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나라는 한국에 비해 월세가 아주 흔해
우리 부부는 물려받은 돈 제로의 대학원생/사회초년생이었기 때문에 이게 감지덕지였어.
그리고 임대의 장점이 많이 보였고 또 매우 흔했기 때문에 여기 산다면 평생 임대 살 수도 있다고 생각했음. 그러나 결국 형편이 허락한다면 자가를 사야 할 이유가 생기더라.
임대가 결과적으로 우리한테 사다리가 되어준 건 맞아 (물론 부동산 시장이 비교적 안정적이고 ltv 가 80 이상이었던 덕분).
***
장점들:
위치가 좋았어. 원래 외곽에 있던 저렴한 임대주택인데 수십년간 도시가 계속 커지니까 얼결에 나름 도심 돼서ㅎ 교통도 좋았어.
저렴한 월세와 보증금 (약 3개월치 월세). 민간사업자가 지원금 받아서 공공임대 비슷하게 운영하는 거라 임대료도 싸고 한 번 들어가면 퍼센티지 제한있어서 함부로 못 올려. 그래서 들어가려면 짧게는 반년 길게는 2년까지도 기다려야 돼. 위치 좋으면 더 길게도 기다린다더라. 대신 한 번 들어가면 평생 살 수도 있음.
사이즈도 무난. 우리가 살았던 곳은 평수로 84제곱미터니까 아마 20평대? 사이즈도 둘이 살기 무리없고 애 하나까지도 키우려면 키웠을거같음.
평생 계획 가능. 여긴 아파트였지만 당시 이름 올릴 수 있는 임대 옵션에는 정원 딸린 단독주택들도 꽤 있었어. 자기가 임대하는 조합 소유 집이면 이름 올려두고 기다릴 때 거주기간에 따라 가산점이 붙기 땜에 원하는 집이 있는 조합의 비인기 집에 일부러 들어가서 살기도 해. 이렇게 해도 대기 시간은 매우 길다더라 (10년 이상).
이런 임대가 특히 도심이나 도심 가까운 곳에 꽤 흔했어. 우리는 저 아파트에 일단 들어가서 살면서 싱글하우스에 대기 걸어놓고 자리 나면 옮겨서 평생 저렴하게 임대 살아도 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 특히 주택 살면 자잘하게 손볼것도 많고 돈 들어갈 일 많은데 임대면 그런 리스크가 없잖아. 싱글하우스 기준 월세가 비슷한 스펙 자가일 경우 대출원금및이자 의 절반도 안 된다...고 생각했거든.
***
그러나 둘 다 돈을 벌고 가족계획을 생각하기 시작하면서 1년만에 나왔어. 왜?:
주거의 질. 건물이 좀 날림이었어. 애초에 좀 싸게 지은 건물이라 그런 건지 층간 벽간 소음이 심했어. 이 건물이 유난히 그랬던 거 같아. 유지보수를 안 하는 것도 아니고 사람 들고 나갈 때마다 엄청 꼼꼼하게 검수하고 (보증금 떼어가고 ㅎㅎ) 새 사람 들어올때 바닥이랑 페인트칠 다 해주고 부엌이나 외벽같은 것도 꾸준히 업데이트하는데 그래도 비교가 되긴 돼. 저렴하게 사는 거니 어쩔수 없는 부분이지만 다른 건 감안하더라도 소음문제가 너무 심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
수지타산 안 맞음. 월세를 주거 해결 플러스 집 관리나 집값 폭락 등의 리스크를 피하는 비용으로 생각했는데 그것만으로는 월세가 저렴해봤자 여전히 비싸단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 그렇게 몇십년 살아도 뒤에 남는 게 하나 없고 무엇보다 자산이 늘 방법이 전혀 없다는 게. 우리가 임금 받을 기간은 정해져있는데 저축과 연금만 믿기에는 현금 가치는 계속 떨어지고 있으니까. 장기적으로는 손해겠더라.
2008년에 여기도 부동산 대폭락장이 한 번 있었고 피 본 사람들 많지만 자기가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구입한 실거주인 대다수는 불평 쪼금 하곤 신경 안 쓰는 걸 옆에서 봤거든. 어차피 다같이 출렁이는 거라 다같이 버티고 갈아타고 다 하더라고 (물론 그때 꼭대기였다고 해도 지금 서울처럼 상승폭이 극단적이지 않았고 그조차도 꼭대기 회복하는데 십년 걸림 주의).
주변환경이랑 동네 학군 이런 건 뭐 당연한거니까 패스할게. 부부끼리만 살 땐 상관 없었는데 가족계획 얘기하면서 생각 안 할 수 없었어. 당장 월세가 얼마고 대출 이자가 얼마고 이런 것보다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미래의 자녀들에게 가장 나은 선택을 하고 싶었음.
***
소시민 입장에서 정책 입안자들이 우선 목표로 삼아줬으면 하는 건 다들 형편껏 자기 집에 살 수 있는 사회지 평생 임대에서 살아도 괜찮은 사회는 아닌거같아.
그 점을 잘 알고 커뮤니케이션해줬음 좋겠다는 생각이야...
우리 부부는 물려받은 돈 제로의 대학원생/사회초년생이었기 때문에 이게 감지덕지였어.
그리고 임대의 장점이 많이 보였고 또 매우 흔했기 때문에 여기 산다면 평생 임대 살 수도 있다고 생각했음. 그러나 결국 형편이 허락한다면 자가를 사야 할 이유가 생기더라.
임대가 결과적으로 우리한테 사다리가 되어준 건 맞아 (물론 부동산 시장이 비교적 안정적이고 ltv 가 80 이상이었던 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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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들:
위치가 좋았어. 원래 외곽에 있던 저렴한 임대주택인데 수십년간 도시가 계속 커지니까 얼결에 나름 도심 돼서ㅎ 교통도 좋았어.
저렴한 월세와 보증금 (약 3개월치 월세). 민간사업자가 지원금 받아서 공공임대 비슷하게 운영하는 거라 임대료도 싸고 한 번 들어가면 퍼센티지 제한있어서 함부로 못 올려. 그래서 들어가려면 짧게는 반년 길게는 2년까지도 기다려야 돼. 위치 좋으면 더 길게도 기다린다더라. 대신 한 번 들어가면 평생 살 수도 있음.
사이즈도 무난. 우리가 살았던 곳은 평수로 84제곱미터니까 아마 20평대? 사이즈도 둘이 살기 무리없고 애 하나까지도 키우려면 키웠을거같음.
평생 계획 가능. 여긴 아파트였지만 당시 이름 올릴 수 있는 임대 옵션에는 정원 딸린 단독주택들도 꽤 있었어. 자기가 임대하는 조합 소유 집이면 이름 올려두고 기다릴 때 거주기간에 따라 가산점이 붙기 땜에 원하는 집이 있는 조합의 비인기 집에 일부러 들어가서 살기도 해. 이렇게 해도 대기 시간은 매우 길다더라 (10년 이상).
이런 임대가 특히 도심이나 도심 가까운 곳에 꽤 흔했어. 우리는 저 아파트에 일단 들어가서 살면서 싱글하우스에 대기 걸어놓고 자리 나면 옮겨서 평생 저렴하게 임대 살아도 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 특히 주택 살면 자잘하게 손볼것도 많고 돈 들어갈 일 많은데 임대면 그런 리스크가 없잖아. 싱글하우스 기준 월세가 비슷한 스펙 자가일 경우 대출원금및이자 의 절반도 안 된다...고 생각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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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둘 다 돈을 벌고 가족계획을 생각하기 시작하면서 1년만에 나왔어. 왜?:
주거의 질. 건물이 좀 날림이었어. 애초에 좀 싸게 지은 건물이라 그런 건지 층간 벽간 소음이 심했어. 이 건물이 유난히 그랬던 거 같아. 유지보수를 안 하는 것도 아니고 사람 들고 나갈 때마다 엄청 꼼꼼하게 검수하고 (보증금 떼어가고 ㅎㅎ) 새 사람 들어올때 바닥이랑 페인트칠 다 해주고 부엌이나 외벽같은 것도 꾸준히 업데이트하는데 그래도 비교가 되긴 돼. 저렴하게 사는 거니 어쩔수 없는 부분이지만 다른 건 감안하더라도 소음문제가 너무 심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
수지타산 안 맞음. 월세를 주거 해결 플러스 집 관리나 집값 폭락 등의 리스크를 피하는 비용으로 생각했는데 그것만으로는 월세가 저렴해봤자 여전히 비싸단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 그렇게 몇십년 살아도 뒤에 남는 게 하나 없고 무엇보다 자산이 늘 방법이 전혀 없다는 게. 우리가 임금 받을 기간은 정해져있는데 저축과 연금만 믿기에는 현금 가치는 계속 떨어지고 있으니까. 장기적으로는 손해겠더라.
2008년에 여기도 부동산 대폭락장이 한 번 있었고 피 본 사람들 많지만 자기가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구입한 실거주인 대다수는 불평 쪼금 하곤 신경 안 쓰는 걸 옆에서 봤거든. 어차피 다같이 출렁이는 거라 다같이 버티고 갈아타고 다 하더라고 (물론 그때 꼭대기였다고 해도 지금 서울처럼 상승폭이 극단적이지 않았고 그조차도 꼭대기 회복하는데 십년 걸림 주의).
주변환경이랑 동네 학군 이런 건 뭐 당연한거니까 패스할게. 부부끼리만 살 땐 상관 없었는데 가족계획 얘기하면서 생각 안 할 수 없었어. 당장 월세가 얼마고 대출 이자가 얼마고 이런 것보다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미래의 자녀들에게 가장 나은 선택을 하고 싶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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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민 입장에서 정책 입안자들이 우선 목표로 삼아줬으면 하는 건 다들 형편껏 자기 집에 살 수 있는 사회지 평생 임대에서 살아도 괜찮은 사회는 아닌거같아.
그 점을 잘 알고 커뮤니케이션해줬음 좋겠다는 생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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