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글 아님, 정치 토론 글 아님
논란 유도 글 아님)
일단 난 행복주택+국민임대에 산지 내년에 5년차 되는 사람인데.
임대주택에 대해 이야기가 많아 글 써봐.
질 좋은 임대주택.. 좋은 말이지.
그럼 누가 살까?
행복주택은 사회초년생 6년까지 살 수 있고
국민임대는 오래 살 수 있는데 재산(총 자산 2억~3억 이하) 기준과 소득(도시근로자 월평균소득기준 70%)에 맞아야해.
그래서 국민임대 1인기준 소득기준이 얼마냐? 세전 185만원 선이야.
(연봉으로 치면 2200 정도 되네)
초과되면? 2년 더 살고 퇴거야.
2인가구(주로 신혼부부)? 세전 월 306만원 선이고.
(2020년 1인가구 중위소득이 264만원 선이라는데)
웬만한 직장인은 커트된다고 생각해. (아닐 수도 있지만)
그럼 몇 년이라도 살 만큼 질 좋냐?
내가 산 곳에선 사회 초년생 방 면적이 전용면적 21제곱 미터, 26제곱 미터
신혼부부 36제곱 미터야, 다인 가구를 위해 44~46제곱 미터(13평 정도고 4인 가족 살기도 함)도 있다는 것 같음.
즉 아주 넉넉한 공간은 아니야-살 수는 있다지만-
중저 소득자들이 다소간 시드머니를 모을 수 있는 인큐베이터 같은 곳이긴 해.
근데 그들도 임금이 상승하거나 재산이 쌓이거나 집이 좁다고 느껴서 나오려고 할 때
집값의 현실을 만나게 되겠지(물론 수도권이 더욱 심함, 아닌 지역도 있음)
근데 지금 불붙은 집들의 수요자들은 이들보다는 상대적으로 고소득인 사람이 많지.
그러니 타깃 자체가 일단 다르고
들어가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사람들이 많은데
질 좋은 임대주택 운운하는 건 의미가 없는 거지.
물론 이런 주택이 소득에 따른 주거 격차를 줄이니 당연히 좋은 정책이라고 할 수 있지만
불붙은 부동산 시장의 대책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보단 해당 지역 임대 수요를 잡아먹고 어느정도 거주 퀄리티를 보장한다는 데 의의만 있는 거지.
그러니까 어떻게든 집값 상승을 잡는 혹은 완화시키는 데서 답을 찾아야지
더 많은 임대주택의 공급? 그게 답이 될까?
사람들이 원하는 건 주거의 안정인데 그 안정은 이사 갈 가능성도 없을 만큼의 안정인데
기준에 따라 퇴거가 가능한 임대주택은 결국 미봉책일 뿐인데
이게 답이 될까?
근데 여기서 더 문제적인 건
안정된 정주여건을 원하는 사람이 임대주택은 답이 아니라고 하면
'임대 혐오'라고 하며 '혐오자'들의 자본주의적 욕망을 비난하던데
사람들의 소유 욕망을 못 읽는 것 같아.
물론 임대 혐오하는 사람들도 있지.
하지만 임대에 들어가서 나오는 순간 지각비를 내야 되는 상황은 왜 고려하지 않는 걸까?
거의 모든 사람이 부동산 전문가가 되어버린 듯한 이 상황에서
왜 어떤 문제의식도 못 느끼는 걸까?
지금 부동산의 문제는 실존의 문제고,
단순히 몇 년 싸게 살 공간을 마련하는 문제가 아닌데
어쩌면 인생의 중요한 순간이 될 수도 있는 건데
임대 안 나쁜데? 하는 건 치명적인 오독 같아.
임대 안 나쁘고 누구나 들어가 살 수 있으면 좋고
오래 살 수 있다면 더 좋고, 돈도 세이브되고 다 좋지만
지금은 그럴 수가 없고 그러기 힘든 시점이라는 걸 모르는 걸까 모르는 척하는 걸까?
아니면 빌라가면 된다?
미안하지만 이미 많은 사람이 갔고 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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