹안을 물려받았어. 후속작인 ‘신비한 별의 쌍둥이 공주 꼬옥’을 보면 다른 별의 왕자 공주들이 다니는 ‘로열 원더 학원’에서 레인과 파인의 부모님이 만났다는 언급이 나오는데, 이름에서도 예측할 수 있었지만, 파인은 ‘맑은 날’이라는 이름의 상징과 선대 공주와의 유사성 모두 가지고 있는 반면, 레인은 이름의 상징도 선대와의 유사성 그 무엇도 같지 못했기에 작품의 큰 줄기인 ‘해님 나라’와 더욱 동떨어져 보였던 거야. 거기에 별을 구했던 전설의 프린세스도 파인과 같은 붉은 계열의 머리를 가지고 있고. 여아용 애니에서 어머니와의 관계성이 아버지와의 관계성이 더욱 중요하게 다루어진다는 점에서 무게도 달라.
즉, 빛의 전사 프리큐어의 시연이는 하람이 보다 약간 분량이 적음에도 선대와의 관련성을 통해 존재감을 확실히 들어내고 있는 반면, 레인은 또 다른 주인공인 파인에 비해 이름도, 선대와의 유사성(관계성)도 떨어지면서 상대적으로 분량이 적은 시연이 보다 주인공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던 거야.
3. 주요 스토리의 감정적 교류의 주체
프리큐어 최초 악당 간부X프리큐어 커플링으로 유명한 키리야 큐어 화이트. 키리야는 프리큐어들에게 접근하기 위해 일반인으로 위장해 시연이와 하람이의 학교에 전학가지만, 오히려 키리야 본인이 시연이의 따뜻한 마음에 시연이에게 호감을 느끼고, 점차 인간들에게 마음을 열어. 결국 키리야는 프리큐어와 싸우기를 포기하고 소멸당하는 길을 택해. 인간이 아닌 키리야는 인간관계에 서툰 모습을 보여주지만, 완벽한 모범생 시연이도 사람들이 다가가기 어려운 성격탓에 키리야랑 마찬가지로 인간관계에 서툴러. 그래서 마냥 친절하게 키리야와 교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부딪친적도 있어.
(시연이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 키리야)
하람이는 애니가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좋아했던, 프리큐어라는 큰 줄기와 상관없는 잘생긴 선배(키링남)을 좋아하여 러브라인에서 이야기의 줄기를 차지하지 못하는 것에 비해, 시연이는 키리야와 감정적 교류를 통해 성장하고, 소멸당한 키리야가 이야기의 마지막에 다시 등장해 최종 전투에서 프리큐어를 도와줘. 즉 시연이는 이야기의 큰 축을 담당하는 에피소드에서 캐릭터와 감정적 교류의 주체가 되어 이야기의 중요한 요소를 담당한거지.
이에 비해 신쌍공에서는 감정적 교류의 주체가 대부분 파인이야. 그렇다고 레인이 다른 캐릭터들과 감정적 교류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야. 파인에 비해 세심한 성격인 레인은 인간들에게 버려졌다는 사실에 슬픔에 빠진 인형들의 마음을 공감해주면서, 그들을 위로해줘.
(슬픔에 빠진 인형들을 위로해주는 레인)
이렇게 타인의 기분을 잘 이해해주는 성격과는 달리 이야기 내내 레인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기 힘들어. 왜냐하면, 레인이 중심이 되는 몇개 없는 에피에서 조차 이야기 속 서사의 중심은 레인의 상대 캐릭터 거든.(무인편의 경우 푸펫, 꼬옥의 경우 팡고) 반대로 파인이 중심인 에피의 경우 파인의 감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며(무인편의 경우), 파인의 생각을 나레이션으로 알려줘. 그리고 파인과 레인이 각자 행동하는 경우에도 이야기는 파인 중심으로 진향되고. 이렇게 파인의 감정을 중심으로(레인도 정말 조금 있긴 하지만 파인이 압도적으로 많기에 이렇게 표현했어)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이야기의 감정적 교류의 주체는 파인이 될 수밖에 없는 거야.
여기까지 나톨이 정리한 ‘신비한 별의 쌍둥이 공주’가 ‘빛의 전사 프리큐어’에 비해 분량 논란이 큰 이유(프리큐어보고 분량 논란이 일어난 건 본적 없지만)에 대해 정리해봤어. 사실상 신쌍공은 분량 문제보다는 비중에서의 차별이 심했기에 분량 논란이 일어난거지. 상대적으로 차분한 쿨톤 여캐를 좋아하는 나톨 프리큐어는 만족스럽게 시청했지만, 신쌍공은 보는 내내 화만 냈던 기억이 있어서 이글을 써봤어. 긴글 읽어줘서 고마워~
덧붙이자면 상대적으로 쿨톤 여캐를 좋아할 뿐 하람이도 파인도 시연이도 레인도 모두 사랑해
<번외>
사실 레인의 취급이 정말 좋지 않다는 건 1기 디테일북의 설정화를 통해 알 수 있는데, 평상복, 첫 번째 변신 드레스, 파티 드레스, 잠옷을 제외하고 모든 의상은 파인의 설정화만 있어ㅠㅠㅠ 심지어 두 번째 변신 드레스도 없다고!!ㅠㅠㅠ 사실 이거 보고 화나서 적은 글 맞아~~
세상에 마법소녀 장르에서 주인공 변신복 설정화도 없는 장르가 있다?! 네. 그게 바로 신쌍공입니다.
헐 쌍둥이인데 취급 차이 무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