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70~80년대에 태어난 톨이다.
벚꽃가지고 일본영향이다 아니다 논란이 많은데 역사의 산증인으로 증언 해 봄.
80년대 초반에도 꽃놀이는 있었어. 그 때는 공원이 많이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주로 시청같은 관공서 마당으로 놀러 많이 갔음.
당시 시대적 배경때문에, 시청같은 곳이 조경을 제일 잘해놨었거든. 지금처럼 자동차가 집집마다 있던 시절도 아니어서 들로 야외로 나가는 것도 회사차원에서 야유회 주최해주지 않는 한 쉬운 일이 아니었음.
그땐 그냥 꽃놀이라고들 했어. 벚꽃놀이라는 말이 없었어(내 기억으로는)
이 때는 벚꽃이 많지 않았어.
개나리 진달래 라일락등이 흔하던 시절임.
벚꽃나무도 종종 심어져 있었지만 흔하진 않았어.
어떻게 아냐면 당시에만 해도 애들끼리 온동네를 돌아다니면서 놀던 시절임.
XX동에서 ㅁㅁ동까지 애들이랑 뛰어다니며 놀던 시절인데 길바닥에 버찌자국 알지? 보도에 버찌 떨어지면 시커멓게 점점이 얼룩지는게 대단지 아파트 주위에서만 거의 보였음.
당시에 드물게 대단지 아파트였던 게 주공아파트임.
주공아파트들은 조경으로 벚꽃나무 심어놓는 경우가 많았음.
산들에 간혹 있던 벚꽃나무 빼고는 보기 힘들었음.
즉 새로 아파트들 지으면서 길 가꾸기 시작할 때 벚꽃나무 조금씩 심음. 새 길 정비할 때 조금씩 가로수로 등장함.
그러다 90년대 중반부터 사람들이 봄에 가던 꽃놀이대신 벚꽃놀이라는 말을 사용함.
이때는 에반게리온 등 일본 애니에 그야말로 열광하던 시절임. 지금처럼 쉽게 볼 수 없어서 더 그랬지만.
이때 일본 애니들 보면서 벚꽃 흩날리는 거 보면 생경했음. 흔하게 볼 수 있는 장면도 아니었고 되게 이국적이었어.
그리고 2000년대 초반쯤까지만 해도 벚꽃이 그렇게 흔하게 막 볼 수 있는 건 아니어서 벚꽃 잘 조성된 곳으로(타지역으로) 가는게 연례행사였음.
이 때는 아 우리 지역에도 좀 벚꽃 많은 곳 있었음 좋겠다 맨날 이렇게 멀리 안가게 이런 생각 많이 했음.
그리고 신카이 마코토 작품 초속 5센티같은 벚꽃이 흩날리는 장면이 매우 아름다운 애니들에서 벚꽃 흩날리는 장면들이 요 때 넷에서 많이 돌았음. 뭐 카드캡처 체리같은 작품도 있고 오나의 여신님이나 뭐 하여간 일본 애니에서 벚꽃 흩날리는 장면은 어찌보면 시그니처잖아. 그때 그런 장면들 캡처 모음같은거 돌면서 아 벚꽃 날리는거 진짜 쩔어 뭐 이런 분위기 형성됨. (물론 넷사세겠지만)
이때 알게 된 놀라운 사실 중에 하나가 '카드 캡처 체리'가 원래는 카드 캡처 '사쿠라'라는 사실이었음.
그리고 싸이같은 데나 넷에서 이런 장면들 돌면서 애들이랑 저런거 본적 있냐 어딜가야 볼 수 있냐 벚꽃이 많으면 진짜 저렇게 꽃비가 내리듯 날리는 거냐 얘기 나누곤 했음.
왜냐하면 현실에서는 거의 못봤으니까.
벚꽃놀이는 차타고 타지역가야 볼 수 있었고 쉽게 갈 수 있는 곳은 가도 벚꽃나무 몇그루 없어서 저렇게 흩날리는 장면은 한번도 못봄.
그러던게 2010년쯤부터는 굳이 멀리까지 가지 않아도 벚꽃을 가로수로 심어놓아서 가까이에서도 벚꽃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많아졌음.
아 이제 몇시간씩 차 밀리면서 타지역 안가도 벚꽃기분 낼만한 곳이 생겼구나 싶어서 좋아했던 기억이 있음.
그리고 벚꽃좀비 송도 나옴.
그리고 이젠 우리 집앞에서도 저런 꽃비 맞을 수 있음. 우와 애니랑 똑같구나 하는 느낌 처음으로 느껴봄.
3줄요약 :
벚꽃나무는 90년대 이후부터 서서히 가로수로 많이 심어지기 시작한게 맞음.
그 전엔 보기 쉽지 않았음.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여기저기서 많이 보임. 확 늘어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