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기원으로 파고들고 파고들면 하나로 모이기 마련이고 그건 당연함.
애초에 이슬람과 천주교와 개신교도 결국 파고들고 보면 하나의 뿌리로 맞닿음.
그렇다고 그걸 부득불 하나로 엮어서 셋은 모두 같은 종교라고 보느냐?
아니. 그냥 지금에 와서는 독자적인 교리와 독자적 문화, 분위기로 기원은 같으나 다른 종교로 인정받고 있어.
음식도 그래. 독자적으로 현지에서 발달한 건 그 기원이 뭐가 되었든 그 자체로 인정하는 거지.
발달하는 과정에서 원류와 다른 문화가 뒤섞였으니까.
따지고 따지면 전세계 문화는 걍 위아더월드임...
한국의 K 무협도 마찬가지임. 중국의 용어들이나 지역명 등 당연히 쓰지.
왜? 시작은 그쪽에서 쓴 작가의 글에서 이어진 거니까.
그런데 시작은 같았을지언정 발달 과정에서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진행이 되어 갈래가 나뉘었고,
현재 시점에 와서는 중국 본토에서 메이저 급으로 자리잡은 무협과 세계관적 규칙도, 용어도 꽤나 달라졌어.
현재 중국 무협은 선협물이 꽉 잡고 있는 거로 알고 있는데, 우리나라 신무협은 작가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지만, 어쨌거나 정/마/사/혈 규칙을 따르고 있거든.
BL이지만 마도조사랑 화산귀환만 비교해도 둘이 명확하게 갈리는 걸 알 수 있어. 우리나라에서 최근 선협물의 대표작이라고 부를 만한 학사신공도 중국 수입작이야.
그리고 K 무협에 한국적 요소의 등장이 없느냐고 물으면, 아뇨, 있는데요.
아무리 작가가 세계관에 포함하냐 안하냐의 차이가 있고 인지도가 낮다 해도 중국 무협 어디에서 장백파 다뤄주냐......^_ㅜ
거긴 아예 없다.....
백두산에서 기원해 중원과 다른 식으로 발달했는데 구파일방 씹어먹을 정도로 짱짱쎈 문파 K 무협 아니고 어디서 볼 수 있는데요..? 백두산 천지를 형상화한 맑고 웅혼한 검술은요...?
괜히 비가 작가가 QnA에서 세계관에 안 넣은 거 아님. (???? : 한국은 지지 않는다, 이 중국 놈들아)
아, 그리고 <용어>나 <명칭>에 중국색이 강하고 자시고는 논의할 문제도 아님.
이건 용어적 '색'의 문제가 아니거든.
중국 대표 무협작품과 한국 신무협 비교해서 읽으면 K 무협 안의 용어가 중국식이거나 말거나 소설의 전개와 흐름, 주인공의 생각이나 행동거지, 주위의 움직임, 문파들끼리 동맹 짜거나 하면서 움직이는 모습, 관과 중원의 관계, 악역과 싸우는 대결구조 등등 작품 전반에서 풍기는 모든 게 '한국인'의 그것임을 부정할 수 없어.
아무리 비슷한 소재와 같은 단어, 같은 흐름이 나와도 미국 할리퀸 소설과 우리나라 로맨스 소설에서 풍기는 느낌이나 문화적 코드라는 건 명확하게 구별이 가잖아? 통용되는 클리셰도 다르고. ( ex. 우리나라 로맨스에서는 아무리 천년의 사랑을 하고 눈이 맞아서 급 잣잣을 해도 신발신고 침대위로 올라오는 일은 없을 거야. 한국인이니까. )
결론은 중국의 흔적이 있어서 K 무협은 중국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 K패치 됬다기에는 한국적 요소 1도 없으니까 이건 중국거! 이라고 말한다면 내가 더 뭐라 할 말은 없지만,
저것만을 이유로 K 무협을 굳이 굳이 중국 무협의 카테고리 안에 욱여넣는 건 실제로 쭉 읽어온 독자 입장에서 엥 그건 좀; 이렇게 된다는 말임.
걍 이제 와서는 다른 장르로 굳어진 거로 받아들이면 그만인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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