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정원
그 동안 눈비포랑 무료이용권으로 차곡차곡 모으기만 하고 완결나면 보려고 묵혀두고 있었거든.... 근데 요즘 읽을 게 없어서 모아둔 연재분 정주행했는데, 와........... 나 왜 그동안 묵혀두기만 했지? 이렇게 재밌는데! 그래서 일단 지금 읽은 128화까지 리뷰를 쪄보기로 했어... 근데 이 소설 특성상 스포일러가 매우 많아서 스포 안 밟고 싶은 토리들은 뒤로가기를 누르는 걸 추천해ㅠㅠ



1. 장르 : 서양풍 로맨스 판타지 소설. 창을 든 기사가 나오는 중세 판타지야. 그래서 수은을 강장제(;;)로 쓰는 흠좀무한 상황도 나옴... 서간체라서 기본적으로 여주인공 1인칭 시점인데 과거회상 나오거나 할 때는 전지적 작가 시점이 될 때도 있음. 난 알못이라 잘 모르는데 다른 마귀 글 읽어보니까 다른 토리들은 서간체라던지 그 시대상을 굉장히 잘 고증한 작품이라고 하더라구...



2. 줄거리 : 열두 살 때 처음 시집가자마자 초야를 치른 남편이 끔찍하게 찢겨 죽은 사체로 발견되어 친정에 돌아온 이네트는 성 안의 탑에 반쯤 유폐되다시피 해서 살아가는 상태이다. 그러던 어느 날, 새로운 혼처가 잡혔는데 이번 남편은 아내를 무참히 죽였다는 괴팍한 노인이었다. 두려움에 질린 이네트는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석관을 뜯어 마귀를 불러내 그 노인에게 시집가지 않게 해달라는 소원을 빈다. 그리고 그녀의 쌍둥이 남동생 요한이 발작하기 시작하는데...... (아마 여기까지가 무료분 줄거리일거야)



3. 맘에 드는 문장 발췌


(1) 남주의 변신(무료분)


사냥을 앞둔 짐승은 말이 없는 법입니다. 진작부터 혼비백산했던 손끝이 덜덜 경련하기 시작했지만, 혹시 자극될까 싶어 함부로 움직이지도 못했습니다. 나는 다만 조용히 몸을 틀었고, 문고리를 잡았고, 천천히, 돌려, 문을 열었습니다.


복도의 조명이 내실을 자르고 들어왔을 때, 나는 빛 속에서 더욱 검게 드러난 요한과 눈이 마주쳤습니다. 흰자위도 없이 은색으로 꽉 채워진 눈동자는 가늘게 찢어진 동공까지도 진정 사람의 모양이 아니었습니다. 요한과 닮은 얼굴로, 예외를 두지 않는 야성처럼 나를 쫓아 턱을 기울이던 그것의 눈은, 용.


그러니 그것은 마귀였습니다. 어딜 어떻게 보나 외가에서 전해 내려오는 마귀가 분명했습니다.


요한은, 거기에 없었습니다.


마귀 4화 | 비첸치 저



(2) 남주의 집착


요한은 전에 없이 냉랭한 목소리로 뱉어 내듯 말했습니다. 어깨가 빠질 것 같았습니다. 그의 손아귀에 잡힌 피부에 온통 멍이 들 것 같았습니다. 나는 창가로 끌려가며 몸부림을 쳤습니다.


“아, 파. 아파!”


나는 거의 울 지경이 되어 사정했습니다. 요한은 그런 나를 거들떠보지도 않았습니다. 그가 차갑게 대꾸했습니다.


“…너무 늦었어. 네 기분 일일이 살펴 주길 바라지 마.”


“그만….”


“너, 일생 불행하더라도….”


“요한!”


“내 곁에서 불행해.”


잔인한 각오 같았습니다.


마귀 41화 | 비첸치 저



(3) 남주의 애틋한 짝사랑


요하네스가 먼저였다. 그는 누이의 허리를 끌어안고서 가만히 속삭였다. 내 눈엔… 네가 가장 예쁘다고. 나는 네가 예뻐 죽겠다고….


그는 새삼스러운 고백을 누이의 자그마한 귀에 몇 번이나, 몇 번이나, 흘려 넣었다. 말투는 부드럽고 차분했다. 눈꺼풀은 긴 곡선을 그리며 반쯤 가라앉아 있었다. 아이가 아니라 소년이나 청년이래도 믿길 어조였고, 동시에 그녀의 형제가 아니라 연인이래도 믿길 분위기였다.


진심이니? 하고 누이가 묻기에, 진심이지, 하고 그는 온 진정을 끌어모아 답했다. 누이의 백금색 귀밑머리가 제 입술에 근처에서 흔들리는 감촉이 좋았다.


그는 자신이 두른 묘한 기운은 미처 깨닫지 못한 채 다만 몇 번 더 새겨 넣듯 누이에게 속삭였다. 부디 너는 알아야 해, 아까 같은 장난은 반드시 나에게만 쳐야 해, 네가 날 외면해 버리면 내가 다른 누굴 볼 수나 있겠니… 하고.


“나는 네 거라면서.”


그는 누이의 귓가에 입김으로 못 박았다.


마귀 123화 | 비첸치 저







(스포 안 밟을 토리들은 여기까지만...)








4. 호 포인트 : 내 기준 호 포인트고 남들이 보기엔 읭?스러울 수 있음.


(1) 문체가 고전적이라서 되게 옛날 기사도 문학 읽는 거 같은 느낌이었어. 주인공들이 귀족이라서 그런지 욕설이나 비속어도 거의 안 나오고, 되게 고풍스러운 말투에다가 잘 쓰이지 않는 표현도 나와서 신기하더라ㅎㅎ 니벨룽겐의 노래 읽는 기분이었음ㅋㅋ 그리고 난 키다리아저씨 좋아하는데 서간체는 제한된 서술로 인물들의 행동과 감정을 유추할 수 있는 재미가 있잖아? 이 소설은 서간체의 묘미를 잘 살린 거 같아ㅎㅎ 다만 서간체이기도 하고 이런 고풍스런 문체 오글거린다 하는 토리들에겐 호 포인트가 아니라 진입장벽일거야.


(2) 남주인공의 사랑이 매우 절절하다! 난 여주인공보다 남주인공이 더 사랑하는 작품을 좋아하는데, 마귀도 그래서 너무너무 좋았어. 남주인공이 다른 여자를 사랑했다던가 다른 여자랑 썸씽이 있었다던가 이런 거 절대 없음. 아직까지는 이네트 Only 트루럽이 분명해. 그리고 이건 남주 동생이 하는 추측인데 실례지만 형님은 그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직 동정일거라고 함... ㅎㅎ 나도 지금까지 전개만 보면 남주가 워낙 여주바라기라서 그랬을 거라고 생각해. 일단 다 차치하고 확실한 건 여주인공이 감정적 갑이야.


(3) 주변 인물들도 입체적이야. 행동 동기라던가 사건의 진상 같은 걸 밝히면서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잘 알게 된다는 점에서 잘 쓴 스릴러라고 생각해. 여주인공이 친정에 돌아온 이후로 탑에 반쯤 유폐되다시피 해서 그런지 제한적인 서술을 보여줘. 사실 독자 입장에서는 이네트가 딱히 바보라고 느껴지진 않는데 워낙 주변인물들이 "너는 규방에만 있었으니 아무것도 몰라~" 라고 강조해서..... 그리고 사실 다른 인물들 시점에서 비하인드 스토리 풀어주는 구간이 있는데 그 부분들 보면 이네트 시점으로만 서술된 사건의 반전이 드러남. 아, 그렇다고 이네트가 하하버스라는 건 아님......


(4) 여주인공과 남주인공의 텐션 or 케미가 좋음. 리디 유연분은 19금 딱지가 없는 전연령가야... 그런데 꽤 텐션이 좋더라ㅎㅎ ㅈㅇㄹ 노블에서는 더 쩔었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난 리디에서 본 게 처음이라ㅠㅠ 그래도 내 기준 충분했어ㅎㅎ



5. 불호포인트 : 아마도 보편적일 불호포인트...


(1) 일부러 키워드를 안 뽑은 이유가 ㄱㅊ 요소가 있어서 그랬어. 다만 이것도 반전이 있긴 함...... 그래서 키워드를 쓸지, 안 쓰고 스킵할지 고민하다가 그냥 리뷰에서 키워드 자체를 아예 빼버렸어. 초반부 텐션을 끌어올리는 공은 저 키워드가 다 했다...ㅋㅋ


(2) 사람이 꽤 잘, 자주 죽음. 그래서 살육 묘사가 많이 나오는데 이런 거 못 보는 토리들에게는 비추... 고어까진 아닌데 적나라하고 가감없이 서술되어서 난 좀 소름돋았어. 특히 중간중간 죽은 사람들 묘사라던가 나오는데 밥먹다 읽으면 식욕 뚝 떨어질 거 같음.


(3) 여주인공과 남주인공의 삽질이 심함. 서로 좋아하는데 말도 못하고 끙끙 앓는 귀여운 수준이 아니라, 서로 못 믿어서 애증어린 집착을 보임. 여주인공은 남주인공을 떠보려고 다른 남자를 끌어들이기도 하고, 남주인공도 여주인공에게 집착하는데 주변인들이 보기엔 순진한 여주인공을 남주인공이 가스라이팅하는 걸로 비춰짐... 이런 부분이 불편한 토리들에게는 비추.


(4) 서술이 불친절한 편이야... 이건 사실 보편적인 불호포인트는 아니고 내가 최근편 보면서 느낀 건데, 여주인공이 미쳐서 그런지 모순된 감정이나 모순된 서술이 좀 나오더라구... 등장인물 중에 제정신인 인물이 거의 없어서 약간 감정선이 널뛰는 거 같았어. 근데 애증물이라서 커버할 수 있는 모순점이야.



으아... 생각보다 오래 걸렸네ㅜ 요한 내 인생 남주야ㅠㅠ 이네트도 좋지만 역시 이 작품은 요한이 최고임! 토리들도 마귀 봐ㅠㅠ 요즘 무료이용권 매일 한장씩 뿌리니까 좋으당ㅎㅎ
  • tory_1 2018.03.29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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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 2018.03.29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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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3 2018.03.29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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