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식물

https://www.dmitory.com/pet/166383184 글을 보고 댓글 달았던 40톨이야.

공지글을 봤지만 나 정도면 특수한 경우가 아닐까 생각하고 주소 가져왔어. 

혹시 안되면 말해 줘. 빠르게 이전 글 주소 지울게. 원글쓴 톨 고마워~ 덕분에 임보시작하게 되었어^^



현재 나의 상황. 방학을 맞이한 교사. 코로나로 인해 대외활동X. 개학전까지 임보가능.

나는 10살 강아지를 사고로 잃었고, 그 뒤로 17살 강아지의 마지막 1년을 2시간에 한번씩 약을 먹이며 이별할 시간을 벌었던 적이 있어.


현실적으로 가족을 들일 환경이 되지 못해서 은퇴하고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 다시 강아지를 들이겠다고 막연하게 생각만 하던 참이었어.

출근을 하면 아침, 저녁 2회의 산책 외에는 잠자는 시간 말고는 강아지랑 있을 수가 없었으니까.


동물방 글을 보고 인스타에서 '임시보호' '단기임시보호' '임보' '단기임보' 등의 키워드로 검색해서 다시 몇 개의 키워드를 찾고, 그걸 또 유튜브에 검색을 해봐서 그 중 두 곳에 연락을 했어.


임보신청하기 전에 내 기준을 세우는 작업을 했어.

1. 원칙적으로 3월 이전에 임보가 끝날 것(코로나 시국이라 재택을 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출근 전까지만)

2. 경제적으로 부담이 없을 것. 사료값은 댈 수 있으나 병원비나 약값은x.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계속 임보를 하고 싶은데 돈 생각이 나면 지속할 수 없다고 생각했어)

3. 작을 것 (집이 좁아서 크면 힘듦. 지금 집에서 결이(23kg,17년 키움)와는 살 수 없을거야)



단기임보도 최소 3개월은 보호해줘야한다는 건 이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검색하다보니까 여름 겨울에는 피서 피한으로 더 짧은 기간도 임보한다는 걸 봤어. 마침 내가 검색하던 시기가 영하 18도로 미친 추위가 며칠간 계속되고 있었고 한달반의 시간이면 나도 괜찮겠다고 생각해서 연락을 했는데 한 곳은 석 달은 해야한다고 거절당했고 다른 한 곳은 마침 2월 말에 해외입양일정이 있는 친구가 있다고 해서 오늘 왔어.

다시 보호소로 돌아가야하는 친구면 마음이 아파서 그 친구에게 제대로 된 환경도 제공하지 못하면서(혼자 집지키는 삶) 어영부영 돌려보내지 못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있었는데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


이동봉사자님이 파주에서 아이를 데리고 왔는데 정말 깜짝 놀랐어. 넥카라를 하고 있는거야. 뭔가 착오가 있었는지. 아프다는 말은 못들었는데 깜짝 놀랐어. 신청할 때 노견이나 약을 챙겨먹어야 하는 아이를 돌보는 것이 다른 사람들보다 덜 힘들것 같다는 말을 쓰기는 했는데 어제 수술한 강아지가 올거라고는 상상도 못했거든. 곧 해외입양갈 아이가 노견에 수술했을거라고는 생각도 못한거지. 아마 임보가기 전에 건강검진 갔다가 급수술하게 되었던게 아닐까 생각해.


나는 임보하는 것에 문제가 없었지만 아무런 정보 없이 전날 수술한 강아지가 오면 임보를 못할 수 있는 상황이 될 수도 있을테고.. 24시간 함께 있을 수 있고 노견 환견이 오면 더 좋겠다고 나도 당황했거든. 혹시라도 임보를 하게되면 처음에 인터뷰할 때 자세히 물어보자. 근데 안 물어봐도 이건 말해줘야 하는거 아닌가;; 나는 차차 알아가면 된다고 생각해서 몸무게랑 먹는 사료 브랜드만 물어봤거든. 집이 좁아서 너무 큰 강아지는 힘들 것같아서. 이 친구에 대한 정보를 약봉지에 적힌 병원에 전화를 해서 더 많이 들은 거 같아. 


암튼 첨에 집에 와서는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냄새를 맡고 돌아다니더니 잠깐 졸다가 다시 일어나서 냄새를 맡더니 온 집안을 구석구석 핥는거야;;; 아니 내가 너 온다고 활주로 눈치우듯 아침부터 쓸고 닦고를 했는데 뭐 먹을게 있다고 그러냐;;; 덕분에 청소를 두번이나 더 함ㅠㅠ 내일도 이러면 이제 물티슈로 청소는 못하겠지OTL


갑자기 자다가 엄청 헥헥거리는거야. 한 20분은 공던지기 놀이한 거처럼.. 잠자다 말고 헥헥거리는데 이게 안 멈추니까 더럭 겁이 나는거야. 

내가 2시간 간격으로 약 먹였던 우리 결이 결국 보내줬던 건 혈당이 아니라 심장문제였는데 심장상태가 안 좋아지니까 숨을 계속 몰아쉬었거든.. 이게 너무 강아지한테 힘들다고 그래서 보내줬는데 그 때 생각도 나면서 너무 무서웠어. 


그래서 임보도와주시는 스탭분들한테 물어봤는데 아마 긴장도 했고 더워서 그럴 수 있다고 하는거야. 우리집 안 더운데;; 얘가 파주에서 영하의 날씨의 환경에서 지내다 보니까 적응이 안되었나봐. 온도 낮춘다고 창문열고... 지금 보일러 끈 상태야. 근데 그래도 간헐적으로 헥헥거려. 난 좀 추워도 좋으니 계속 안 헥헥거렸으면 좋겠다. 


이 친구가 약간 츤데레끼가 있는거 같아. 시원한데 있으라고 바구니 집을 현관쪽에다가 두었는데 들어가지 않고 헥헥거리면서 내 옆에 깔아놓은 담요에 있더라고. 단기 임보에 집을 사기는 좀 그래서 커다란 바구니에 패딩을 넣어서 집을 만들어 준 뒤로는 계속 바구니 집에 들어가 있었거든. 그냥 사람 옆에 있고 싶었던 거라고 생각하려고ㅋ 얘 옆에 있으려고 바닥에 컴퓨터 하고 있는데 시선이 느껴져서 보면 똘망하게 나를 쳐다보고 있다가 핸드폰을 들면 바로 고개를 돌린다ㅋㅋ 그래서 찍은 사진이 다 뒤통수여~ 잠자는거 찍을려고 해도 귀신같이 알고 깨서는 뒤통수를 보여 줌ㅋㅋㅋ



배변패드를 훌륭하게 잘 사용해서 넘 좋음^^ 한 일주일은 여유갖고 배변훈련 해야지 생각했는데 금방 될 거 같아서 기쁘다


그리고 감정의 변화가 없는 편이야. 보통 강아지들 쓰다듬어주면 꼬리를 흔든다든가 표정이 밝아진다든가 하는 게 있는데 전혀 그런게 안 보이고 머리를 쓰다듬으면 얼음!이 되어버려. 자기가 먼저 다가오기 전까지는 먼저 만지지 않으려고.

또 보통 강아지들 요요요요요요~ 쭈쭈쭈쭈~ 이러면 자기 부르는 줄 알고 오거나 최소한 돌아보기는 하잖아. 그런데 그런게 전혀 없어. 그래서 소리를 못 들을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조그만 소리에도 잠에서 깨는 걸보면 그냥 사람과 교류가 별로 없었던거 같아.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근데 이 녀석 웃긴게 내가 잠깐 나갔다가 왔거든. 침대를 한복판을 차지하고 있었다ㅋㅋㅋ 전기장판 절절 끓는데 헉헉거리면서 왜 올라가있는거야? 그 이후에도 내가 좀 편해졌는지 자꾸 침대위로 올라가려고 하는데 못 올라가게 막음. 목욕을 시켜봐야 할겠지만 피부도 좀 안 좋은지 비듬이 많아서 물수건으로 닦는 정도로는 침대는 ㄴㄴ~ 목욕을 하지 않고는 올라갈 수 없다. 최소 2주는 바닥 생활을 하거라~


자다가 낑낑거리길래 아픈가싶어서 약을 먹임. 한큐에 약을 한방울도 흘리지 않고 먹이고는 역시 난 훌륭해. 2시간 간격으로 약먹였던 짬 어디 안 갔어ㅋㅋㅋ 하면서 혼자 뿌듯해하고ㅋㅋ 감정표현 1도 안하는 강아지 덕분에 내 감정이 풍성해졌다 


 내가 유기견에 좀 편견이 있었나 봐. 뭔가 사료를 둘러싼 치열한 먹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호불호 없이 사료는 아무거나 다 잘 먹을거라고 생각했어. 근데 평소에 먹던 사료브랜드랑 친구에게 얻어온 사료랑 두 개 주니까 귀신처럼 원래 먹던 사료만 먹더라. 킁킁거리고 돌아다니고 뭐 먹으려고 핥고 그런거보면 배 고팠던 거 같은데도 친구네 사료는 안 먹더라고. 닭가슴살 50그람 줬는데 그때서야 표정이 좀 밝아짐. 그리고 이 녀석 웃긴게 내가 싱크대에서 닭가슴살을 가져오니까 내가 딴짓할  때싱크대에 가서 깨금발 뛰더라ㅋㅋㅋ 다 나으면 싱크대에 올라가는 거 아닌가 몰라. 



강아지 들이는데 생각보다 필요한 것들이 많더라고. 사료, 배변패드, 안전문은 필수인 거 같아.

안전문이 설치되어야 임보를 할 수 있는 거 같더라고. 임보하다가 강아지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나봐.

강아지 오기 전에 설치해서 사진찍어 보내달라고 했어. 생각보다 설치하는 게 어려웠어.

집 구조 문제로 현관문에 밖에 설치할 수 없는 것도, 문이 내 힘으로는 닫히지가 않아서 설치가 안되는 것도 힘들었어. 

결국 문을 세로로 세워서 내가 그 위에 올라가서 내 무게로 문을 닫고 케이블타이로 닫힌 문을 고정하고서야 겨우 설치했어. 

얼마나 힘들었냐면 이렇게 하고도 설치가 안되면 울타리 얘기해보고 안된다고 하면 임보는 못하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였어.



임보 시작했다는 글을 쓰다보니 장황해졌는데 암튼 임보 생각해봤으면 한번 쯤 시도해봐도 좋을거 같아. 

겨우 6시간 함께 있었는데도, 꼬리를 흔들지도 손을 핥지도 않는 무뚝뚝한 강아지지만 옆에서 숨소리만 들어도 좋아

핸드폰만 들면 고개를 돌려서 겨우 찍은 정면샷

  • tory_1 2021.01.14 20:44

    노견이라니 임보라도 좋은 집에서 잘 지냈으면 좋겠다.

    톨이 좋은 일한다. 화이팅!

  • tory_2 2021.01.14 22:11
    닭가슴살에 표정 밝아진 게 왜케 귀엽지..
    입양간다니 다행인데 노견에 수술까지 하고 해외 간다니깐 짠하고 걱정도 된다
    강아지가 입양가기 전까지 찐톨이랑 행복한 추억 많이 만들고 가서도 행복했으면 좋겠어
    찐톨 화이팅^^
  • tory_3 2021.01.15 01:15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2/02/22 21:20:31)
  • tory_4 2021.01.15 05:44
    토리 힘내!!! 아가가 잘 지내다 갈 거야~
  • W 2021.01.15 16:08
    사진을 올렸다고 생각했는데 안 올라갔네;;; 매일매일 개인적으로 임보일기를 쓰려고. 어제랑 오늘이 또 달라서 기쁘다. 어제는 꼬리가 내려가 있었는데 오늘은 올라갔고. 내가 잠깐 슈퍼갔다가 오니까 버선발로 마중나오지는 않았지만 집에서  일어서서 꼬리도 흔들었어. 이제 배도 내보이고 발도 뻗고 잔다ㅋㅋ
    딤토에 계속 임보일기 쓰고싶지만 네임화될 것 같아서 나중에 입양보낼때 즈음해서 사진올리는 법 공부해서 한번 더 글 쓸게^^ 응원해준 토리들 고마워~
  • tory_6 2021.01.15 19:07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2/03/10 02:08:58)
  • tory_7 2021.01.15 20:38
    멋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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