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해외거주
나톨 방금 지하철에서 딤톨하고 있는데 5살? 정도 되는 파란눈 애기가 털실로 짠 꼭대기 뾰족한 엘프모자에 추워서 스키복 같은거 쟁여입고 아빠 손 잡고 들어옴

나이는 잘 모르겠고 어른 무릎 좀 넘는 키에 걷는데 아직 아장거림이 남아있고 발음 좀 새는 나이였어

표정 보니까 찡찡함이 충만해서 시끄러우려나 걱정했지만 티 안내고 폰하는데

아빠가 내 옆옆자리에 애기 앉혀놓고 그 앞에 쭈구려앉는거야

그 와중에 애기 발 대롱대롱 공중에서 물장구쳐서 넘 귀여워서 살짝 쳐다봄

그러고 아빠한테 혼나는데 아빠가 너무 논리적이야

(애가 뭘 안 줘서 삐졌나봄) 이번 주에 하나만 사기로 약속해서 하나 사줬다. 그런데 000도 사달라고 하면 그건 약속한 것과 다르다. 다음 주에 생각해보겠다 이럼

표정이 우리 회사 매니저 연봉협상할 때보다 더 단호함...

그거 듣고 애가 계속 뭐라뭐라 찡얼거리는데 아빠 -.- 이 표정으로 가만히 있음 네고따위 없다..

마지못해 애가 지쳐서 "약속하는거지?" 물어보고 아빠는 약속함

그러고 끝나는 줄 알았는데 애기가 언제 사줄거냐고 물어보면서

애기: 몬타~악?(월요일)
아빠: 아마도 -.-(아빠는 안 귀여워서 독어 안 씀)
애기: 디엔스타~악?(화요일)
아빠: 아마도 -.-
애기: 밋보~옥?(수요일)
아빠: 아마도 -.-

계속 물어봐 금요일까지ㅠㅠ 귀여워 죽는 줄 알았어.. 결국 아빠가 다음주 마트 가는 날 사준다고 함 (마트라는거 보니 먹을 거였나봐)

애기가 빨간 볼살 통통해가지고 눈 똥그랗고 겨울옷 입으니까 눈사람같아서 너무 너무 귀여운데 어떻게 저렇게 단호하고 무표정이 나오는걸까ㅠㅠ 부모가 되면 다 저렇게 되는걸까

어느 나라던 존중하면서 키우는 부모들 있고 당연히 독일에도 이상한 부모 많고 가정폭력 있지만 내가 상상하는 독일인의 어린시절과 일치해서 써봤어!

다른 목격담(?) 쓰자면

1) 유모차 탄 애기한테 자기 얼굴만한 빵 쌩으로 주고 먹임. 쨈 버터 치즈 쥬스 없음. 그냥 물과 빵 -> 빵으로 삼시세끼 떼우고 버터 햄 치즈 넣은 샌드위치와 사과를 거한 한끼로 생각하는 독일인으로 자람

2) 공공장소에서 떠들면 도끼눈 뜨고 겁 줌 -> 맥주를 마시지 않으면 공공장소에서 떠들지 못하는 독일인으로 자람

3) 제 발로 걸어다닐 나이가 되면 어른 말투 씀 -> 애교를 모르는 독일인으로 자람
  • tory_1 2021.02.13 22:56
    애교를 모르는 독일인으로 자란뎈ㅋㅋㅋㅋㅋㅋ 근데 애기 너무 귀엽고 아빠 너무 웃긴데?ㅋㅋㅋㅋㅋㅋ 근데 단호하고 조곤조곤한 좋은 아빠 같아서 좋다
  • W 2021.02.14 09:47
    맞아 애교는 없지만 목소리 높이지 않고 육아하는게 대단하더라!
  • tory_2 2021.02.13 23:06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 귀여워!
  • tory_3 2021.02.13 23:10

    귀엽게 분석하는 토리 귀여워ㅎㅎㅎㅎㅎㅎ

  • tory_4 2021.02.13 23:15
    나도 독일인 친구 몇명있는데 토리분석에 100프로 공감햌ㅋㅋㅋㅋ
    난 약간 극성엄마될거같아서 애를 독립적인 인간으로 키우려면 독일인이랑 결혼하면 발란스가 맞으려나 이생각도 가끔 함ㅋㅋㅋㅋㅋㅋ
  • W 2021.02.14 09:46
    독일아빠 한국엄마 극강의 밸런스일듯ㅋㅋㅋㅋㅋㅋㅋㅋ
  • tory_5 2021.02.13 23:55

    아 상상되서 너무 귀엽고 웃겨. 그렇겠지.. 독일애들한테도 어린시절이 있을텐데 ㅋㅋㅋㅋ

  • tory_6 2021.02.14 00:12
    아빠는 안 귀여워서 독어 안 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tory_7 2021.02.14 00:17
    몬타~악? 음성지원된닼ㅋㅋㅋㅋㅋㅋ아구 귀여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
  • tory_8 2021.02.14 00:30

    앜ㅋㅋ넘 귀엽딬ㅋㅋㅋ

  • tory_9 2021.02.14 01:24
    개귀여워 독일톨 완전 공감됨ㅠㅠㅋㅋㅋㅋㅋㅋ
  • tory_10 2021.02.14 06:34

    상상만 해도 귀여운 걸ㅋㅋㅋㅋ



  • tory_11 2021.02.14 08:49
    글너무웃김 ㅋㅋㅋㄹㅋㅋㅋㅋㅋ
  • W 2021.02.14 09:44
    반응 좋아서 기분 좋다 ㅎㅎ 애기 정말 귀여웠어!

    신나서 썰 하나 더 풀게!

    독일 온지 얼마 안됐을 때 동네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 기다리면서 서있었어

    갑자기 옆에 아주머니가 건조/단호한 목소리로 "여기 계속 있을거야 집에 갈거야?" 물어보는거야.

    이게 독일에서의 첫 스몰톡인가? 너무 떨리는거야. 거기다 독어 알아들은 게 뿌듯하더라고.

    스피킹 실전 연습이다!라는 마음으로 차분하게 머릿속에 문장을 만들고 또박또박 "집에 갈거에요..." 이러니까 아줌마가 휙 쳐다보고 놀래.

    덩달아 놀라서 쳐다보니 딸한테 말하는 거였어... 미취학 아동 너무 작아서 안보였다ㅠㅠ

    그때 처음 깨달았어 독일인들은 애기한테 귀여운 말투 안 쓰는구나...

    아주머니는 갑자기 옆에 동양인 여자가 같이 집에 가겠다고 하니 놀라셨을거야.

    그 황당한 표정이 잊혀지지 않아 아직도 밤에 날 괴롭힌다..
  • tory_13 2021.02.14 09:47

     ㅠㅠ 토리도 귀여워 ㅠㅠ

  • tory_8 2021.02.14 11:42
    앜ㅋㅋ토리 당황했겠다..
    다른 이야기도 더 줘...
  • tory_17 2021.02.14 18:08

    빵터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tory_19 2021.02.15 07:09
    ㅋㅋㅋ미친 공감성 수치 ㅋㅋㅋㅋㅋㅋ아 귀여워
  • tory_23 2021.02.15 23:19
    ㅋㄲ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ㄱ 여기서 터졌네
  • tory_24 2021.02.16 00:09

    ㅋㅋㅋㅋㅋ너무 웃겨 ㅋㅋㅋㅋ

  • tory_28 2021.02.19 18:30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tory_29 2021.02.20 00:15
    개웃갸 ㅋㅋㅋㅋㅋㅋㅋㅋ토리 ㅋㅋㅋㅋㅋ귀여워
  • tory_14 2021.02.14 12:53
    우리회사 매니저 연봉협상할때보다 단호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tory_15 2021.02.14 13:16
    ㅋㅋㅋㅋㅋ너무 귀엽고 웃기다ㅋㅋㅋㅋㅋㅋ
  • tory_16 2021.02.14 14:12

    와 ㅋㅋ 너무 귀엽다

  • tory_18 2021.02.14 20:19

    오! 울 이모부 독일서 태어나서 어린시절 독일서 자라고 나중에 미국 이민온 케이스인데, 독일계 미국인.

    애들 교육시키는거 보면 엄청 엄해서, 나도 덩달아서 힘들어갔었거든.


    마트가서도 뭐 사주곤 하는데 단1개임. 그 이상이면 저 위의 아저씨처럼 말함 ㅋㅋㅋㅋㅋㅋㅋ 하나 손에 있는데 왜지? 분명 하나만 사준다고 약속하지 않았나? 약속 어겨도 되나? 등 마트에서 진지하게 대화함 ㅋㅋㅋㅋㅋㅋ 결국엔 담에 올 때 사자 하고 그러셨는데

    나는 손님이니까 걍 사고싶은거 사라고 하시는데, 저럼 나도 미안해져서 한개만 고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애들이 왜 커즌은 몇개씩 사도 되고 나는 안되냐 막 이러니까 좀 미안했었음 ㅋㅋㅋㅋㅋ

    암튼 마트에서 다른애들 조르는라 막 누워서 울고 있을 때, 울 이모부는 어렸을 때 부터 저런건 통하지 않는다는걸 알려줘서 그런지 애들이 심하게 안 조르더라. 

  • W 2021.02.14 22:16
    맞아 맞아 독일에서 애들 떼쓰면 부모들 싸늘한 무표정으로 망부석처럼 서있더라 ㅋㅋㅋ
  • tory_20 2021.02.15 11:57
    ㅠㅠ 너무해... 심장이 강철로 됐나봐
    애기 글로만 봐도 너무 귀여워서 물고 빨고 옴뇸뇸 하고 싶은데..!!
  • W 2021.02.16 04:47
    나도 그래서 너무 힘들어 귀여운 애기들 볼때마다 쳐다봐도 안되고 담담하게 행인1로 지나가야 함..
  • tory_21 2021.02.15 20:12

    ㅋㅋㅋ 여긴 북유럽인데 주변 친구들 보면 아기 키울 때 말을 알아듣는 나이부터(1~2살)는 동등한 인간으로 대한다는 느낌이 들었어. 혀 짧은 말로 대화를 한다거나 우쭈쭈한다거나 어르고 달래지 않고, 해결해야되는 문제가 있으면 논리적으로 설득시킴. 친구들 아기 만났을 때 한국에서처럼 욤뇸뇸하고 귀여워했다가 애들이나 어른들이 황당한 표정 지었던 적이 한 두번이 아녔어 ㅋㅋㅋ 하지만 그런 아이들은 자라서 비행기에서도 절대 찡찡대지 않음 ㅋㅋㅋ 

  • tory_22 2021.02.15 22:12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1/04/20 21:03:15)
  • tory_24 2021.02.16 00:10

    매니저 연봉협상할 때보다 더 단호하다는게왜케 웃겨 ㅋㅋㅋㅋㅋ

    독일 스테레오타입이 진짜 실제로도 너무 흔하다는것도 신기해

  • tory_4 2021.02.16 02:45
    이러니까 한국와서 애교접하면 절대 이해못하는구나 싶어..ㅋㅋㅋㅋㅋ
  • tory_25 2021.02.16 15:07
    우리 아들 다녔던 유치원 원장님이 독일에서 오래 공부하셨던 분이신데 애들한테 유아어 쓰고 우쭈쭈해주며 응석 받아주는 걸 매우 불편해하셨어 독립성을 길러주라며 5살이면 젓가락질 연습하기 좋은 나이니 에디슨 젓가락을 치우라고 하셨지 ㅋㅋㅋㅋㅋㅋ
  • tory_26 2021.02.17 07:06
    독일식 훈육 마음에 든다..
  • tory_27 2021.02.18 01:41

    우리나라 부모들도 좀 이렇게 가르쳐야되는데....별개로 톨이 해준 얘기 넘 재밌다ㅎㅎ

  • tory_28 2021.02.19 18:31

    토리 글 너무 재밌게 잘 써 ㅋㅋㅋㅋㅋ

  • tory_30 2021.02.20 16:41
    재밌다ㅎㅎ
  • tory_31 2021.03.03 04:43

    내가 상상하는 독일인의 어린시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잘봤어 넘 기엽다ㅋㅋㅋㅋㅋ 상상이 돼

  • tory_32 2022.06.24 14:18
    귀여워 ㅠㅠ
  • tory_33 2022.09.08 00:05

    이성적으로 대처하는 거 배우고 싶다.... 그리고 애기 귀여워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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