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어 답답해서 영어권 가고 싶은 마음도 커
한국도 그립고
특히 인종차별 이슈 나오면 떠나고 싶은 마음이 종종 드는데
그래도 독일 못 떠나는 이유 적어봤어
그냥 개인적인 이유야 일반화하는 거 아님...
1. 환상적인 노동환경
나톨 스타트업 개발자인데 사내정치 0, 상사 없고, 출퇴근 자유 재택근무 일주일 3일 가능.
몇시간 일했는지 보고 안 해도 되고 일만 제때 끝내면 아무도 뭐라는 사람 없음.
그냥 대학 그룹 프로젝트의 연장선 분위기인데 버스타는 사람 없고 다들 열심히 일하는 분위기
자유복장이 어느 정도냐면 남사장이 장발에 반바지 입고 다니고 팀장님 깔끔한 추리닝바지 입고 미팅 참여함
사무실에 요가매트랑 테니스볼 준비해놓고 피곤하면 비어있는 미팅 방 가서 스트레칭해도 됨
이건 스타트업이고 우리 회사만 이런거 99%.. 연봉 올리려면 이직해야 하는데 너무 좋아서 계속 있게 된다
2. 치즈 빵 와인 맥주 초콜렛 맛있고 저렴함
치즈 플래터 만드려고 5가지 한 바가지 담아도 20유로 안 넘음.
바게트 마트에서 60센트 유명한 제과점에서 2유로에 살 수 있음.
6유로짜리 와인이 한국 5만원짜리 와인이랑 비슷한 퀄리티.
맥주 60센트짜리가 한국 크래프트 비어보다 맛남.
초콜렛, 과자 싸고 맛있음
사실 마트 물가가 걍 다 쌈... 양파 1kg에 1유로대
3. 아무도 건들지 않고 튀지 않음
국민성이 모두 튀지 않으려고 노력. 그렇기 때문에 나도 얼마든지 조용히 묻혀감.
길거리 다니면 타인이 내게 절대 말을 걸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다니기 편함
4. 수평적 분위기
매니저랑 처박고 말싸움해도 다음날 멀쩡한 분위기.
나이드신 분들도 친구같이 대해주고
남친 부모님 집 가도 손가락 까딱 안하고 차려주는거 다 먹고 수다 떨다 옴
5. 남자
내가 사는 도시 남자 평균 키 180 넘고 지나가는 남자들 다 준수한 외모
나톨 남친도 운동 좋아하는 독일 평균 공대남인데 한국 가면 잘생겼다는 소리 오조오억번 들을 각. (한국 친구들은 스타일링 빼면 잘생겼다고 함)
여기에 익숙해졌다 한국 가서 한녀의 세련미와 한남의 비남성스러움에 충격먹음
6. 페미니즘 - 아직 멀었지만 그나마 여남평등이 어느정도 이루어짐. 남자랑 얘기할 때 말 거를 필요 x
7. 눈치 없는 문화 - 말의 숨겨진 뜻을 찾을 필요 x 그냥 들리는 대로 이해하면 됨
8. 홈파티 문화 (코로나 전..)
금요일 퇴근 후 마트 들러서 술이랑 안주거리 살 때부터 두근거림. 먹을거 챙겨들고 친구 집 가면 미리 온 친구들이 허그로 반겨줌.
맥주 한 병 열어서 발코니에서 시원한 바람 즐기다 실내로 들어가면 삼삼오오 소파에 앉아서 수다 떨고 있음.
술 좀 들어가고 좋은 음악 나오면 춤도 추고 누구 생일이면 케잌 촛불 불고 ㅎㅎ
재밌었다ㅠㅠ 코로나 이후 한번도 간 적 없지만 코로나 이후 나라 바꾼다면 홈파티 문화가 없는 나라는 안 갈 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