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투더 로즈가든 본편을 읽고서 벅찬 마음으로 외전을 열면...!
에이록과 클로프의 알콩달콩이 나오는게 아니라 본편의 서브수였던 레이피엘이 주인공..
다들 마음이 짜게 식으면서 몇 페이지 넘기다 때려치게 돼. 나도 그랬었거든.
그러다가 나중에 이거 외전만 다시 읽었는데 존잼인거야! 용기내서 한번 글을 쪄본다ㅎㅎ
참고로 이 외전은 본편 내용을 몰라도 무관함. 본편 내용과 얽히는 부분이 있지만 몰라도 노상관.
아주 밝고 경쾌한 로코물이자 알오물이고, 내용은 딱 90년대에 신영미디어에서 나오던 짧은 할리퀸 스타일이야.
아무리 수가 오메가라지만 가부장적인 여성성 강조하는 거 싫어하는 사람은 보면 안될 내용임.
공은 울프레이크 후작. 멀게는 황가의 핏줄일만큼 높은 지위지만 사실은 어둠의 제왕 로드임.
이 로드라는 건 겉으로는 한량처럼 정치에 무관한 척 살면서, 뒤로는 나라의 모든 어둠에 관여하는 것으로 대대로 후계자가 이 로드의 지위를 물려받아.
이런 울프레이크 후작은 고귀한 혈통과 냉혹한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사는게 무료함
그러던 울프가 어느날 초대받아 간 자작가에서 그 아들 레이피엘을 보고 그 미모에 첫눈에 반하게 돼.
레이피엘은 금발에 하늘색 눈을 가진 대단한 미인 오메가로, 아주 보수적인 집안에서 엄청 조신하게 컸어.
나쁜 놈들 꼬일까봐 사교계에도 안 내놓다가 혼기가 차서 부모가 어쩔 수 없이 내놓은 아들이었음
그런데 이 레이피엘은 이미 약혼자가 있다는 거야. 그것도 천박하고 거칠고 지위도 높지 않은 클로프라는 놈이!
게다가 파티에서 지켜보니 이 클로프라는 놈은 레이피엘을 별로 사랑하지 않는 게 보여.
울프가 보기에 이 놈은 레이피엘을 꼭 닮은 다른 백작에게 정신이 팔려 있어. 약혼자는 방치하고.
그걸 알고 울프는 약간의 덫을 놓아서 둘의 약혼을 파토내버려.
그리고 어느날 길을 가다가 레이피엘이 술을 먹고 알파들에게 둘러싸여서 희롱당하는 걸 봄.
레이피엘은 술에 취해서 자기는 발정기인데 결혼도 파토나고 알파도 없다며 하소연을 하고 울프는 일단 집으로 데려와.
그날밤 울프는 참으려고 했는데 레이피엘이 몸으로 덮쳐.
그리고 다음날 아침 정신을 차린 레이피엘은 혼비백산해서 누군지 확인하지도 않고 그냥 도망침
울프는 레이피엘네 집에 쫓아가서 청혼하려고 하지만 자작가에서 계속 거부해서 말도 못 붙여봄
2달 후 레이피엘은 입덧을 시작!ㅋㅋㅋㅋㅋㅋ
레이피엘의 부모는 고민하다가 임신 사실을 숨기고 결혼시켜야겠다고 결심하고 레이피엘한테 울프를 유혹해서 자라고 시킴
울프는 자작가에서 자기를 속여서 레이피엘을 떠넘기려는 걸 알고, 자기가 애아빠 인거 말하지 않고 그냥 청혼을 해.
다른 남자 애를 가졌어도 상관없다며 레이피엘을 감동시키고...ㅎㅎ
하지만 레이피엘가에 내려오는 유전적인 버릇?능력?이 하나 있었으니...!
그 능력으로 모든 게 밝혀지고 해피엔딩. 둘은 결혼을 올리고 출산일도 속일 겸 신혼여행하는 걸로 끝남.
내용 보면 알겠지만 클리셰 알오물이고 어두운 부분이 없어. 그리고 좀 가부장적인 옛날 감성이야.
레이피엘이 조신하게 신부수업 받았다고 울프한테 자기 바느질 솜씨 볼거냐 생선도 잘 다룬다 이렇게 어필하고 그래.
(물론 울프는 미쳤냐고 왜 소중한 레이피엘이 그런 일을 하냐며 전약혼자한테 부들댐. 하긴 이쪽은 후작부인이 되는 거니까ㅋㅋ)
나중에 결혼할 땐 가문의 전통이라며 남자 오메가인데도 웨딩드레스를 입고 나타나기도 함 (이때도 울프 당황..)
남X남이어야할 이유가 1도 없는 내용이지만, 난 이런 것도 좋아하는 취향이라 재미있게 봤어.
알오물 중에 이런 류 거부감 없는 토리라면 충분히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단편이야.
마지막으로 내가 재밌었던 부분이야.
수의 말버릇이 혼잣말을 큰 소리로 하고 눈치를 힐끔 보는 건데 엄청 귀여워.
배가 고프면 큰 소리로 들으라는 듯이 이렇게 혼잣말을 해.
"샐러드가 있으면 좋을 테데"
"스테이크 먹고 싶다"
그럼 울프가 요리장한테 전달해서 만들어오게 함ㅎㅎ
또 혼자 자기 싫으면 옆에 있어달라고 말하는 대신 큰소리로 이렇게 말해.
"나는 졸린데. 청혼받았는데 혼자 자면 쓸쓸할 것 같아. 하지만 잠이 안 온다니까 할 수 없잖아"
그럼 울프가 옆에서 안고 자준다ㅋㅋ
이 부분이 너무 귀여웠어...그리고 울프가 레이피엘을 계속 작은 새라고 부르는데 것도 좋았음....ㅎㅎ
제일 마지막 부분도 인상깊었는데 울프가 레이피엘에게 가보고 싶은 곳이 있냐고 물어보거든.
레이피엘이 가만히 서서 놀란 얼굴을 해. 자기한테 그런 걸 물어본 사람은 처음이라고.
'울프레이크는(...) 놀라움이 점점 경이로 바뀌는 작은 새를 바라보았다. 그의 하얀 얼굴에서는 빛이 터져 나오듯 웃음이 번졌다.
"이때까지 아무도 저에게 그런 걸 물어보지 않았어요! 오메가는 얌전히 시키는대로 따라야 하니까.
부모님도, 전 약혼자도. 늘 대신 정해 줬거든요. 그런데 후작님은 저에게 묻네요! 신기해요!"
그리고 레이피엘이 너무나 행복한 얼굴을 하는데 힝 넘 좋았다ㅠㅠ
클로프놈이랑 안되어서 다행이고요...ㅎㅎ
마무리를 어떻게 지어야될지 모르겠다ㅋㅋ
혹시 따로 볼 생각이 있는 톨이라면 외전이 1500원이니 비포인트에 오백원 더해서 보는 걸 추천해..
그리고 외전 전체가 이 내용인 건 아니고 앞부분 반 정도만 얘네 얘기야.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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