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알다시피 오월의 청춘의 원작은 아동 소설 <오월의 달리기>. 책을 보면서 원작에서 가져온 것과 다른 것들을 정리해 봤어.
원작에서 가져온 것
- 명수와 정태가 육상(1000미터 달리기) 전남 대표가 돼서 합숙하면서 전국 체전 준비를 하는 것. 명수는 체구가 작아도 생활에서 다져진 달리기 실력을 갖췄고, 정태는 신체 조건이나 재능이나 다른 또래들보다 뛰어난 에이스.
-명수 학교 선생님이 명수 무등경기장 예선에 나갈 때 "처음부터 앞으로 나가면 바람막이가 된다"고 마지막에 스피드를 내라고 충고하는데,
이 바람막이 얘기를 아버지가 명희한테 보내는 마지막 편지에서 씀
- 박 코치가 명수를 '활명수'라는 별명으로 부름
-명수 아버지가 양동시장에서 새 운동화 사줌. '아버지와 다르게 안목이 있다는' 신발 가게 주인 아저씨 대사는 원작에서 나옴
-명수 아버지는 자기가 다리 저는 모습 때문에 명수가 창피 당할까 봐 합숙소 안으로는 안 들어감
-명수, 정태 외의 합숙소 룸메이트 두 명은 진규와 성일이. 빡빡 깎은 머리가 진규, 바가지머리에 다른 룸메이트들보다 어려서 형이라고 존대하는 애가 성일이. 드라마에서는 이름이 한두 번 불릴까 말까.
-합숙소 입소 첫날 명수랑 정태 체육복이 바뀌어서(정태 사이즈가 더 커서 정태가 알아챔) 둘이 싸우느라 집합 시간 어김. 그래서 기합 받음. 정태가 명수 새 운동화 보고 핀잔 줌
-명수 아버지가 친구들이랑 먹으라고 음식 사옴(드라마에서는 풀빵, 원작에서는 딸기), 그런 아버지한테 명수가 기록 몇 초 단축했다고 자랑함
-정태에게는 이복형이 있는데 공부를 굉장히 잘 한다고 함. 정태는 형을 무서워하면서도 친해지고 싶어함(원작에서는 진규가 형 이름으로 만화방에서 외상을 달아두는데, 정태가 형이랑 친한 진규를 부러워함). 이 이복형을 각색한 게 드라마의 희태 캐릭터.
-박 코치는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실내에서만 훈련하게 하고 창도 이불로 막아 놓음
-아이들이 계엄군을 인민군이라고 생각함. 다른 애들보다 조숙하고 세상 물정 잘 아는 정태만 계엄군인 거 알고 있음. 마징가 제트의 헬 박사 같은 악당이 군인들을 조종하는 거라는 얘기는 원작에도 나옴
-명수 아버지는 명수가 걱정돼서 나주에서 광주로 옴. 원작에서는 나주에서 광주로 오다 계엄군에게 살해된 걸로 보임.
-아버지 시신 보고 '우리 아버지는 이렇게 작지 않다'는 대사. 드라마에선 명희가 하고 원작에선 명수가 함
-정태 아버지가 정태 형을 집으로 데리고 와서 방에 가둠. 드라마의 정태 형 친구도 죽어서 형이 친구 대신 싸운다고 도청에 있었음. 원작의 정태 아버지는 형이 걱정돼서 가둬둔 거.
-정태 이복형은 원작에서도 정태를 아낌. 정태가 도청에 있는 형 찾아가 울면서 형 없으면 못 산다고 하니까 형이 정태를 안아줌
-명수가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알리러 몰래 나주로 가려고 함. 그때 계엄군과 마주쳤는데 계엄군이 명수를 보내줌. 명수가 달리다 회중시계를 떨어뜨렸는데, 명수를 보내준 계엄군이 그 회중시계를 발견해서 간직하고 있었음
원작과 다른 것
- 명수 할머니는 원작에서 치매 걸리지 않고 정정하심
-명수 아버지는 원작에서 황기남 고문 때문이 아니라 어린 시절 소아마비에 걸려서 다리를 절게 됨
-원작 명수에게는 누나가 없고, 명옥, 명신이라는 여동생 둘이 있음. 명옥이가 오빠한테 틱틱거리는 성격
-원작은 명수, 정태, 진규, 성일이 넷의 관계와 서사가 메인인데 명수, 정태가 조연이 되면서 진규, 성일이 비중 줄어듦.
성일이 풀네임은 신성일인데 엄마가 신성일을 좋아해서 지어준 이름이라 함. 책 좋아하는 학구파라 나도 모르는 명언을 줄줄이 읊고 다님.
-명수가 넘사벽 1위인 정태에게 라이벌 의식을 불태우고 열심히 훈련하는 모습이 나옴
-원작에서는 회중시계를 할아버지가 큰아버지에게, 큰아버지가 아버지에게 준 게 아니라 나주역 앞 시계방 아저씨가 어린 시절의 아버지에게 줌. 그래서 아버지가 시계공이 되겠다는 꿈을 꾸게 되고 결국 시계공이 됨
-원작에서는 명수, 정태, 진규, 성일이 넷 다 만화방으로 가서 만화 보러 감. 원작에서는 넷이 만화 보고 나와서 광주공원으로 갔다 시민들 시위 행렬과 마주침. 사람들 시위하는 걸 구경 갔다 시내까지 가는데, 계엄군이 곤봉으로 사람들 폭행하는 거 목격(아직 사격은 하기 전), 당구장에 숨어들었는데 계엄군이 쳐들어와서 사람들 때리고 잡아가는 걸 봄. 드라마에서는 명수, 정태가 진규 생일이어서 만화책 빌러주려 만화방에 갔다 계엄군들이 쳐들어와서 도망침. 도망치다 금남로까지 갔는데, 거기서 사람들한테 사격하는 걸 목격함
-원작에서는 명수가 합숙소에 있다 박 코치로부터 아버지가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도청에 있는 아버지 시신을 찾으러 감
-원작에서 아버지가 명희가 아니라 명수에게 회중시계를 주려고 했음. 명희는 원작에 없는 캐릭터니.
-드라마의 아버지 이름은 김현철, 원작의 아버지 이름은 김홍석.
-정태 아버지는 드라마 황기남처럼 나쁜 사람은 아님
-정태는 원작에서도 츤데레이긴 한데 특별히 권력 있거나 부유한 집 도련님은 아님. 드라마 정태가 아버지 때문에 표준어를 쓰는 것과 달리 원작에서는 다른 애들처럼 전라도 사투리를 씀. 드라마에서 까칠한 부잣집 도련님 캐릭터로 각색됨
-정태 이복형은 사생아인지 그냥 정태 아버지 첫 번째 부인 아들인지 나오지 않음. 정태가 자기랑 형이 어머니가 다르다는 거 알고 나서 사이가 서먹해졌다고만 언급됨
-명수가 나주에 갈 때 정태, 진규가 시 외곽까지 데려다줌. 광주 토박이인 정태가 길을 잘 알아서 신작로가 아니라 산길 쪽으로 데려다줌. 그때 정태랑 화해.
-명희 캐릭터가 없으니 정태 다리에 총 맞게 되는 일은 없음. 정태가 그 이후에 어떻게 됐는지 얘기 안 나옴
-드라마에서는 경수가 명희에게 회중시계를 돌려주었는데, 원작에서는 계엄군이 회중시계를 돌려주려고 전국의 시계방들을 찾아다님. 그러다 다른 지역에서 시계방을 운영하는 명수를 마침내 찾고 회중시계를 돌려줌. 명수는 원작에서 아버지가 못 이룬 꿈인 시계방을 차리고 평범하게 살고 있음. 딸도 있는데 명수처럼 달리기를 잘함. 원작 계엄군은 노숙자까진 아니고 결혼도 하고 평범하게 사는데 다만 시계 주인 찾으려고 전국을 돌아다녔음. 원작 삽화에 계엄군이 벙거지 쓴 모습이 나옴.
그리고 이건 원작에 나오는 주요 장소. 포샵을 못해서 PPT로 만들었는데 내가 광주알못이라 위치는 정확하진 않고 대략적인 위치만 표시함.
지도에는 없는데 합숙소 바로 아래쪽에 사직공원이 있음. 금남로5가역, 금남로4가역이 지나는 길이 금남로.
중간의 하늘색 선이 광주천인데 애들 합숙소는 금남로, 전남도청, 적십자병원에서 광주천 건너편에 있었음
애들은 전국체전 날짜가 가까워 왔을 때부터 매일 숙소에서 무등경기장까지 뛰어가서 훈련하고 옴.
합숙소는 사직공원 앞이라고 하는데 사직공원에서 무등경기장까지 걸어서 한 시간. 박 코치님이 애들 훈련을 꽤 빡세게 시켰음.
원작은 위험한 걸 알면서도 나주에 있는 가족들에게 아버지 죽음을 알리러 간 명수의 용기와 명수를 바래다 준 친구들의 우정을 부각시켰는데,
드라마에서는 명희태 서사랑 원작 서사를 끼워 맞추다 보니 명희 죽음에 명수가 죄책감을 갖게 돼서 안타까움
그리고 회중시계도 명희태 서사가 들어가니 원작보다 더 많이 여러 사람에게 돌아가게 됐는데, 나는 나쁘지 않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