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잘 모르겠고 어른 무릎 좀 넘는 키에 걷는데 아직 아장거림이 남아있고 발음 좀 새는 나이였어
표정 보니까 찡찡함이 충만해서 시끄러우려나 걱정했지만 티 안내고 폰하는데
아빠가 내 옆옆자리에 애기 앉혀놓고 그 앞에 쭈구려앉는거야
그 와중에 애기 발 대롱대롱 공중에서 물장구쳐서 넘 귀여워서 살짝 쳐다봄
그러고 아빠한테 혼나는데 아빠가 너무 논리적이야
(애가 뭘 안 줘서 삐졌나봄) 이번 주에 하나만 사기로 약속해서 하나 사줬다. 그런데 000도 사달라고 하면 그건 약속한 것과 다르다. 다음 주에 생각해보겠다 이럼
표정이 우리 회사 매니저 연봉협상할 때보다 더 단호함...
그거 듣고 애가 계속 뭐라뭐라 찡얼거리는데 아빠 -.- 이 표정으로 가만히 있음 네고따위 없다..
마지못해 애가 지쳐서 "약속하는거지?" 물어보고 아빠는 약속함
그러고 끝나는 줄 알았는데 애기가 언제 사줄거냐고 물어보면서
애기: 몬타~악?(월요일)
아빠: 아마도 -.-(아빠는 안 귀여워서 독어 안 씀)
애기: 디엔스타~악?(화요일)
아빠: 아마도 -.-
애기: 밋보~옥?(수요일)
아빠: 아마도 -.-
계속 물어봐 금요일까지ㅠㅠ 귀여워 죽는 줄 알았어.. 결국 아빠가 다음주 마트 가는 날 사준다고 함 (마트라는거 보니 먹을 거였나봐)
애기가 빨간 볼살 통통해가지고 눈 똥그랗고 겨울옷 입으니까 눈사람같아서 너무 너무 귀여운데 어떻게 저렇게 단호하고 무표정이 나오는걸까ㅠㅠ 부모가 되면 다 저렇게 되는걸까
어느 나라던 존중하면서 키우는 부모들 있고 당연히 독일에도 이상한 부모 많고 가정폭력 있지만 내가 상상하는 독일인의 어린시절과 일치해서 써봤어!
다른 목격담(?) 쓰자면
1) 유모차 탄 애기한테 자기 얼굴만한 빵 쌩으로 주고 먹임. 쨈 버터 치즈 쥬스 없음. 그냥 물과 빵 -> 빵으로 삼시세끼 떼우고 버터 햄 치즈 넣은 샌드위치와 사과를 거한 한끼로 생각하는 독일인으로 자람
2) 공공장소에서 떠들면 도끼눈 뜨고 겁 줌 -> 맥주를 마시지 않으면 공공장소에서 떠들지 못하는 독일인으로 자람
3) 제 발로 걸어다닐 나이가 되면 어른 말투 씀 -> 애교를 모르는 독일인으로 자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