딤토나 타싸에 정리된 로오히 일대기(ㅋㅋ) 보다보면 어지간한 사건사고는 다 적혀있는데
내 기준 레전드였던 사건 하나가 늘 빠져있어서 추억 회상 겸 적어봄
사실 이 사건이 늘 빠지는 이유는 알고 있음
앞뒤로 진짜 찐레전드인 사건들만 있어서 묻혔거든
ㅂㅎ 붙인 건 구질구질하게 옛날 일 가지고 왜 그러냐고 할까봐 붙인 거고 보는 건 상관 없음
일명 '결투의 신' 사건
때는 포럼이 아직 살아있던 시절.. 업데이트 노트가 하나 올라옴
거기에는 이런 저런 걱정되는 사안과 함께 한 가지 눈에 띄는 공지가 하나 있었는데
바로 아레나가 주마다 초기화되고 초기화 보상을 따로 줄 거라는 이 공지였음 (이 부분 복선이니까 기억해둬야함)
사람들은 공지가 뜨자마자 걱정하기 시작했는데(사실 다른 내용도 걱정할 게 많았지만 겸사겸사)
이 초기화가 하드리셋, 즉 아예 1000점부터 시작하는 리셋인지 일정 등급에서 다시 시작하는 소프트리셋인지가 적혀있지 않았기 때문이야
그래서 건의 게시판에 여러 번 글이 올라갔는데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당시에 포럼에서 직접 계산을 했을 때
1. 무조건 가장 높은 점수를 벌 수 있는 상대만 골라서
2. 아레나 티켓을 24시간 들어오는 걸 남김 없이 사용(즉 일주일 내내 7시간 미만의 수면 유지)하면서
3. 그걸 또 전부 이긴다고 가정하고
4. 그러는 사이에 한 번도 방어패 당하지 않는다고 가정해도
당시부터 현재까지 그대로인 최고 등급 마3 등급에는 산술적으로 도달이 불가능했거든
어렵게라도 가능한 게 아니라 그냥 단순하게 덧셈곱셈만 해봐도 아예 불가능하다는 게 분명했어
게다가 첫 날에는 다같이 1000점에서 시작하니까 빡겜러들끼리도 아랫구간부터 서로 치고박고 하다보니 상승폭이 더 더딜 게 분명하잖아
근데... 솔직히 사람들은 오픈 첫날부터 사건사고 천지라서 믿을 수 없는 클겜이었어서 지레 겁을 먹고 미리 건의를 올리긴 했어도
설마 하드리셋일 거라고는 생각을 안 했어
건의글 쓰는 사람들한테 설마 게임사가 바보가 아니고서야 그럴 일은 없다고 댓글 다는 사람들도 있었음
왜냐면... 위에 말했다시피 산술적으로 마3 도달이 불가능하니까.
대체 어느 게임에서 빡겜현질해도 도달할 수 없는 등급을 만들어놓고 유저들 앞에 들이대는 장난질을 하겠어?
레이드 보스 잡는 걸 100렙까지 보상은 만들어놨는데 현실적으로 100렙까지는 2각60렙풀스각 20명을 데리고 해도 도달할 수 없을 거 같은 게임이 또 있다면 모를까ㅋㅋㅋㅋ 엌ㅋㅋㅋㅋㅋ
그렇게 문제의 업데이트 당일..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랭커부터 뉴비 유저까지 전부 다 아레나 점수가 1000점으로 떨어져있다는 게 확인돼
사실 이 날 놀랍게도 아레나 리셋에 항의하는 인원은 그렇게 많지 않았음
왜냐면 이 날 업데이트가 굉장했어서 다른 문제 사항들에 할 얘기가 더 많았거든ㅋㅋㅋㅋㅋㅋㅋ
진짜 한 두 가지가 아니었는데, 그 유명한 업데이트 노트에는 효적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합니다? 라고 한 줄 써놓고 고정 효저 수치 날치기로 추가해서 행감 영웅들 너프로 날린 날이 바로 이 날이었어
하지만 일단 다른 문제들에 건의를 다 한 사람들은 아레나에 대해서도 얘기를 꺼내
솔직히 이때 건의글 쓰면서도 어이 없어서 뭐라고 써야할지 모르겠던 사람들도 있었을 거임 일단 나는 그랬음
대체 뭐라고 써야해? 덧셈곱셈만 해봐도 안 되는 게 보이는데 이걸 진짜 하냐? 산수부터 다시 배우고 와라? 건의 게시판에 미리 고려해보라고 건의 다 썼는데 읽지도 않냐? 결투의 신 이런 컨셉질 할 시간에 운영이나 똑바로 해라?
아무튼... 다들 위의 얘기들을 했음
그리고 여기서 윤 디렉터는 한 단계 더 대범한 일을 하는데
바로 리셋 당시에 랭킹에 보이는 등수였던 200등 안에 든 유저들 이름을 영광의 전당 같은 느낌으로 박제해서 공지로 올려줌
정작 200등 안에 들어가있던 유저들은 이런 짓 할 시간에 아레나 문제들(메타가 하나로 고정, 하드리셋 등)을 해결해달라고 말했다지만
고작 이미지 한 장에 이름 박아서 적어주는 걸로 오픈 첫 날부터 한 달 동안 현질빡겜한 유저들에게 영광을 안겨줬다니 이 얼마나 유저친화적인 운영이야?
이후 결국에는
매월 리셋으로 수정되었는데 여기서 아레나 관련으로는 오히려 더 큰 항의가 나오게 돼
왜냐면 저놈의 '결투의 신' 컨셉질을 버리지 못한 게 불구덩이에 기름을 끼얹은 게 된데다가(지금 결투의 신이란 놈이 우리 리셋시키고 있음? 운영자가 하고 있는 거지? 지가 결투의 '신'이라는 거야 뭐야?? 그의 마음을 움직여??)
다들 소프트 리셋을 하라고 말하고 있을 때 해준다는 게 그냥 하드리셋인데 기간만 한 달로 늘려줌으로 퉁치려고 했어서ㅋㅋ
하지만 이것조차도 좀 묻히게 된 게
이 날이 바로 그 유명한 버포메 하향하려다가 사과문 쓰고 철회한 그 날이기 때문이다..
매번 앞뒤로 레전드 사고를 쳐서 상대적으로 약한 몇몇가지 일들은 지금 이게 중요한 게 아니다; 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음
결국 소프트 리셋으로 바꾸는 것도 하아아안참 뒤에 다들 잊어갈 때쯤에나 수정해줬고 기획팀의 산수 능력에 대한 의구심만 키워준 사건이지만
저 공지에 대한 항의로 건진 게 하나 있다면 바로 공지에서 컨셉질 하다가 뒤지게 욕먹는 짓은 그만뒀다는 거ㅋㅋㅋㅋ
그리고 공지들을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시피 원래 초기화시에 100크리스탈이라도 보상을 준다고 했던 게
한 달 단위로 바뀌면서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다는 것도 나름의 복선 반전임
뭐 이제는 잊고 살아도 될 일이긴 한데 나는 이 사건이 이 게임 운영에 정 다 떨군 시작이기도 하고
최근에 저때 취소한 버포메 하향을 다시 한다고 하고
맨날 일 터져서 옛날 일들 다 소환되는데 이건 언급이 거의 없어서 진짜 나만 기억하나? 싶어서 적어봄
ㅋㅋㅋㅋ하도 사고를 많이 쳐서 이건 잊어버리고 있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