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판은 정해진 러닝타임이 있어서 시간관계상 다 담지 못했던 이야기들이 많았을거라 생각되는데
그게 이번 애니에서 좀 보완되는거 같아.
애니가 아무래도 극장판보다는 시간제약이 덜하니까..
1) 아빠한테 인정받고 싶은 보루토의 욕구 강조
애니 초반부터 계속됐던 보루토의 어그로 목적.
스케아로 변장한 카카시가 넌 왜 아카데미에 입학했냐고 보루토한테 물어봤을때 보루토의 대답은 "아빠 때문에" 였음.
아빠를 뛰어넘기 위해, 아빠한테 인정받기 위해.
고스트 사건이 일어났을때 친구들이 이번 일은 어른들에게 맡기자고 해도 굳이 자기가 해결할거라고 고집부리며 나섰던건 다 아빠한테 한사람 몫으로 인정받고 싶어서였음.
그럴 때마다 나루토는 "넌 아직 어리니까 나서지마"라면서 보루토를 막아섰었어.
나루토 딴에는 자기 아들이 다칠까봐 염려해서 한 말이겠지만 보루토 입장에서는 아직도 자길 어린애 취급하는 아빠가 원망스러웠겠지.
보루토는 아카데미에서 상위권에 속하는 능력 있는 아이고, 소설판에 따르면 인생을 살면서 실패해 본 적이 한번도 없었다고 함.
물질적인거든 추상적인거든 자신이 원하는게 있으면 늘 손에 넣었을만큼 재능 넘치는 아이임.
한마디로 무서울 게 없는거야.
그래서 이 정도면 나도 아빠한테 인정받을 수 있겠다 생각했는데 아빠는 여전히 자신의 능력을 인정해주지 않음.
늘 '넌 뒤로 물러나있어라' '넌 가만히 있어라'는 말만.
이건 최근 편에서도 다시 부각돼.
"이제 제발 철 좀 들어"라는 사라다의 말에 "나도 그러고 싶은데 자꾸 주변에서 날 어린애 취급하는걸 어쩌라고.."라며 보루토가 중얼거림.
그리고 보루토가 히마와리 생일날엔 꼭 오기로 약속하잔 의미에서 나루토한테 주먹을 내미는 장면이 있는데
보루토는 나루토가 주먹을 맞대어주길 바라고 내민거였지만 나루토는 주먹을 맞대는 대신 보루토의 머리를 쓰다듬어줘.
아직도 나루토한테 보루토는 어린아이란 거.
저건 약속을 받아내는 의미인 동시에 아빠와 대등하고 싶다는 욕구의 발현이기도 했는데
나루토의 반응은 이런 보루토의 욕구를 완전히 깨부쉈음.
나루토와 보루토가 진정으로 주먹을 맞대게 되는건 극장판 마지막에서야 이루어지지.
부자의 갈등이 해소되고 나루토가 보루토를 인정하게 되고 보루토도 나루토를 이해하게 되어서야 이루어지는게 바로 저 포즈.
앞으로 나올 그 장면을 더 극대화시키기 위해 애니에서 저 약속 받아내는 부분을 주먹을 맞대는걸로 표현한게 아닌가 싶어.
2) 보루토가 히마와리 생일날 화냈던 이유 보완
단순히 자기가 아끼는 여동생의 생일에 나루토가 분신을 보내서 화낸게 아님.
히마와리 생일 에피소드에 앞서 보루토의 생일 에피소드가 더해지며 그 이유가 보완 됨.
극장판에서는 보루토의 생일로 추정되는 날에 히나타, 히마와리, 보루토 셋만 찍힌 사진액자를 지나가듯 보여줌으로써 '나루토는 보루토 생일때도 참석을 안했었구나' 유추하는 정도였음.
하지만 애니에서는 직접 보루토 생일 때 일을 다뤄줌.
생일파티에 꼭 참석하겠다고 미리 가족들과 약속한 나루토.
시간이 지나도 안 오는 나루토 때문에 파티를 온전히 즐기지 못하고 계속 시계만 들여다보는 보루토.
그런 보루토의 모습을 걱정스레 쳐다보는 히나타.
파티가 거의 끝나갈 시간이 되어서야 나루토 측근 사람이 집으로 전화와서 오늘 나루토가 집에 못 들어갈거 같다고 알려줌.
처음부터 못 갈거 같다 말했으면 기대도 안 했을텐데 약속은 잡아놓고 사람 기대하게 만들어놓고 결국 못 지킴.
저러고 나루토는 밤 늦게 집에 돌아와서 약속 못 지킨 사과의 의미로 보루토에게 게임기를 선물로 줌.
여기서 문젠게, 나루토는 보루토가 게임 좋아하는건 알지만 '어떤' 게임을 좋아하는지는 잘 모르겠어서 아무거나 사왔다고 말 해.
가족과 함께 있을 시간과 관심을 기울일 시간이 그만큼 적었다는 증거.
그리고 그 선물을 보루토가 자고 있을때 몰래 방에 놓고 오는걸로 때워버림.
약속 못 지켜서 미안하다는 쪽지랑 같이.
나루토가 아버지의 사랑을 못 받고 자라서 어떤게 좋은 아버지인지 잘 모르는 캐릭터다보니까 그런거지만
저럴때는 아침에 보루토랑 직접 마주보고 선물을 건네주면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어야 함.
보루토가 정말 원한 건 게임기 같은 물질적인게 아니었으니까.
한밤 중에 깨서 자기 방에 놓인 나루토의 선물과 쪽지를 발견한 보루토는 차오르는 분노에 쪽지를 던져버리려고 하다가 관둠.
약속 안 지킨 아빠한테 정말 화나는데도 또 아빠를 좋아하니까 차마 아빠의 쪽지를 던질 수가 없는거.
저런 일이 있은 후, 히마와리가 보루토한테 말해.
내 생일에는 아빠가 꼭 와줬으면 좋겠다고.
보루토는 자기 친구들 잔뜩 불러모아서 아빠 안 와도 아쉽지 않을만큼 근사한 파티 해줄게라고 말했지만 히마와리는 아빠가 참석한 파티를 제일 원한다고 진심어리게 말함.
그래서 보루토는 나루토한테 약속을 받아냄.
내 생일날 안 온 건 괜찮지만 히마와리는 아직 어려서 상처 받기 쉬우니까 히마와리 생일에는 꼭 와달라고.
하지만 결과는.. 극장판 본 톨들이라면 알지?
나루토는 히마와리의 생일에 분신을 보냈다가 들통남.
그 전에 자기 생일에도 약속을 안 지켜서 화가 많이 났지만 애써 참아넘겼는데 자기가 '직접' 약속까지 받아낸 동생의 생일까지 나루토가 오지 않음.
거기다가 분신..
약속 파토내서 배신당한 기분도 만만찮은데 가족들 일은 자기 분신으로 때울만큼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생각, 자신과 했던 약속을 얼마나 가볍게 여겼으면 이럴까 기만당한 마음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보루토의 분노가 하늘을 치솟았던 거 같아.
3) 사스케의 제자가 되기로 결심한 동기
'보루토가 가장 좋아하는건 사스케'라는 말이 나오게 된 원인..
극장판에선 자기 집에 찾아 온 사스케의 모습을 보고 첫 눈에 반해서 제자로 삼아달라 해.
그 전에 나루토가 사스케에 대한 얘기를 좀 해줬었다는 식의 대사도 있었지만
자기 얘긴 안 하고 사스케 얘기만 아들한테 해 주는 나루토도 이상해지고 직접 보지도 못하고 전해들은 이야기만으로 사스케의 위대함을 실감한 보루토도 어딘가 이상함.
하지만 애니에서는 사스케와 직접 대면하기 전에 사스케의 힘을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실감하게 됨.
코노하마루, 사라다, 미츠키와 함께 힘을 합쳐서 겨우 이겼던 하얀제츠.
사스케는 그런 하얀제츠를 수십마리나 혼자서 없애버림.
거기다가 나루토의 입을 통해서가 아니라 코노하마루, 미츠키의 입을 통해서 사스케의 대단함을 들음.
「나루토가 자신과 대등하다고 인정한 유일의 존재」
보루토가 가장 되고 싶어하는 위치.
이 과정이 있었으니 사스케와 처음 대면하자마자 바로 스승이 되어달라 말해도 이상할 거 하나 없음.
4) 중급닌자시험에서 과학닌구를 쓴 이유
보루토는 또래 애들보다 실력이 뛰어난데 왜 과학닌구를 썼을까?
이건 최근 편에서 조금씩 보완되기 시작함.
우선 보루토에게 과학닌구를 쓰도록 종용한건 카타스케라는 과학자.
카타스케가 보루토에게 어떤 사람이냐면
모두가 보루토의 성과를 보루토 그 자체의 업적으로 보지 않고 '호카게의 아들이니까 저 정도도 가능한거겠지'라고 할 때
카타스케만이 온전히 보루토의 업적으로 봐 주고 보루토의 실력을 인정해줌.
언제나 보루토가 가장 원했던 말을 해주고 원하는 것을 제공해주는 사람이 카타스케.
과학닌구 건넨 카타스케는 제3자의 환술에 걸려 조종당했다는게 밝혀졌지만, 일단 카타스케의 그런 꿀 발린 유혹에 보루토가 쉽게 넘어간 이유는 잘 설명되지.
친가족인 아빠보다 자신을 더 잘 이해해주는 사람이 카타스케였던거야.
그리고 자꾸 호카게의 아들이란 기준으로 자길 재단하려는 사람들 때문에 더 크고 더 위험한 임무에서 성과를 올려야된다는 초조함이 보루토를 옥죄고 있는게 현 상황.
그래서 사전에 팀원들과 입 맞춘 계획도 틀어버리고 자기 혼자 무리하게 하얀제츠 없애려다가 되려 죽을 뻔하기도 함.
팀원들의 도움으로 다행히 목숨은 부지하게 됐지만 자기 힘의 무력함을 절실히 느끼게 됨.
하얀제츠 퇴치 임무 때 보루토가 올린 유일한 성과는 과학닌구(섬광탄)를 써서 코노하마루를 서포트한거.
이 섬광탄은 카타스케가 보루토에게 생일선물로 줬던거임.
자기 힘은 아직 한참 부족함, 과학닌구의 대단함, 모두에게 굉장한 모습을 보여줘야한다는 압박감, 아빠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
이 모든것이 얽혀서 보루토가 중급닌자시험 때 과학닌구를 쓰게 된거라고 봄.
과학닌구를 쓰면 저 문제들이 모두 해결되거든.
부족한 힘을 키울 수 있고, 모두에게 굉장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고, 아빠에게 인정받을 수 있음.
중급닌자시험 1차 통과 후 나루토가 보루토한테 한 칭찬이 바로 그거지.
나루토는 보루토가 과학닌구 쓴 걸 몰라서 한 칭찬이었지만 일단 그토록 원했던 아빠의 관심을 오래 붙잡아두기 위해 보루토는 과학닌구를 계속 써야만 했음.
극장판도 정말 재밌었지만 시간제약 때문에 빠진 몇몇 서사를 애니에서 앞으로 충당시켜줄 거 같아서 좋아.
보루토의 서사 뿐 아니라 중급닌자시험 2차, 3차 때 편집된 조연 캐릭터들의 활약도 보여줬으면 좋겠고
아예 극장판엔 등장하지 않았던 이와베, 덴키, 스미레 등의 활약도 어떻게 나올지 기대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