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일본 집 글 보고 언제 꼭 써야지 생각만 했던 미국에서 집 산 후기 겹 팁 써봐.
사는 과정에서 배웠던 것들 정리겸 + 팁/정보 공유도 할 겸.
이걸로 얼마나 도움받을 톨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가 정보 얻으려고 미주 한인 커뮤니티 (그 유명한..) 도 돌아봤는데,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질문을 하거나 과정에 대해 상당히 잘 모르더라고.
여기 쓸 것들은 우리 부부가 미국 부동산 관련 다수의 책들 + 다수의 부동산 유투버ㅎ들을 섭렵하고, 뼈아픈 실전을 거치며; 첫 집 살 때 미리 알았다면 좋았을 걸ㅠㅠ 하고 생각한 것들이야. 같이 팁 나눠줘도 좋을 것 같아!
참고로 나는 캘리 톨이고, 올해 여름... 그러니까 코로나의 중심에서 집 알아보고 사기까지의 3개월 정도의 여정을 거쳤기에...
시공간적 특수성이 있다는 것을 꼭 감안해줘!ㅎㅎ
먼저, 미국에서 집 사는 과정은 다음과 같아(모기지를 빌릴 경우):
모기지 론 (loan)에 대한 Pre-approval letter를 받고 -> 리얼터를 정하고 -> 리얼터와 집 매물들을 돌아보고 -> 마음에 드는 집에 오퍼를 낸다 (X 반복)
오퍼가 붙으면 에스크로 (escrow)라는 것을 열고 -> 집 감정 (가격)과 검사 (상태)를 한 후 -> 최종 집 가격을 흥정 -> (보통) 한달 안에 모기지 론이 나오면 -> 계약 완료!!
엄청 복잡하지 ㅠㅠ
중요한 거 하나씩 정리를 해보자면..
1. 리얼터
제일 중요 ☆ ☆ ☆
미국은 두가지 리얼터가 있어. 바이어와 셀러.
계약 하나 당 한 리얼터가 바이어 측 대리인(에이전트) 또는 셀러 측 에이전트가 되어서 일을 해. 자세한 협상은 바이어-셀러가 직접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둘의 대리인인 에이전트 둘이 서로 함.
리얼터 고르는 팁은 내가 집 사려는 지역 토박이거나 오래 산 ☆현 거주민이고, 될 수 있는 한 큰 부동산 회사에서 일하고, 특히 ‘바이어’ 에이전트로 많이 일한 사람일 것☆
가끔 한 에이전트가 바이어 셀러 동시에 맡는 듀얼 에이전트를 하는데, 이게 바이어에겐 좋을 것 없음.
대부분의 주에서 커미션은 셀러가 집 판 값에서 내는데, 보통 집값의 5% 정도고, 이걸 에이전트 둘이 나눠가지기 때문에 사실 바이어 리얼터는 집값 깎는데 크게 득보는게 없어.
그래서 그 동네 리얼터 평가 사이트 같은걸 보고, 이 사람이 셀러/바이어 어느 비율로 일했고, 보통 맡는 집 가격대와 지역대가 어딘지 등을 봐야해. 또 계속 의사소통 하는 내 대리인이므로, 발이 넓고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맞는 사람일 것도 중요.
한인들은 의사소통 때문에 한인 리얼터랑 하는 경우도 많던데, 우리는 그냥 평 좋은 미국인 여성분께 했어.
그 이유는 둘 다 여성과 소통하는 것이 더 편했고 + 현지인에 여러 큰 부동산 회사에서 일해봐서 발이 넓었고 (중요!) + 우리가 사려는 동네에서 살았기 때문에 동네를 잘 알고 + 인내심이 좋았기 때문.
리얼터가 꼭 필요하냐는 사람도 많은데, 리얼터가 있으면 일단 매물을 빨리 볼 수 있고 (집 매물 정보는 보통 리얼터 커뮤니티에 먼저 돌고, 그 다음에 Zillow 같은 사이트에 올라옴), 동네 업계 사정을 잘 아니까 오퍼 작성에 유리함.
팁+ 리얼터가 전담 계약서 작성등을 요구할 경우 신중할 것. 계약서 안써도 A 리얼터와 같이 보러간 집을 후에 다른 B 리얼터와 사더라도 A가 요구하면 커미션을 A에게 줘야 할 경우도 있으므로 조심 (주마다 다름).
팁2+ 리얼터와 계약할 때 리얼터에게 리베잇 (rebate) 이라고 리얼터가 받을 커미션의 몇 % (현금)를 요구할 수 있다고 함. 우린 이거 몰라서 안했는데, 리얼터가 나중에 이것저것 선물 보내주긴 하더라.. 비싼 집을 살수록 요구했을 때 리얼터가 받아들일 확률이 커질 거야. 이건 리얼터랑 흥정해 볼 수 있는 사항인 듯.
2. 집 값
미국은 통상적으로 집값의 <15% 정도를 다운페이먼트로 지급하고, 나머지를 모기지로 빌려서 20~30년 정도에 걸쳐 분할 납부해. 하지만 이건 그냥 정론이고, 셀러 마켓일 경우 다운 페이먼트가 20% 이상은 기본이고, 현금 박치기하는 사람들도 있어 (부자 중국인).
모기지는 보통 매달 내는 모기지가 세금 공제 전 자기 월급의 40% 이하가 되도록 돈을 빌려줌. 더 받고 싶어도 모기지 론을 빌려주는 렌더 (lender) 가 증빙 서류들을 다 참고해서 계산하기 때문에, 그 이상은 론이 안나와.
따라서 모기지 + 다운페이먼트로 내가 살 수 있는 집값의 범위를 좁힐 수 있지.
첫 집 구매자들에게 다운페이먼트 싸게 빌려주는 정책도 있는데, 그건 주마다 다르고 조건도 다양해서...
집 가격은 Zillow 나 Remax 등에서 집 매물과 예상 가격이 올라오지만, 사실 그냥 참고용일 뿐이고, 그 가격에서 더하거나 뺀 가격으로 오퍼를 내.
집 사고 파는 것은 미국답게 시장논리 + 경매 원리로 돌아감. 따라서 이 오퍼는 말 그대로 눈치싸움. 오퍼가 몇개 들어왔는지, 얼마에 들어왔는지, 어떤 조건인지는 셀러랑 셀러 에이전트밖에 모름.
여기서 리얼터의 능력이 빛을 발해. 과거 기록 분석+정보 수집으로 손해보지 않는 선에서 적절한 오퍼를 내는데 도움을 주는 것 (우리 리얼터는 셀러 에이전트랑 옛 동료였기 때문에, 계속 전화해서 쿡쿡 찔러보고, 상대가 의도치 않게 흘리는 말을 캐치해서 정보를 얻었음).
위에서 말한 것처럼, 셀러 마켓일 경우 인기있는 집은 오퍼가 수십 개가 들어오기도 하고, 조건도 다 다름. 다운페이먼트를 높이거나, 다 현금으로 주겠다거나, 집 값에서 몇만불을 더 올려서 부르기도 함.
다운페이먼트 비율이 중요한 이유는, 모기지 론을 받을 때 비율이 낮으면 론이 안나오기도 해서. 셀러 입장에서는 론이 안나와서 거래가 틀어지는 위험요소를 방지하는 거지. 반대로 바이어 마켓일 경우 집값을 후려치거나 아주 꼼꼼하게 집을 본다는 오퍼를 낼 수도 있어.
대신 얼마나 오퍼를 오래 받을 것인가, 언제 답을 줄 것인가, 오퍼를 받거나 거절할 것인지는 다 셀러 마음. 가끔 카운터 오퍼 (counter offer) 라고 재협상 조건을 제시하기도 해.
여기서 더 세부조건이 있는데 컨틴전시 (contingency)라고 오퍼에 추가/제거할 수 있는 조건들이야.
집 감정 (appraisal), 모기지, 타이틀 등 집 사는 과정에서 셀러 측이나 집 자체의 어떤 수상한 내역이 발견되었을 때 거래를 물릴 수 있는 내 권리를 포기하겠다는 조항인데, 이걸 제거할 수록 바이어로서 부담이 증가하는 대신 강한 오퍼를 만들 수 있는 전략이기도 해.
다운페이먼트를 만들기 위해서 부모님께 자금을 조달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건 렌더가 잘 설명해 주겠지만, 마음대로 그냥 계좌이체 하지 말고, gift money letter 등을 받아서 돈 출처 증빙 서류 등을 만들어 놓는 것이 좋음..
또 신용 등급이 바뀌면 론 받는데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니 ☆집 사기로 결정한 순간부터 경제활동 신중하게 할 것 (ex. 신용카드 만들거나 차 같은거 사지 말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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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여기서 끊을게. 너무 길어져서 ㅠㅠ 반응 있으면 이어서 쓸게!
우와 미국에서 집살일은 없을것 같지만 너무 꿀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