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준엔 작품소개와 키워드에 포함 안 되어 있는 ㅂㅎ요소가 있어서 써봄.
해이라님 소설은 미스터디어랑 이번 신작(지극히 정상적인 연애)두 개 읽었음.
일단 "호" 부분도 있었으니까 "호" 요소부터 얘기해볼게.
미스터 디어 읽을 때도 생각했지만 필력 좋으심.
전개나 인물 감정선에 ?? 띄우게 되는데도 글 자체는 술술 읽힘. 미스터 디어는 오메가버스, 후회공, 임신도망수 클리셰고 이번 신작은 재회물 클리셰라고 할 수 있는데 클리셰적 요소 잘 살리고 필력 좋고, 비문 없고 (신작 오타 두 어개 있었는데 출판사에서 교정 봤을 때 걸렀어야 했다고 생각해서 불만없음.). 무난무난한 소설이라고 생각함. 애매한 관계의 친구가 비엘 괜찮은 거 있냐고 물어보면 적당히 추천하기 좋은?ㅋㅋㅋㅋ
그리고 이 작품을 통해 작가님이 표현하고 싶은 사랑의 형태(?)가 있음. 2권 중후반에 정확히 드러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그 톤을 끝까지 유지하심. 이게 연재물인지 그냥 바로 단행으로 나온 책인지까진 모르겠는데, 만약 연재 하시고도 이 톤을 유지하셨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도 작가님 능력 인정.
아래부터는 ㅂㅎ요소. ㅅㅍ 없이 써보려고 했는데 도저히 안 되네ㅠ
문제는 작가님이 표현하고 싶은 그 사랑의 형태가 L이 너무 안 느껴진다는 거. 미스터 디어도 그렇고 지극히 정상적인 연애도 그렇고 특히 공에게 L이 안 느껴짐. 까놓고 말해서 미스터 디어는 공이 삐리리-를 안했다면, 신작 공이 헤어지고 나서 수보다 괜찮은 사람을 만났다면 얘넨 안 이루어졌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거지.
난 이번작 공이 어떤 의미에서 한남공+강압공+계략공이라고 생각하거든? 왜냐면 헤어지기 전부터 수를 어마어마하게 가스라이팅함. 사귈 때도, 재회 하고도, 다시 사귀고 나서도 수가 계속 생각하는 게 이런 상황을 공이 알면, 내가 이런 말 하면, 공이 한심하게 생각하겠지? 그러게 왜 내 말 안 듣겠냐고 하겠지? 등등 임.
초반에 회상 장면에 공이 고백할 때 수한테 네가 말을 안해서 내가 고백하게 만든다는 식으로 말하는 장면이 있음. 사실 그 때부터 짐작은 했지, 내가 극혐하는 스탈이군 이라고. 하지만 재회물이란 결국 저러다 변하는 걸 보는 맛이지 하고 계속 읽었는데, 슬프게도... 작가님이 이 책을 통해 표현하고 싶은 것이, 그럼에도 불구하고(그 어느 것 하나 맞지 않는 두 사람이) 사랑하니까 함께 하고 싶은 두 사람의 모습이라는 거야. 수가 공이 변했다면 오히려 더 못믿었을 거 같다. 그러니 이대로 좋다는 식으로 말함.
심지어 공은 자기가 가스라이팅을 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고, 수는 이미 당할 때로 당해서 다시 만날 땐 나도 잘못한 게 있었다며 자기가 잘못한 부분을 기어이 찾아내고, 둘이 사귄 걸 아는 친구가 다시 만나면 그렇게 하지 말라는 소리하는 걸 듣고서야 공이 자기가 그랬다는 걸 앎. (본인이 다른 사람을 무시하는 성향이 있다는 건 앎. 근데 수한테는 엄청 참고 안 했다고 생각했다는게 환장통수 포인트.)
얼빠수 키워드도 필요한데 수가 공을 좋아하고 잊지 못한 게 오로지 공의 와꾸 때문인 거 같거든? 공은 수절공이고 수는 다른 사람을 만나지만 끝까지는 못 감. 이유가 공은 아무데나 넣고 싶지 않아서. 수는 (후반부에는 약간 흐린 눈으로 읽어서 정확하진 않은데) 공이랑 비교할 거 같아서뭐 이런 거 였음. 수시점이다보니 공 와꾸 찬양하는 내용이 계속 나오고, 수가 자기 외모나 옷차림에 대해 공이랑 비교하고 땅파는 언급이 자주 나옴. 공이 수 어떤 부분을 좋아했는지는 공시점이 적어서 잘 모르겠어....
수가 공만큼의 와꾸ㅇㅋ(표지를 보면 알겠지만 이게 클리어 난이도가 매우 높은 조건ㅋㅋㅋㅋ)+다정서브공을 만났으면 둘 재회해도 별 소용없었을 것. 공도 수만한 사람을 만났다면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 같아.
공이 한남공스럽다고 생각한 포인트가 뭐냐면, 난 수가 여자였거나 이거 오메가버스였으면 공이 수 임신시켜서 집 안에 들어앉혔을 거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어. 공은 수가 좋아하는 일과 수의 생활방식에 대해 끊임없이 가스라이팅을 해왔음. 이거 재회하고도 마찬가지라 다시 만나기 위해서 이해해주는 척하는 거지 본질은 안 바뀜. 과거(수가 다른 사람이랑 동거한 거) 들먹이면서 동거를 강요하고, 수가 안 들어줄 거 같으니 결국 어떤 수단을 써서 자기 바운더리 안에 가둠. 그때도 내가 널 믿을 수가 없다는 식의 워딩을 사용함.
중간 중간 씬에서도 미묘하게 강압적인 느낌이 드는데(수가 동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이게 공의 성격 때문인지, 내가 공이 맘에 안 들어서 그런 느낌이 드는 건지는 판단을 잘 못하겠어.
수어매로서, 수어매는 좋아하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그렇다고 공어매가 좋아할 거 같으냐면 그럴 거 같지도 않음. 왜냐면 겉보기엔 수가 하고 싶은 대로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거든.
그리고 공 설정이 좀 과하다고 생각하는데, 작가님이 쓰고 싶은 연애 얘기에 공의 대단한 배경까진 굳이 필요가 없어. 수가 스스로를 깎아 내리는데(자낮수 키워드도 필요하다고 봄.) 도움을 줄 뿐. 돌아돌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이 다시 만나게 만들고, 진짜 평범한 연애를 했던 것처럼 만들고 싶었다면 공이랑 수 배경을 비슷하게 만드는 게 더 자연스러웠을 것 같음. 공이 능력은 충분하기 때문에 공의 배경이 없어도 이야기 큰 흐름이 바뀌진 않았을 거 같거든.
2권 마지막 부분 공시점 외전이 나오는데, 아마 작가님도 공의 L이 잘 안 드러난다는 걸 아신 것 같음. ..나야 공에 대한 ㅂㅎ를 더 굳히게 작용했지만 다른 독자들은 어땠을지 모르겠어.
아무튼, 이런 ㅂㅎ요소 들에도 불구하고 추가 외전이 나오면 또 읽을 것 같긴 해.... 왜냐면 내가 이 공이 정신차리는 걸 봐야겠어서........
표지를 보면 앞서 언급한 불호가 다 잊혀질 정도로 다시 기분이 좋아지긴 해서ㅋㅋ
ㄹㄷ서재 장식용으론 매우 추천함ㅋㅋㅋㅋㅋㅋㅋㅋ
혹시 살말 고민하고 있는 토리가 있다면 도움이 되었으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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