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식샤2때 인터뷰인데
쭈욱 읽다보니 왜인지 위로가 되더라구...
저 밑줄친 부분이랑,
인터뷰 마지막 부분이 인상깊어
혹시 나처럼 힘든 토리들 위안받을 수 있길.
⬇️ 인터뷰 원문!
- 평소에 매니시한 스타일을 좋아한다면서요? TV로 봤을 땐 러블리하고 청순한 이미지인 줄 알았어요.
옷장에 여성스러운 옷이 거의 없어요. 스커트를 입는 일도 1년에 한두 번? 평소에는 티셔츠와 청바지에 재킷 정도만 걸쳐요. 요즘 오버사이즈 재킷에 꽂혔어요. 잘 어울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입어요.
- 이성한테 어필하기 위해 여성스러운 룩을 시도해 본 적은 있어요?
20대 초반에는 해봤어요. 그런 옷 입으면 움직임이 편하지 않잖아요. 가서 체하는 거죠, 먹다가.
- 성격도 털털한가 봐요?
보이는 것처럼 여성스럽진 않아요. 일단 쓰는 말투도 “어머, 그랬어요? 저랬어요?” 대신 “그런 거여? 저런 거여?” 이러죠. 스태프 동생들이랑 있을 때는 장난 식으로 “인마” 그러기도 하고요.
- 언니 아니고 형 같네요. 리드하는 타입인가요?
그렇게 안 하면 다들 선택 장애가 있어서. “뭐 먹을래?”만 물어도 한참 걸리거든요. 결국엔 못 참고 제가 결정해요. “그럼 이거 먹자!”라고.
...
- 그래도 여러 사람과 일하다 보면 감정 상하는 경우도 있잖아요.
뭔가 터질 것 같으면 제가 숙이고 넘어가거나 알겠다고 말한 뒤 그 자리를 피해요.
- 누구랑 싸운 적 없어요?
항상 피해요. 누가 화내는 거 싫거든요. 제가 화내는 것도 싫고요.
- 다 싫어하죠. 그래도 자기 고집을 관철시켜야 될 때가 있잖아요.
아, 저는 관철시키지 않아요.
- 왜요?
관철이 되지 않으니까. 다만 속으로 생각해요. ‘나도 네가 싫어(웃음). 하지만 티 내지 않을 거야’ 이렇게. 아니면 일기를 쓰면서 풀죠.
- 방금 좀 무서웠어요.
그래요? 하하하. 만약 몇 번 말했는데도 ‘예스’라는 답이 돌아오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사실 그 자리에서 그 사람을 설득시키기는 힘들다고 생각해요.
- 사람은 안 변한다?
그런 것 같아요.
- 왕년에 걸 그룹 ‘밀크’였잖아요.
거의 13년 전 일이에요. 하하하.
- 연기로 전향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계기가 뭔가요?
밀크로 활동할 때 [사운드 오브 뮤직]이라는 뮤지컬을 했는데, 부족함을 느껴 연기 선생님을 찾아갔어요. 그때 만난 선생님이 진짜 좋아서 일주일에 2번씩 꼬박꼬박 4년을 다녔죠. 그렇게 수업도 듣고 연극도 하고 그러면서 점점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어요.
- 4년 동안이나 다녔다고요?
무명 시절에 그냥 남들 대학교 다니듯이 다닌 거죠. 제 유일한 장점이 대책 없이 성실한 거예요. 아니 성실한 것도 아니고, 그냥 꾸준한 편이에요. 그 자리에 늘 있는 사람(웃음).
- 그러고 보니 작품도 10년 동안 정말 꾸준히 했네요. 지치진 않나요?
그만두려고 했던 적도 많았어요. 부모님이 7~8년 동안 정말 열렬히 반대했거든요. 그런데 솔직히 다른 걸 할 자신이 없었어요. 할 줄 아는 것도 이것밖에 없고. 그래서 그냥 버텼던 것 같아요. 남동생이 지금 취업 준비생인데 한번 물어보더라고요. “누나는 어떻게 그토록 뚝심을 잃지 않았어?”
- 뭐라고 그랬어요?
나는 뚝심을 잃지 않은 게 아니라 그냥 버틴 거라고. “난 그냥 버텼어. 버틴 거밖에 없어. 그런데 결국 버티는 게 이기는 거야. 그러니까 너도 버텨봐, 지금 이 힘든 시간을.”
- 위로가 되었겠네요. 현진 씨는 되게 단단한 사람 같아요. 주변에선 뭐라고 하나요?
독립심이 강한 편이에요. 혼자서 여행 다니고 돌아다니는 걸 잘해요. 친구들이 어쩌면 그렇게 신경 안 쓰고 잘 다니느냐고 묻더라고요.
...
- 평소엔 어떻게 시간을 보내요?
양재천 근처를 산책하거나 장 보러 역삼 이마트에 자주 가요. 동네도 잘 걸어 다니고, 버스도 자주 타고.
- 버스도 타요?
버스 타는 거 되게 좋아해요. 사람들 구경하는 것도 그렇고, 그냥 그 흔들거리는 느낌이 좋아요. 그런 것들을 못 누리면 너무 아깝잖아요.
- 무방비 상태에서 “팬이에요!” 하며 사진을 찍는다든지, 난처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잖아요.
그런 경우도 있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생활을 영위하는 게 더 중요하잖아요. 남 신경 별로 안 써요. 관심은 그냥 잠깐일 뿐이죠. “어, 연예인 아니에요?”라고 하면 저도 “네, 맞아요. 좋은 하루 되세요!” 그러고 지나가면 그뿐이에요. 저도 낯가리는 편인데, 그렇다고 저만의 그 행복한 시간을 뺏기고 싶진 않아요.
- 알면서도 못 누리는 연예인들이 많잖아요. 원래 남의 시선에 잘 구애받지 않는 스타일이에요?
그렇진 않았어요.
- 과거형이네요?
20대 때는 되게 소극적인 사람이었어요. 무서웠어요, 사람들이.
- 누가 나를 싫어할까봐 걱정돼서요?
네. ‘예스 걸’이 되고 싶었고, 착해 보였으면 좋겠고. 그래서 그때는 누굴 만나면 상대방이 너무 무서운 거예요. 불특정 다수가. 지금 생각해 보면 다 나를 도와주려는 사람들이지 해하려는 사람은 거의 없었거든요.
- 나이가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생각이 바뀐 건가요?
나이도 한몫한 것 같고 스스로도 무던히 노력했고요. 이렇게 투쟁하기 시작한 게 한 6년 정도 된 것 같아요.
- ‘투쟁’이라고 표현하네요.
거의 투쟁에 가까웠으니까요. 사실 이게 저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쉽지 않은 문제잖아요. 누구에게나 다 영향을 받으니까요. 저도 그렇고요. 그래도 한 번씩 생각하는 거예요. 나로 있겠다고, 어떤 것에도 휘둘리지 않는 온전한 나 자신으로 있겠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