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그냥 좀 신기하게 느껴지는 얘기.
내가 태어난지 얼마 안됐을때의 이야기야.

배경을 조금 말하자면, 엄마는 시골에서 홀로 상경해서 공장일을 하다가 아빠를 만나 일찍 결혼했고 누나와 나를 낳았어. 

그러다 시집살이가 너무 혹독해서 아빠랑 아빠 월급날 월급봉투를 들고 

야반도주하듯이 할머니로부터 도망쳐나왔어. 내 할머니지만 정말 못된 노인네거든.(할머니와는 나중에 다시 재회함)

암튼 그래서 엄빠는 신림동 어느 작은 골목 셋방살이를 시작했어. 둘다 사회초년생이고 

애도 둘이나 있어 엄마는 일을 나갈수 없었으니 아주아주 가난했지. 

간신히 몸만 누울수 있는 작은 방이었고 그런 방들이 복도를따라 3~4개 줄지어 있는 구조였어.

이웃들이 다 비슷한 또래의 애엄마들이라 의지하며 하루하루 살아갔대. 

그러던 어느날 여느때처럼 애들 하나씩 들쳐업고 집밖에서 모여서 수다를 떨고 있는데 

저쪽에서 정말 괴팍하고 무섭게 생긴 노파 한명이 다가오는거야.
엄마의 표현을 빌리자면 
키는 쬐깐하고, 승복차림에, 나이가 굉장히 많아보였는데 얼굴에는 어떻게 저럴수가 있나 싶을정도로 

은 주름이 깊게 패여 있었고 그 주름들 사이로 매섭고 똥그란 눈이 번뜩번뜩하는, 세상 처음보는, 무섭고 소름끼치는 얼굴이었대.


다들 쫄아서 뭐야뭐야 하고 있는데 그 할머니가 다가와선 말을 걸었대
할 : (우리집 가리키면서)“저어기 두번째 집이 누구집이에요?”
엄 : “저희집인데 무슨일이세요..?”
할 : “돌아다니다가 보니까 이 집에 대운이 들어온것 같은데 제가 좀 도와드릴까 해요”
(다들 말도 못하고 얼굴만 번갈아 쳐다보며 뭐야뭐야)
할 : “이상한거 아니고 도와주려고 하는거에요 금방 끝나요 집으로 잠깐 따라 들어와보세요”
엄 : “그걸 어떻게 아시는데요? 누군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집에 들여보내요?”(엄마는 돈 뜯어내려는 사기인줄 알고 계속 퉁명스럽게 대했다고 함)
할 : “저는 여기저기 떠돌면서 세상 공부하는 사람인데
멀리서 보니까 이 집에서 환한 빛이랑 좋은 기운이 새어나와서 쫒아왔어요. 저는 그 기운 더 잘 받도록 살짝 도와드리는것 뿐이에요.”

그러자 옆에서 듣던 친구들이 설마 별일 있겠냐며 한번 해보라고 등 떠밀기 시작.
엄마는 마지못해 그 노파와 집에 들어갔어.
방이 좁으니 친구들은 방문 밖에서 빼꼼 구경을 하고.

노파는 집을 천천히 한바퀴 돌아보더니 그릇에 초를 고정시킬수 있을 만큼만 쌀을 담아오라고 했어.
쌀을 담아오자 노파는 쌀에 초를 꽂아놓고 불을 붙이려다가 친구들쪽을 휙 돌아보더니
“지금 달거리중인 분인 계신것 같은데 부정탈 수 있으니 집 밖으로 나가주세요.”라고 했어.
했더니 한명이 조용히 나갔대.

노파는 초에 불을 붙이고 중얼중얼 주문을 외웠어.
그러곤 엄마에게 단돈 천원이라도 상관없으니 지폐몇장 올려놓고 절을 하라고 했어. 

엄마는 천원인지 이천원인지 대충 가진만큼 올려놓고 시키는대로 절을 몇번 했지. 의식은 그게 끝이었대. 
그러고서 노파는 부적을 한장 써주면서 
몸에 지니고 있다가 새벽 3~4시쯤에 어느쪽 방향을 바라보면서 태우고 기도드리라고 그러면 된다고.

그렇게 노파는 갔고 엄마는 퇴근한 아빠에게 말도 못하고, 

코골며 자는 아빠 옆에서 부적을 꼭 쥔 채 콩닥콩닥 대면서 시간이 지나기만을 기다렸지.
긴장되서 잠도 안오고 기다리는 몇시간이 억겁같더래 ㅋㅋ 상상해보니 귀여움
그렇게 시간이 되자 엄마는 살금살금 빠져나가 노파의 미션을 클리어했어.

그러고 나서 얼마 후, 엄마는 지인의 지인으로부터 느닷없이 사업을 물려받게 돼. 바로 비디오 대여점!!
평소에 관심도, 보고, 들은 바도 단 1도 없었는데 뭔가에 홀린것처럼 비디오대여점을 시작하게 됐대.
그때가 약 25년 전인데 아마 기억하는 아재들도 있겠지
그당시 비디오대여 사업은 몇년간 정말 대박을 쳤어.

물론 그걸로 우리집이 부자가 된건 절대로 아니야.
그렇게 큰 돈을 벌수 있는 사업도 아니었고. 하지만 그 몇년간 열심히 모은 돈으로 

우리가족은 단칸방을 벗어날 수 있었고, 누나와 나를 교육시킬 수 있었고, 

엄빠는 더 나은 직종으로 또 갈아타고, 또 더 좋은집으로 이사가고....

이런 식으로 발전해 지금은 남들처럼 평범한, 부족할것 없는 가정이 되었어.

물론 우연일 수 있고, 운이 아닌 엄니 아부지의 노력으로 이루신거지만, 
그날 받았던 그 ‘대운’이 우리 가족이 쉬지않고 열심히 일할수 있고 

지금의 모습으로 성장할수 있게 해준 초석이 된것 같다고 엄니는 말씀하시더라.

또 엄니는 친구들이랑 가끔 점집에 댕겨오시는데
어느 점집엘 가나, 엄마가 가진 복으로 가족들 다 먹여살리고 있다는 말을 항상 듣고 오셔.

이야기는 여기까지. 지루한 글 읽어줬다면 고맙고
여러분들 가정에도 대운이 가득 차길 바라!




출처 - 웃대 핵노잼러




  • tory_1 2018.04.13 13:37

    오 신기하다 ㅋㅋㅋ 뭔가 풍수지리가 있으면 모르겠지만 똑같이 늘어서 있는데 그 집만 그렇게 환하게...


  • tory_2 2018.04.13 13:49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18/05/01 23:56:02)
  • tory_3 2018.04.13 14:22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18/08/21 17:08:17)
  • tory_1 2018.04.13 15:39

    피 때문 아닐까?

  • tory_5 2018.04.13 15:46

    붉은색, 피 색은 귀신 쫓는 색이라 그런듯ㅋㅋ귀신 내쫓을때 팥 뿌리잖아 제사상에도 고춧가루 섞인 음식 잘 안올리구

  • tory_7 2018.04.13 16:09
    @5 뻘하지만 그런거 보면 귀신도 참 심약한거같아 ㅋㅋㅋ 귀신인데 피나 빨간걸 무서워하다니
  • tory_10 2018.04.14 00:51
    귀신은 붉은색은 무서워하지만 피는 좋아해. 인간이 다쳤다는 증거니까. 그래서 잡귀가 달라붙기 쉽고 원귀가 달라붙으면 아묻따 피 주인을 공격해서 그래. 피냄새 풍기면 잡귀를 끌어들이고 운안좋으면 달거리 중인 여자한테 원귀가 붙어서 공격하니까 저렇게 말하는거.
  • tory_4 2018.04.13 15:34

    뭔가 감동적이다 ㅠㅠㅠㅠ....

  • tory_6 2018.04.13 16:05

    달거리 중인거 어떻게 아냐 졸라 신기하네 ㅠㅠ

    따뜻한 이야기다

  • tory_8 2018.04.13 18:22
    신기해....
  • tory_9 2018.04.13 23:53
    난 여자 3.4명 모이면 생리하는 사람 하나쯤은 있겠거니 라고 막연히 생각해서 그부분은 딱히 와닿지 않았는데ㅋㅋㅋㅋ 여튼 이런거보면 정말 뭔가 보이는 사람이 있는걸까 하고 생각하게됨..
  • tory_11 2018.04.14 01:21
    신기하당
  • tory_12 2018.04.14 02:58
    대운은 아닌거같은데
    그냥 사이비 같은거 아니었을가 싶음
    그때 같이 있던 지인들 가정도 비슷하게 됐을듯..
    대한민국의 흔하고 평범한 가정.
  • tory_17 2018.04.14 15:09
    내 주변 평범한 사정은 사업했다 하면 한번씩은 말아먹었던데... 부모님 두 분이 여러 업종을 경험하면서 그게 안 망하고 사기도 안 당하고 무탈하게 평타 이상 치는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듯!
  • tory_12 2018.04.14 18:47
    @17 생각해보니까 그런거같당 ㅎㅎ 내생각이 짧았으
  • tory_21 2018.04.19 22:50
    @17

    글고보면 나톨 친가에 비디오 사업한 집이 둘이나 있었는데 큰 재미 못봄... 

    그 미신때문인진 몰라도 저 집은 확실히 더 잘된 거 맞아 하지만 미신보단 글쓴이 가족들이 열심히 살아서 얻은 결과라고 생각해

  • tory_13 2018.04.14 05:59
    신기하다..
  • tory_14 2018.04.14 10:00
    댓글 초치기 진짜..; 신기한 얘기다 글써줘서 고마워
  • tory_15 2018.04.14 11:16

    대운이라... 이런 얘기 여기에 써도 될 지 모르겠지만 사주보러갈때 대운 어쩌고 저쩌고 하는 얘기 듣기도 할거야 대운이 들어온다 뭐 이런거에 대해 좋게도 나쁘게도 생각하지 않기를 바람 사주에서 대운이란 10년마다 바뀌는 큰 운이기 때문에 대운은 좋을수도 나쁠 수도 있음 여튼 사주 보려는 사람들은 참고해 대운에 큰 의미를 두지 말기 바람 생각보다 별거 아닐 수도 있거든 대운에 대해서 너무 좋은 소리만 하는 곳은 의심스러운 곳임
    그리고 거기 가면 결혼 늦게하라 이런소리도 자주 하는데 그 말의 의미는 내가 배우자 운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는 뜻임 그리고 배우자 운이 훌륭한 사람은 정말 소수임 사주팔자 자체가 굉장히 좋은 사람도 드물어 복이 많은 사람은 있지만 훌륭하기만한 사람은 없음
    여자는 남자조심하라 남자는 여자조심하라 이런말은 당연한 말이고
    여튼 믿거나 말거나지만 그래도 사주 보러갈거라면 이정도는 알아두라고
    혹시 이 댓글이 문제가 된다면 알려줘 지울게

  • tory_16 2018.04.14 11:38
    아 결혼 늦게 하라는 말이 좋은 배우자가 늦게 나타나거나 해서가 아니라 결혼 자체가 나한테 좋지 않은거라 그렇게 돌려말하는거구나ㅠㅠㅠㅠㅠ 이제 알았어.... 대박
    나보러 맨날 결혼 늦게 하라고 했는데
  • tory_15 2018.04.14 12:01
    @16 그런 경우도 있긴 함 내 좋은 인연이 사주상 늦게 나타나거나 배우자 운이 좋은 대운이 30대 이후일 경우도 있으니까 왜 늦게 결혼하는게 좋다고 말하냐면 늦게 결혼하면 함께 사는 기간이 그만큼 줄어드니까 그리고 나이를 먹을수록 싸우기보다 참거나 이해하려고 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더 많아지거든 근데 이것도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다르대 결혼은 궁합이 중요하다고 함 궁합만 좋으면 꼭 늦게 결혼 안해도 괜찮다고 말하더라 그리고 사주는 100프로가 아님 반은 참고하고 반은 흘려들어 또 사주 봐주는 사람에 따라 똑같은 사주라도 의견이 달라짐 그나마 정확하게 보는 방법은 여러군데가서 보고 공통점을 찾는거야
  • tory_18 2018.04.15 15:20

    아...결혼 늦게하라가 돌려말하는말..ㅠㅠㅠ 나도 들었당..왠지 나조차도 늦게 할꺼 같고.ㅠ

  • tory_19 2018.04.16 02:44

    오 고마워 이런거 너무 알고싶은데 금지돼서 잘 못봐서 슬퍼 고마워 톨아

  • tory_20 2018.04.17 20:08
    내가 바로 그 결혼 늦게 하라는 사주인데 실제로 남자와 인연이 없어... 슬프다 진짜 ................나도 알콩달콩 살고 싶은데
  • tory_22 2018.04.21 10:17

    15톨 공감222

    사주에서 대운은 크게 의미있을수도 별의미없을수도 있어 좋은 기운일수도 나쁜기운일수도 있음

    대운바뀌는 해라고 대박 터진다 이런게 아님ㅋㅋㅋㅋㅋ그냥 흐름이 바뀐다 이정도?

    배우자가 없는 사주인 사람도 결혼하는 경우 봤어 상대배우자도 사주에 배우자가 없었대

    배우자가 늦게 나타나는데 자기 나이걱정, 욕심땜에 조바심 나서 그전에 결혼하는 경우도 봤는데 그런 경우 결과가 안 좋더라 다 때가 있다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야

    사주봐주시는 분이 식견이 넓고 풍부하고 바라보는 관점을 다양하게 해서 해석해주는데 가면 좋아

    가끔 두루뭉술하게 얘기하는게 있는데 그건 어떤형태로 나타날지 몰라서 그러는거...

    내 친구는 불기운이 필요하고 좋다고 했는데 결국 동남아쪽 가서 살다시피해 

  • tory_23 2021.02.15 21:37
    지금같음 더욱더 집에 안 들였을 거 같아 세상공부라니. 하지만 그 때 사회 분위기를 기억하는 나로선, 정 있고 의심은 적던 사회 분위기에 공감도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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