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이슈방에 댓글 달다 생각나서 써볼게
난 극 ENTP 였고 지금은 귀찮아서 많이 죽었지만 20대 초반에는 인싸력 충만했음. 그때 썰을 풀어보겠음
1. 스페인 알람브라 궁전 놀러갔는디 티케팅 못해서 새벽에 기다림. 줄서있다 뒤에 서있던 여자애 둘이랑 친해짐. 그날 알람브라 당연히 못들어가고 하루종일 같이 그라나다 관광함.
영국인들 해산물 안 좋아 하더라. 새벽에 티케팅 실패하고 아침으로 달걀이랑 감자 넣어서 포실포실한데 케챱짜먹는 그거랑 커피 한잔 때리고 공원(?) 가고 점심 초리쬬 타파스 배터지게 먹고 밤에 하몽백화점에서 1유로 맥주랑 하몽 치즈 해서 먹음. 먹으면서 계속 수다떠는데 진짜 개웃김 처음엔 얌전하다가 내가 계속 개그치니까 그동안 여행하면서 싸운거 나한테 누가 잘못했냐고 물어봄. 내가 계속 퍼센트로 찝어줌. 이건 너 과실 68% 여기서 사과 1분 안에 했으면 72% 이런거 좋아하더라 이상한 사람들
나중에 런던 가서 만나자 했는데 자기들 런던 출신 아니래. 그럼 런던 놀러갈 때 같이 가재서 런던 갔을 때 마중 나와줌. 맛있는데 데려가달랬더니 인도음식점 데려감 근데 또 맛있게 먹음
2. 한국 지방러인데 대학은 서울 나와서 친구들 다 서울에 있음. 그래서 한국 방문할 때마다 친구들 만나러 서울 올라가면 호스텔에서 지낸단 말야 (모텔은 위험하다고 부모님이 싫어하시고 호텔은 돈없음)
거기 로비에서 독일 게이 남자애랑 수다 떨면서 친해짐. 3일간 호스텔 지내고 떠날 때 나 보러 우리 도시 오라고 초대함. 얘 진짜 4시간 버스 타고 지방으로 내려옴. 근데 나도 잘 몰라서 그냥 이것저것 보여주고 미술관 좀 유명한데 가고 빙수 먹이고 특산품 먹을거 먹이고 연애상담해주고 보냄
공대생이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내가 low key 라는 영어 포현 쓰니까 관심 보이면서 그럼 high key는 뭐녜. 그리고 그 후로 이 정도면 high key냐 이 정도면 low key냐 하면서 정확한 값을 찾으려고 함. 저렇게 생각하는 사람 처음 봄...
아빠가 차 운전해줬는데 어떻게 만났는지 듣고 어이없어함
3. 친구네 결혼식 프랑스에서 해서 갔는데 거기서 만난 다른 친구의 친구들이랑 프랑스 관광하면서 절친됨. Hen party때 양초만들기랑 요리하기 했는데 다 먹고 술마시면서 이미지 게임 눈치게임하면서 끼룩끼룩 웃음 처음 보는 사람들이니까 이미지 게임 너무 웃겼음. 그리고 이마에 포스트잇으로 인물 쓰고 스무고개로 맞추는 게임하는데 호주에서 온 애가 나한테 Vegemite 를 줘서 절대 못 맞춤. 개빡침 아직도 서운함
지금은 각자 사는 대륙이 달라서 못만나는데 마지막날 결혼한 친구는 떠나고 우리끼리 친구네 부모님 집에서 자는데 연애상담하면서 그남자 만나지 마요 오백번 외침
왜 연애에 을일 수밖에 없었는지 경험 공유하는데 슬퍼서 같이 엉엉 울고 안아주면서 넌 가치있는 사람이야 넌 멋져 넌 여왕이야 이 ㅈㄹ하다 우리 멋진 여자 되서 만나자 하고 떠나보냄 ㅎ.. 새벽에 감정과잉으로 다음날 아침 살짝 어색했음 이게 원나잇의 기분일까 ㅎ 지금 생각해도 웃김 근데 그 여자애 진짜 헤어졌더라 굿굿
4. 학교 일로 함부르크 갈 일이 있었는데 같이 간 동행(남자들...ㅡㅡ) 해산물 싫어한대서 혼자 유명한 해산물 음식점 감. 거기서 자리가 없어서 나랑 중국여자애랑 같이 앉게 했는데 나톨 중국어 좀 할 줄 알아서 중국어 하면서 중국 살았던 얘기함. 그러다 중국 좋아하냐고 물어봐서 응!했다 표정 별로인거임. 그래거 중국문화, 음식은 좋아하고 소중한 중국 사람들도 있는데 중국 정부는 싫다 하니까 중국 정부 욕하기 시작함. 슬픈건 욕하기 전에 폰 가방 깊숙이 집어넣더라 큐ㅠㅠ
같이 해산물 플래터 먹고 2차로 버블티 땡기고 함부르크 엘필하모니라고 야경 좋은데 올라가서 서로 사진 찍어주는데, 그 애가 불안해하니까 비밀 키워드 만들어서 중국 정부=내가 다니는 회사인 척 중국 정부 비판하고 인권 얘기 하고 페미니즘, 코르셋 문화까지 얘기함. 중국의 페미니즘 예술에 대해서도 배움. 집에 가서 꼭 찾아보겠다 하고 헤어짐. 나중에 찾아봤는데 중국어 너무 어려워서 못알아듣겠더라 미안
5. 더블린에 남친이랑 놀러갔는데 펍 화장실에서 누가 탐폰 빌려달라 그럼. 난 그날 없어서 카운터에서 빌려다 줬는데 나와보니 나보다 열살은 많은 부내나는 동양인 아일랜드인임 신기했음 얼굴은 동양인인데 억양은 더블린 억양. 어 혹시 한국...? 하니까 한국어 애기같이 함. 이탈리아 엄마 아일랜드 아빠에게 입양됐는데 더블린에서 태어났고 한국어는 나중에 배웠대. 신기하고 그때 당시 더블린 살아보고 싶어서 혹시 커리어 관련 물어봐도 되냐 했더니 된다고 함.
번호 받고 바로 연락해서 다음날 그 분 점심 시간에 둘이 만남. 천장 높은 비싸보이는 식당이었음. 메뉴 고르면서 설마 사주시겠지?ㅠㅠ 떨면서 샐러드 시킴... 먹고싶은거 다 시키래서 잽싸게 연어샐러드로 바꿈. 알고보니 컨설턴트래! 커리어 이것저것 질문하고 아일랜드 살기 좋은지 물어봄. 더블린 악센트 너무 이쁘다고 했더니 매우 의아해함ㅋㅋㅋ 나도 전공 때문에 한국에서 입양아 이슈에 대해 많이 찾아봐서 그 얘기도 하면서 입양아로서 정체성이랑 애로사항, 인생의 의미 같은걸 직접 듣게 돼서 신기했음. 이 모든걸 1시간만에 ㅋㅋㅋㅋㅋㅋ
완전 똑부러진 분이었는데 마지막에 회사 다시 들어가야 된다고 식당에 자기 회사 사람 있는지 휘휘 살피고 밥맛없는 백인 남성 상사 성대모사하면서 뒷담해줌 꿀잼 밥도 사주심. 링크드인 친추하려고 했는데 성을 몰라서 못찾음 ㅠㅠ
6. 독일 베를린 새해에 친구랑 갔는데 펍에서 영국인 남자 네 명이 우리에게 접근함. 처음엔 거절했는데 넷이 노는거 유쾌해보이고 나빠보이지 않아서 우리 레즈비언 커플이라 뻥치고 괜찮냐고 하니 흔쾌히 오케이 함. 그렇게 합석. 다행히 이상한 사람들 아니었고 한국에서의 레즈비언의 삶 이런거 물어봐서 ㅋㅋㅋㅋ 적당히 둘러댐. 같이 비어퐁하고 새해 카운트하고 폭죽놀이할 때 같이 길거리로 나가서 소리지르고 풍차돌리기 하는 친구 동영상 찍으면서 놀았음
12시 땡 칠 때 키스 안하니까 왜 키스 안하냐고 우리한테 물어봄 우리는 동방예의지국이라 공공장소에서 절대 키스하지 않는다고 함
그렇게 술값도 다 내주고 2차 가자고 했는데 너무 피곤해서 그냥 숙소로 감 영국애들 술마시니까 라이또 돼서 재밌었어
이거 말고도 전남친의 전여친이랑 친구먹고 전남친 골탕먹인 썰도 있는데 그건 좀 길고 필터링이 필요해서 ㅋㅋ 나중에 풀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