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자정(自淨) 기능.

말 그대로 어떤 물질이나 조직이 스스로 정화됨을 뜻하는 말입니다.



굳이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을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우리 나라 부동산 시장도 나름의 자정 기능이 있었습니다.



풀리는 돈과 늘어나는 소득 등으로 일정한 인플레이션을 기록하면서 부동산 시장 역시 장기적인 우상향 추세 속에서도 나름의 등락을 거듭해왔습니다.



그런데 작금의 시장에 대한 과도한 개입은 이러한 시장의 자정 기능을 훼손하기를 넘어서 상실시키는 지경까지 가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몇 가지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① 최장 5년 연속 상승의 법칙 붕괴



존경하는 홍춘욱 박사님께서 수년전 말씀하시기를 우리 나라 주택 인허가 실적 및 주택 가격 상승률의 관계가 매우 밀접하여 주택 가격이 상승하면 곧바로 인허가 실적이 늘어나서 이것이 짧게는 2년, 길게는 5년 이내에 입주로 이어지면서 점차 주택 시장을 누른다고 하셨습니다.



실제 이런 이유 때문에 1986년부터 2013년까지 서울 아파트 시장은 상승장 최장 기간이 5년이었으며 6년 연속 상승한 적은 없었습니다. 따라서 서울 아파트 시장이 2014년부터 상승하였다는 점을 감안하여 상승 6년째에 해당되는 2019년은 조정장이 될 것이라는 것이 과거 제 의견이었습니다.



실제로도 상승 6년째에 해당하는 2019년은 2018년 12월 31일 입주를 개시한 헬리오시티까지 포함할 경우 5만호 이상이 입주하여 2008년(5만 3,929호) 이래 11년 만에 최대 물량이 들이닥치는 해였으며 2020년도 5만여호가 입주하여 연달아 만만치 않은 물량이 몰리는 해였습니다.



홍춘욱 박사님 말씀대로 상승 5년차를 넘어가면 상승 기간 동안 누적된 인허가 물량이 일제히 입주로 이어지면서 물량 압박으로 다가온다는게 사실로 입증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상승 5년차를 지나 상승 피로감이 누적되온 차에 맞이한 입주 물량 급증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매매가에 큰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여 시장을 하락 전환시켰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서울 아파트 시장은 2019~20년 과물량 공급 구간을 뚫고 사상 최장인 7년 연속 상승장을 달리고 있습니다.



상승 피로감과 물량 부담을 무색케 하는 최장 기간 상승장의 배경을 들자면 첫째는 저금리, 둘째는 규제의 부작용을 들 수 있습니다.



저금리로 인해 저렴해진 주택 구입 조달 비용은 정부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규제의 부작용은 다릅니다.



2018년 4월 이후 다주택자 양도세를 중과시키면서 발생한 매물 잠김 현상이 대표적입니다. 다주택자들에 대한 집중적인 규제로 똘똘한 한 채 트렌드가 강화되어 서울의 상승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실제 2018년 서울의 다주택자는 감소했으나 집값은 폭등했습니다)



게다가 HUG를 내세운 분양가 관리에 이어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하고 과도한 정비사업 개입에 따른 갈등 지속으로 이미 관리처분인가를 마친 단지들마저 차일피일 분양과 입주가 지연됨으로써 2021~22년에도 지속될 수 있었던 물량 부담을 2023~24년으로 미뤄버렸습니다.



"그냥 내버려뒀더라면"

2019~20년 과물량 공급 구간을 이렇게 쉽게 돌파할 수 있었을까요. 2021~22년에도 지속적으로 입주 물량이 몰려 시장 참여자들이 버티지 못했을 겁니다. 과도한 개입은 2021~22년 입주 물량마저 급감시킴으로써 시장에 버틸 힘을 제공한 꼴이 되었습니다.



매매가 상승 → 인허가 증가 → 공급 증가 → 매매가 하락의 사이클이 붕괴된 것입니다. 과도한 개입으로 인해 시장의 자정 기능이 상실된 첫번째 사례입니다.





② 전세가율 반등



전세가율 추이도 중요한 관찰 대상입니다. 전세가율이 오르고 있다면 매매가의 버블이 작아지고 있고 전세가율이 내리고 있다면 매매가의 버블이 커지고 있다고 보는 견해에 대해 큰 이견은 없으시리라 보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상승장에서 전세가율이 계속 내려간다면 상승장의 끝을 향해가고 있고 하락장에서 전세가율이 계속 올라간다면 하락장의 끝을 향해가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현재 상승장 속에서 전세가율이 반등하고 있는 이채로운 모습이 나오고 있습니다. 2016년 6월 75.1%를 찍고 줄곧 하락세를 면치 못하던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이 2020년 8월을 저점으로 반등을 시작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부풀어오르던 버블이 다시 축소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버블이 터져야 정부에서 원하는(?) 본격적인 매매가 하락이 시작될텐데 시장은 그 바램과는 다르게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역시 과도한 개입이 초래한 규제의 부작용 탓입니다.



장기보유특별공제 요건 실거주 기간 삽입 및 임대차3법 전격 시행으로 집주인의 서울 회귀 현상이 초래되어 전세 매물이 감소했고 분양가 상한제 시행에 따른 청약 대기 수요 급증으로 전세 수요는 증가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마주하게 되는 2021~22년 입주 물량 급감은 더욱 가파른 전세가율의 반등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그냥 내버려뒀더라면"

이렇게 전세 매물이 귀하고 전세 수요가 많았을까요. 분양가 갈등으로 당초 2021~22년 입주 예정 단지는 2023년, 그리고 2024년으로 밀려가고 있습니다. 전세가율을 언제 어디까지 반등시키려고 저러시는지.



전세가율의 상승은 매매가의 하방경직성 강화도 의미합니다.

집값. 떨어뜨리기 싫으신 거였나요.





③ 미래 폭발 잠재력 확대



과도한 개입에 따른 시장의 자정 기능 상실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이것일 수도 있습니다.



故 박원순 서울시장은 2012년 1월 뉴타운 재개발 수습방안 발표 이후 서울 정비사업 구역 683곳 중 393곳을 해제시켰습니다. 이로 인한 주택 공급량 감소 추정치는 25만호에 이릅니다.



게다가 각종 재건축ㆍ재개발 규제로 인해 서울 아파트 인허가는 급감하고 있습니다. (2018년 3만 2,848호 → 2019년 3만 6,220호 → 2020년 1~9월 1만 7,056호)



이런 상황에서 많이 쉬쉬하고 있는 것이 2030년경이 되면 서울 아파트 절반 가량이 입주한지 30년을 넘어간다는 사실입니다. 즉, 서울 아파트 절반 가량이 재건축 연한에 다다른다는 것이죠.



그렇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지금은 재건축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쪽수가 소수라 무시할 수 있었지만 2030년이 되면 재건축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쪽수가 많아져서 정부도 서울시도 이 요구를 무시할 수 없게 됩니다. 대규모 멸실이 시작될 거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냥 내버려뒀더라면"

정비사업 구역에서 해제된 393곳이 순차적으로 입주로 이어져 서울에 막대한 물량 부담을 줬을 겁니다. 2014년부터 지속된 상승기로 인허가 물량 역시 크게 늘어났다면 2020년대 중반 이후 찾아올 공급 절벽은 피할 수 있었을 겁니다.



정비사업에서 해제시키고 초과이익 환수제로 틀어막고 긴 시간 동안 규제로 누르고 누를 수록 훗날 다가올 후폭풍은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마치 제때제때 압력을 빼놓지 않아 폭발 가능성을 드높이고 있는 압력밥솥과 같다고 할까요.



과도한 개입에 따른 문제점의 최정점은 바로 이것. "언젠가 시작될 대규모 재건축에 따른 대규모 멸실의 현실화" 입니다. 3기 신도시요? 마침 1기 신도시도 줄줄이 재건축 연한에 다다르네요.



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주택이 "매우" 모자를 시기가 10년후 다시 옵니다. 어떻게 보면 그때가 부동산으로 큰 수익을 낼 마지막 시기가 될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부동산자정기능#자정기능상실#5년연속상승법칙붕괴#전세가율반등#미래공급부족#samtoshi#삼토시



출처 :https://m.blog.naver.com/kedkorea/222170746037
  • tory_1 2020.12.14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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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3 2020.12.14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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