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커버) 한정현은 원작 남주에 비하면 슈퍼히어로구나(스포)

*한드, 영드 원작 둘 다 스포 있음

언더커버 토요일에 종영되고 나서 다음 날 비교해 보고 싶어서 원작 6회(마지막회)까지 정주행했음

한정현은 품고 갈 만한 남편인데, 원작 남주는 왜 데리고 사는지 이해가 안 됨. 임형락이 도영걸을 끝까지 데리고 가는 거만큼이나.

비교해 보니 작가들이 한정현을 얼마나 괜찮은 캐릭터로 만들려고 고심한 게 느껴짐. 편의상 이름은 다 한드 이름으로 통일함

원작: 남주는 일반 경찰이고 실력이 뛰어나다는 언급은 없음, 흑인이어서 침투하기 좋으니 흑인 민권 운동 단체에 언더커버로 파견됨,

마약 밀매 수사도 흑인들이 마약상인 경우가 많아서 흑인인 남주가 투입됨

한드: 이석규는 출중한 실력 덕분에 경찰대 2학년 재학 중 안기부에 스카우트됨, 안기부에 들어가서 뛰어난 머리와 무술 실력으로 활약

원작: 이석규는 최연수한테 이미 남친이 있는데도 반해서 계속 작업 걸다 둘이 사귀게 됨. 흑인 민권 운동 와중에 경찰한테 인종 차별 가지고

팩폭 발언을 해서 최연수한테 호감을 샀음. 폭력 사태가 일어났을 때 딱히 최연수를 보호하진 않았고, 오히려 그 혼란스러운 와중에 최연수가 한정현을 데리고 빠져나옴

한드: 최연수한테는 남친이 없었음. 시위할 때도 한정현은 최연수를 뒤에서 보호했고, 전경 버스에서도 탈출하게 도와줌. 안기부가 김태열 잡으려고 학교를 급습해서 학생들 폭행할 때도 구해줌. 김태열이 가는 곳을 거짓으로 말해서 못 잡히게 하기도 함

원작: 승구가 같이 달리기 하자고 하는데 한정현은 안 된다고 함. 승구가 자기 7살 때 18살 되면 같이 달리겠다고 하지 않았냐고 하니까, 살면서 거짓말 하게 될 때도 있는 거라고 대답함.

한드: 정체에 관련된 일 아니면 승구한테는 거짓말 안 하려고 노력함. 승구한테 승구, 승미, 엄마 좋아하는 건 거짓말 아니라고 얘기함

원작: 오계장(포지션이긴 한데 오계장만큼 절친하진 않고 정보 빼내오라고 강요하는 동료 캐릭터)이 부인한테서 정보 빼내 오라니까 아내가 뭐했는지 무슨 얘기 했는지 정보를 다 갖다 바침. 자기와 자기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해도. 5회까지 이러고 있고 몸싸움 액션신 전혀 없음

한드: 한정현은 아내와 아내가 하는 일의 기밀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오계장한테는 고민 상담하는 정도. 그 얘길 오계장이 국정원에 해서 문제지. 한정현이 지키기 위해 노력해도 국정원이 최연수 폰이랑 메일을 해킹하고 집무실에 몰카 설치해서 다 알아냄. 한정현은 몰카 해체하고 집무실 맞은편에 방 얻어서 국정원 요원들 하는 짓 감시하고 도영걸 정체 최연수한테 알려주는 등 고군분투함. 그 와중에 칼에 찔리고 머리 맞고 바다에 빠지고 온갖 고생함

원작: 자기랑 자기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윤주가 김태열 사건의 진상을 증언하려고 최연수 만나는 거 오계장한테 알려줌. 그래서 국정원이 고윤주한테 약물 주사해서 죽이고 약물 과용으로 죽은 걸로 위장. 나중에 그거 알고 오계장한테 고윤주 왜 죽였냐고 따짐. 

한드: 고윤주랑 최연수 만나려는 거 국정원이 폰이랑 메일 해킹해서 알아낸 거 알게 됨, 국정원 요원들을 따라가서, 고윤주를 죽이려는 요원과 싸움. 한정현이 막은 덕분에 고윤주는 죽지 않음. 병원에 입원한 고윤주를 또 죽이려고 하는 것도 막음

원작: 차라리 불륜이라고 하라는 오계장 충고 듣고 고윤주가 보육원 시절 교사들에게 성적으로 학대당했고, 그래서 고윤주가 전적으로 자기를 믿고 의지했다고 함. 고윤주를 뿌리칠 수 없어서 집에 데리고 와 몇 번 잤다고 불륜 스토리를 구구절절 지어냄

한드: 그냥 보육원 친구여서 잠깐 만난 걸로 가볍게 넘어감

원작: 황정호 씨 사건 새로운 증인이 나와서 황정호 씨 사형 판결 뒤집을 수 있는 기회가 나왔는데, 오계장이랑 있을 때 승구랑 얘기하다 승구가 새 증인 나온 거 얘기해버림. 경찰 쪽에서 새 증인 죽이고 심장마비로 위조

한드: 승구가 거짓말 못하는 거 아니까 승구 때문에 우리 쪽 기밀이 새어나가는 일 없게 조심함. 자기 살아 있다는 거 숨기려고 승구 생일 때도 집에 못 오고 오계장 집에 숨어 있었음

원작: 정체가 밝혀져서 최연수가 화내니까, 승구한테 와 보라고 하고 승구 앞에서 말해 보라고 함. 최연수가 말 못하고 승구 다른 데로 보내니까, 당신이 승구를 사랑하는 것처럼 나도 당신을 사랑하니까 말 못했다고 함. 또 화내니까 집 찬장에 숨겨뒀던 아버지 유골 들고 와서 내가 당신을 위해 이렇게까지 했다고 되려 화를 냄

한드: 당신을 사랑해서 그랬다고 하는 건 같지만 처절하게 반성하고 영영 용서받지 못할 거라고 각오도 했음 

원작: 6회(마지막회)에 가서야 아내를 위해 첩보 활동 해보겠다고, 자기 손을 자해한 뒤 깁스에 녹음기 숨겨서 적폐들 만남. 임형락이 한정현 붙잡고 김태열의 진실을 알려줌. 그것도 녹음됐는데 김태열의 진실에 멘붕해서 스스로 녹음기 부숴버리고 아내한테는 녹음 못했다고 거짓말함. 그게 황정호 씨 사형 막을 수 있는 마지막 증거였는데.

한드: 임형락이 보낸 김태열 음성 파일에 멘붕한 최연수를 격려해 줘서 다시 마음을 다잡게 함

원작: 자기를 미끼로 임형락의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기자와 언제 어디서 만나서 진실을 털어놓겠다는 얘기를 국정원 쪽에 흘림. 임형락이 그 시간에 거기 가서 한정현을 쏘려고 하는데 다 포기하고 그냥 총 맞으려고 하고 있었음. 연수가 그 얘길 승구한테 듣고 승구, 승미 데리고 달려갔는데, 승구가 아빠 총 맞으려는 걸 보고 막아서서 대신 맞음. 다행히 승구 죽지는 않음

한드: 임형락이 최연수를 납치해 갔는데 목숨을 걸고 사투를 벌여서 최연수를 구해냄

원작: 승구 병상 머리맡에서 연수가 애들한테 원래 이름 말하라고 하고, 한정현이 원래 이름 말하려는 데서 드라마 끝남

한드: 한정현이 스스로 애들한테 자기 원래 이름이랑 사정 얘기하고, 한정현은 다시 원래 이름 이석규로 살게 되고 애들 이름도 이씨로 바꿈

정리하고 보니 원작 남주는 진짜 뭐 하나 싶음. 한정현은 계속 죄책감 가지고 아내와 아내의 대의를 지켜주기 위해 온몸을 바치는데 

원작 남주는 그냥 자기 정체 안 들키려고 전전긍긍함. 한드 작가들이 원작 남주에게서 '아, 이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싶은 부분은 다 보정하고 활약할 수 있게 각색한 거 같음

작가들의 노고와 멋있게 액션 연출한 PD, 50넘은 나이에 온갖 액션 소화하며 한정현과 이석규를 연기한 지진희 덕분에 한정현이 멋진 캐릭터가 됐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