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평소 욕을 거의 안하고 살아서 욕이 익숙치 않은데도
서주의 씨발은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
내가 욕하고 싶은거 대신 해주는 느낌
====================================================
“이 씨발놈아! 너 1번! 내 허락 없이 안 만지기! 써! 씨발, 빨리 써!”
내 말에 정우진이 울상을 짓고 느릿느릿 종이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결혼 누구랑 할 거예요?”
쓰면서도 정우진이 다시 물었다. 나는 진짜 저 입을 패버리고 싶은 충동을 참으며 말했다.
“결혼 안 할 거야, 씨발. 독신주의자 됐어, 너 때문에.”
“그럼 1년 말고 3년…….”
“2번, 결혼하자고 보채지 말기.”
“…….”
하얀 눈가가 점점 빨개지는 게 보였다. 또 울어라, 울어. 그래, 존나 계속 울어라, 씨발.
====================================================
“선배 잡아서 가둬두고 좋다고, 제발 나 좋아해달라고 누가 그러면 어떡해요.”
나는 모든 걸 포기한 채 물었다.
“너는 내가 알겠다고 할 거 같냐?”
“네.”
“절대 안 그럴 텐데.”
“내가 그랬을 땐 그랬잖아요.”
“너한테 좋다고 한 적 없어.”
“나한테 웃어줬잖아요.”
“그건 기억 잃었을 때고.”
“내 이름 불러주면서 더 해달라고 했잖아요.”
“씨발놈아, 그건 네가 협박해서 그런 거고!”
“그럼 상대방도 협박하면 된다는 거잖아요.”
씨발.
나는 엉엉 울면서도 할 말은 다 하는 정우진의 머리통을 후려치고 싶은 충동을 참으며 화를 삭였다.
====================================================
“선배, 고마워요. 진짜 잘할게요. 선배가 싫다는 거 아무것도 안 할게요.”
“지랄하고 있네, 이 또라이가. 내가 딴 사람이랑 말만 해도 존나 지랄할 거면서.”
“그럼 그거 빼고요.”
“내가 웃으면서 인사해도 지랄할 거잖아.”
“그럼 그것도 빼고요.”
“이 개새끼야, 그냥 다 뺀다고 해!”
결국 화가 나서 내가 빽 소리치자 정우진이 팔을 뻗어 날 꼭 끌어안았다. 턱 끝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져 내 옷깃을 적셨다.
“난 일도 할 거고 나가서 살 거고 다른 사람이랑 말도 하고 가끔 놀기도 할 거야.”
“바람피우면 그 새끼 죽여 버릴 거예요.”
정우진은 서럽게 울면서도 지 할 말은 다 했다.
“아니, 이 개새끼야! 씨발, 그러니까 말하고 노는 게 왜 바람이야!”
====================================================
“하루에 열 번씩 내 생각 하기로 했잖아요.”
“했어.”
내가 건성으로 대답하자 정우진이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나한테 말 안 해줬잖아요. 문자나 전화로, 그것도 아니면 만났을 때 말해주기로 했으면서.”
“……이 씨발, 야! 솔직히 그걸 어떻게 매일……!”
“못 하겠어요?”
“그래, 씨발! 못 하겠다, 왜!”
내가 버럭 고함을 지르자 정우진이 내 손에서 계약서를 빼앗아 가더니 덩달아 언성을 높였다.
“저도 이거 못 하겠어요. 왜 보지도 못하게 해요!”
“씨발, 누가 보지 말래? 나 몰래 보면 되잖아, 몰래!”
“말도 하고 싶단 말이에요!”
“인형 갖다 놓고 해!”
“인형은 선배가 아니잖아요!”
“나라고 생각해!”
“그게 되면 내가 지금 이러고 있겠어요?”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정우진을 보며 나는 악에 받쳐 소리쳤다.
“야, 이 씨발! 6번 새로 만들어! 6번!”
내 말에 정우진의 눈에 의아함이 깃들었다. 나는 그의 손에서 다시 계약서를 빼앗으며 외쳤다.
“쳐 울 때마다 턱주가리 한 대씩 맞기!”
“알았어요.”
“뭐?”
순간 정우진이 너무 쉽게 알겠다고 해서 당황해버렸다. 내가 되묻자 정우진이 눈을 똑바로 뜨고 날 보며 말했다.
“전 6번, 하루에 열 번씩 내 생각한 거 말 안 해줄 때마다 선배가 나한테 뽀뽀해주기.”
그 끔찍한 말에 나는 주먹을 쥐고 고함을 질렀다.
“좆 까, 씨발!”
====================================================
본편 3권동안 서주 이름으로 불린건 9번 밖에 안되는데
서주가 씨발이라고 말한건 335번이라는 사실을 밝혀낸 [비공식 노정 서주 씨발 연구토리] 다시 한번 찬양드리구요
( http://www.dmitory.com/novel/425278 )
우리 존재 서주 화이팅
+ 지랄도 추가해봅니다
“그냥 여기서 살면 안 돼요?”
“어, 안 되는데.”
“제발요.”
울상을 짓는 정우진을 보고 나는 그를 비웃으며 내팽개쳐진 숟가락을 다시 주워들었다.
“그래봤자 이제 안 불쌍해 보여.”
“왜 나가서 살아요? 다른 사람이…….”
“다른 사람 안 데려올게. 됐지?”
“그럼 저 선배 집에서 자도 돼요?”
나는 다시 숟가락을 내팽개치고 벌떡 일어섰다.
“이 썅놈아! 그럼 내가 이사 갈 이유가 없어지잖아! 그리고 아직 집도 못 구했는데 뭘 벌써 잔다고 지랄인데!”
나는 결국 참지 못하고 외쳤다.
“이럴 거면 헤어져!”
우린 정확히 사귄 지 47분 만에 헤어졌다.
====================================================
“선배가 싫다고 해도 상대방이 좋다고 매달리면 욕하면서도 해달라는 거 다 해줄 거잖아요.”
“지랄한다.”
내가 알고 있는 욕이란 욕은 다 한 것 같다. 입에 담을 수도 없는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화를 내도 정우진은 제 생각을 굽히지 않고 날 여자에 환장한 바람둥이로 만들었다.
“세상에 너 같은 또라이가 존나 흔한 줄 아냐?”
“안 흔해도 한 명이라도 있긴 있을 거 아니에요.”
“적어도 한국에 더 이상 너 같은 병신은 없어.”
====================================================
서주 화이팅
로그인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