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실제 사람 얘기라 몇 가지 디테일은 바꿈. 허락 받고 올림. 




해외 거주하는 토리고, 몇 년 전에 결혼식 초대받아서 다녀옴


결혼하는 여자를 A라고 하고, 남자는 B로 부르겠음. 


식은 예랑 B 지역에서 올리게 됨. 




식 올리기 전에 리허설 하는데, 그 전전날인가 그랬음. 


워낙 땅덩어리 넓은 곳이라 A 지인은 정말 가족이랑 신부들러리 위주고, 대부분 B 친지들이 모임.


개중에서 어렸을 때부터 B랑 친분이 있던 소수 몇 명이 새벽 느지막이 한 잔 하고 있었음. 




술 먹고 노가리 까다 남자들은 밖에 간식 사러 가고 


A랑 여자 한 명이 거실에 남게 되었음. 그 여자를 C라고 함. 


C는 되게 싹싹하고 밝은 사람이었다고 함. 잘 모르는 사람도 친근감 들게 하는.


둘이서 결혼 얘기 이것저것 하다가, C가 갑자기 A궁합을 봐주겠다고 함. 사주 말고 점성술로. 




이건 나도 유학하면서 느낀건데 


한국이 사주, 궁합, 무당, 관상이라면  외국은 점성술임. 

= 취미로 보는 사람, 진짜 믿는 사람, 안 믿어도 한마디 거드는 사람 꼭 있을 정도로 알려진, 관련 사업이 구축된 나름 문화의 일부


잡지에서 흔히 보는 "사수자리는 이번 달 사랑이 들어와요!" 이런게 아니라, 진짜 사주 만세력 보듯 세세하게 보는거.


특히 여자애들 중에 많고,


예체능이나 리버럴 & 비건/베지테리안 & 요가 & 히피st = 이중에 한 두개 혹은 전부 딸려올 가능성 높음. 설명하긴 애매한데 겹치는 이미지가 있음. 




C가 바로 이런 스타일이었음. 


A는 무교에다가 미신을 믿진 않지만, 흥미는 있어서 ㅇㅋ 했다 함. 


생년월일, 태어난 시각 (이건 정말 사주랑 비슷하지?) 그밖에 또 뭔가 알려줬다고 했는데 기억 안 남. 


암튼 그거랑 남편 B 정보를 가지고 뚜들뚜들하더니 


처음엔 사주 보듯 A에 대한 내용을 읊음. 여기까진 특출난 내용은 없었다고 함. 




근데 궁합으로 들어가더니 C얼굴이 굳음. 


그러더니, 어차피 점성술은 다 미신이고 이런건 재미로 보는거라며 웃어넘김. 


열변을 토하다가 갑자기 돌변한게 꺼림칙해서 A는 뭔 내용인데 알려달라고 함. 


C는 안 알려주려고 하다가 내용을 대강 말해줬는데 


첫번째 남편이랑은 조금 안 좋게 헤어지고, 두번째 남편이랑 백년해로하는 내용. 


자세한 내용은 안말해주고 별거 아니라고 잊으라고 했다고 함. 날까지 잡았는데 궁합보게 해서 미안하다고. 


당일엔 둘 다 어색하게 웃어넘기고 식도 무사히 마침. 




몇 년 후 A는 남편의 폭력으로 이혼하게 됨. 


근데 결혼전에는 일체 그런 낌새 없었고, 심지어 후에도 몇년간 없었음. 


사소한 다툼이야 있었지만 폭력은 없었는데


너무 뜬금없이 터져서 주변 사람들 다 놀랐음. 이게 A한테만 그런게 아니라, 동시다발적으로 해프닝이 참 많았음. 


안그러던 사람이 갑자기 날뛰어서 정신병이 발병한게 아닌가 많이들 추측함. 




나중에 A랑 대화하는데 


사주를 봤는데 다들 궁합이 최고라고만 했다. 부모님도 친구들도 그를 좋아했다. 


심지어 집안, 외모, 학력, 재력도 좋은 매치라, 그 C 빼고는 다들 좋은 말만 해줬다. 


C는 본래 B친구였는데 그런 얘기를 해서 무척 찝찝했다고...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지나고 나니 문득 C가 한 말이 생각나더라. 


이런 얘기가 나옴





실은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거든. 


운명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생일도 겹치고 혈액형, 학교, 심지어 가족 정보, 키우는 애완동물 이름도 겹치는 남자랑 사귀었는데  (디테일 좀 바꿨지만 진짜 겹치는게 많았음) 


궁합을 봐도 최고로 나오고, 표면적으로는 모든게 좋고 


신기한 겹침이 많으니까 괜히 찝찝해도 계속 사귀어야하는 것 같고 그랬는데 



동생만이 반대함. 반대하는 이유가 웃겼는데, 꿈에서 자꾸 안좋게 나온대 ㅋㅋㅋ  단 한두번 본 사람이. 


그게 무슨 이유냐고 싸우기도 했는데 


또 결과부터 말하자면 진짜 안좋게 헤어짐. 자취방 정리하고 스토킹 신고까지 넣음. 


하지만 엄마 아빠 가까운 친구들 다 몰랐음. 나도 마지막 다다를때까진 좋은 남자라고만 알았지. 


동생만 처음부터 묘한 날을 세움. 하지만 본인도 말이 안되는거 알아서 적극적으로 뜯어말리진 못하고. 




또 다른 경우로는 지인 얘긴데, 이건 허락 안 맡아서 두루뭉실하게 적겠음. 


유학이나 취직 관련 문제로 고민하는데 


주변의 99%가 추진해라, 가라, 너를 위해 만들어진 커리큘럼/직장이라고 응원함. 


생각없이 뱉는 소리도 아닌게, 모두 지인 성향과 고민을 잘 아는 동기랑 선배들이었음. 


여기서도 단 한 명 만이 하지 마라. 굳이 할거면 몇 년 기다렸다 해라 이런식으로 말렸는데 


말투를 설명 못하겠는데 도인같이 굴어서 다들 에이, 그렇게 기다리다 놓치면 어떡해요 했음 


그 지인은 결국 그 일 추진했다가 


정말 너무 어이없게 시작했을 때보다 더 안좋은 상황에 놓임. 근데 아무도 예상 못했을 일. 





이에 대해 A는 "The single dissenter" 라고 하더라. 


단 한 명의 반대자라고. 


어차피 결과론적이고 끼워맞추기라고 해도 


수많은 사람들이 ㅇㅋ하는 와중에 유일하게 한명이 노라고 하는 케이스라 기억에 강하게 남음. 


하지만 그때로 돌아가도 우리 모두 쉽사리 결정은 못하겠지. 누가봐도 멀쩡하고 괜찮은 상황이니까. 


토리들도 이런 경험이 있는지 궁금타. 


  • tory_1 2021.03.24 09:22

    글내용이랑은 좀 상관없는데 나는 뭔가 일을 추진할 때 처참하게 망하는 경우. 아 망했다. 이것도 안되다니 난 되는게 뭘까. 일케생각했던게 오히려 진짜 잘 풀리는 도화선이었던 경우가 많아.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때 그 일이 수월하게 잘 풀렸으면 지금 이렇게 잘 되진 못했겠구나 하는거. 

    반대로 일이 생각대로 술술 풀릴때는 결국 결과가 내 생각만큼 대성하지 못하고 어영부영 되는경우가 많음

    그래서 되도록이면 뭐가 망해가도 좋게좋게 생각하려고 애쓰는 편인데 또 그 상황이 닥치면 사람 마음이 쉽게 조절이 되진 않더라고...

  • tory_2 2021.03.24 11:32
    나 같은 경우엔 상황파악 / 인물파악 / 감이 워낙에 좋아서
    오히려 평소에 반대자의 입장인 듯
    그냥 딱 처음 보는 사람들 집단에 스거나 처음 느끼는 상황에 부딪혀도 지금 상황이 어떤지 , 여기서 누가 어떤 역할인지 파악을 잘해. 왜, 무엇 때문에 저런 행동하는지 등등

    연애상담을 듣던 진로 상담을 듣던 들으면 내 기준에선 아닌데
    다른 사람은 오케이해서 내 의견 묵살하더니 결국엔 가서 뭔 일이든 망하고 옴

    내가 느끼기엔 여러 사람이 일반적인 기준으로 생각을 한다면
    ' 단 한명의 반대자 ' 의 경우 어떤 다른 기준을 두고 생각을 하면서 그 상황에 대한 의심과 걱정하는 마음으로 반대 하는거라고 생각함

    그래서 대게 일이 진행되기 전에 한명이 쓴소리와 함께 반대의 의견을 내놓으면 재수없는 소리한다 , 말이 되는 소릴 해라 하다가
    막상 진짜 일을 추진하고 망하면 그 반대한 한명이 너가 그렇게 말해서 말이 씨가 됐다 기타 등등 모든 부담감과 책임감을 떠안게됨.

    그리고 난 개인적으로 이 글을 읽으면서 ' 단 한명의 반대자 '는 다른 길의 의견을 냄으로써 진심으로 걱정해줘서 하나의 의견을 준다고 생각함
    우리 주변에 예시로 들 사람이 있지
    ' 부모님 ' 항상 내 꿈에 반대하는 사람처럼 느껴지지만 나름 그래도 이유가 있으신게 아닐까

    첫번째 썰을 제외한 두번째 세번째 썰 기준으로 말하는거.
    첫번째 점성술 썰은 나도 잘모르겠다.. 나도 미신은 반반으로 믿는거라서
  • tory_3 2021.03.24 16:51

    나에게 악의가 없는 게 확실하고 나를 잘 알고 관련된 사람의 직감은 그냥 흘려들으면 안 되는 것 같긴 해.

  • tory_4 2021.03.25 02:08
    흥미로운 주제거리네... 내 인생도 돌아보게 되고
  • tory_5 2021.03.25 11:08
    나도 대부분 그 반대자임 ... 다들 내 말을 안듣더라......
    내가 좀 길게 백수기도 하고 뚜렷하게 뭐 잘난거 없으니
    도통 내가 하는 말은 안 듣더라구
    근데 나중에 보면 내가 말한 그대로 일이 벌어지고 그러더라
    이상하게 눈 앞에 훤히 그려진다 해야하나 뻔하고 뻔한데 다들 왜 모르지?? 싶은 .... 그렇다고 뭐 내 말이 꼭 맞는것도 아니라 입다물고 살음 ㅎㅎ
  • tory_6 2021.03.25 12:42
    맞아 단 한명만 반대하기 쉬운 일이 아니지.. 날 사랑하는 사람일테니까.
  • tory_7 2021.03.26 00:30
    나도 이런경험 있어!! 건너건너 아는 사람이었고 모두가 축복해주고 부러워하는 상황이었는데 왠지 이건 아닌 거 같고 도저히 축하해줄 수도 없고 너무 찜찜해서 막 엄청 당부했거든 조심하라고..근데 결국 안좋은 일 생겨서 처참한 배드엔딩으로 끝났음. 보통 지지하는 입장인데 인생 통틀어 이때 딱 한번뿐이었어
  • tory_8 2021.03.26 01:08

    단한명의 반대자 내 지인중에 있으면 진짜 비밀리에 내 평생의 귀인으로 모실텐데...보통은 조심스러워서 잘 말 안꺼내지... 나도 지인 결혼때 왠지 분위기가 어두운 느낌이 나길래 (??? 설명은 불가...) 좀 찜찜해하면서 그 결혼식도 못 갔는데 (안 간게 맞을듯) 1년도 안돼서 이혼하더라 그때 집안이나 직업 모든게 다 잘 맞는다고 다들 축하해주고 남녀 다 부러워하고 그랬었거든. 근데 나는 여자쪽 지인인데 밝고 건강한 친구였는데도 그 시점에 뭔가 병색이 짙어보였음....

  • tory_9 2021.03.28 18:04
    신기하다...
  • tory_10 2021.03.30 10:22
    와 뭔가 신기해..
  • tory_11 2021.04.01 17:46
    와 너무 신기하다 ;;
  • W 2021.04.02 07:35

    좀  포인트 어긋난게 보여서 


    사랑하는 사람이 날 진심으로 생각해서 근거를 들어가며 반대  X 이게 아니라 

    생판 남이든 가족이든 반대하는 사람도 감, 촉 같은 설명 불가한 느낌 빼곤 근거를 딱히 들 수 없어서 더 아리까리한 것  O  


    누가봐도 이런데! 내 말 안 듣더니 이렇게 됐다! 에휴    이거랑 무관해 ㅋㅋㅋㅋ  

  • tory_13 2021.04.03 17:19
    이런거 진짜 있을때가 있어
    나도 우리 고모 처음 결혼할 때 그때 만나던 남자분 느낌이 별로였어서 인사도 제대로 안하고 그냥 방에만 있었는데 결혼하고 바로 안좋게 이혼했어ㅜㅜㅠ 그때는 어렸어서 그냥 첫인상이 별로였나 이러고 넘겼는데 나중에 돌아보니 촉이라는게 있구나를 느낌 ㅜㅜ
  • tory_14 2021.04.05 07:07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3/08/11 07:48:39)
  • tory_15 2021.06.02 06:59

    되게 신기하다... 만약 신이라는게 있다면 주변사람을 통해 경고를 해주는걸까 하는 상상 잠깐 해봤어! 그치만 일반적으로 다들 말하는 촉과 가까운 느낌일 것 같기도 해 ㅋㅋㅋ 나에게도 그런 일이 있었을까 잠깐 돌아보게 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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