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탄 카페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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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저께 글올린 각설이.. 안죽고 또왔어.
팀장님이 또 컨퍼런스 갔거든. 아니 이회사는 왜이렇게 외근을 많이가?
혼자 열일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내 맘이 내 맘처럼 되지 않더라... 삶이 힘들다.
원래 와인바를 들고오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마음에 쏙 들었던 곳이 많지 않더라구.
그래서 기억나는 20곳을 데려왔어.
돈의 문제로 미식의 길이 멀어서, ‘진짜맛있다!’ 가 아닌 곳도 있어.
그래도 마침 그 동네에 들렸을 때 먹으면 좋겠다 싶은 리스트 들이야
특정인을 알 수 있는 사진에는 부득득이하게 내 이모지를 넣었어
황당 당황 양해바람.
1, 서순라, 순라길 비비 (3.5/5)
와인리스트도 다 저렴하고, 안주도 저렴해.
그냥 냉동식 감튀 파는 정도.
다만 야외에 놓인 테이블과 그 맞은편 성벽에 쏴주는 빔프로젝터,
그리고 위로 솟은 엄청 큰 나무들로 풍경맛집 인정합니다.
‘밤을 걷다’ 촬영지라 가본건데 생각 이상으로 좋더라
무엇보다 제일 좋은건 신청곡을 받는다는 점.
신청하면 어지간하면 20분 내로 재생해주시더라고.
좋아하는 노래 들으면서 야외에 앉아 와인 먹으면서 바람 쐬고 하늘 보는 게 인생 아닌가 해.
2. 이수. 루키더 셰프 (3.5/5)
아트나인 외에는 여기다! 싶은 방문지가 없는 이수의 한줄기 빛.
꽤 저렴한 와인, 저렴한 안주. 그러나 맛은 저렴하지 않단다.
라자냐도 맛있고, 베이컨 통구이나 감자 통구이도 입가심 하기가 좋더라.
여기를 제일 좋아하는 이유는 다락방인데, 계단 다닥다닥 올라가면
천장 낮은 다락방과 스테인드글라스가 나를 반긴다.
최대 단점. 10시에 닫으심 😭 폭음하고 싶은데연..
3. 신설동. 너울 (3/5)
진짜 여기 식당이 있는게 맞슈..? 하면서 걷다보면
오픈시간 맞추어 사람들이 어딘가에서 서성서성 하는걸 볼 수 있을 거야.
나도 오픈시간 딱 맞추어서 줄섰는데 바로 만석되더라.
파스타나 양갈비 스테이크가 그렇게 훌륭한 맛은 아니지만,
와인잔이 아주 아름답고 가게도 몹시 아름다우며 커트러리도 몹시나 아름답다..
(참고로 라귀올 나이프야. 그부분이 아주 사랑스러워)
단점은 그 주변에 딱히 할 게 없어.
저 날 옆에 있는 강길만 30분 걸어다닌 듯 해.
4. 서촌. 핀란드 프로젝트 (3/5)
저렴한 와인, 저렴한 안주. 한옥 인테리어인데 아기자기하고 훌륭해.
숨겨진 공간들도 있고, 좌석들도 여러 가지 컨셉으로 널찍하게 있는데다가,
노래선곡도 훌륭해서 (메뉴판 보니 그날 날씨나 기분에 맞추어 매일매일 선곡리스트를 바꾼다고 했던 것 같기도?)
서촌 들리면 가끔 가게 되더라.
단점. 그냥 주택가에 덩그러니 놓여 있어서 좀 걸어야해.
몇 번 왔다갔다 하니까 이젠 그 주택가에 무슨 집 있었는지도 아련히 기억나네
5. 서초. 립프린츠 (4/5)
사장님이 와인 냉장고에서 막 와인 4병을 꺼내오더니
“우리 이 와인 있다네~”하고 자랑하는 와인덕후의 와인바.
서빙도 정석으로 잘 하시는데다가
테이스팅 노트 오래적은 짬빠가 보이는, 찰떡같은 와인설명
설명 들으면 궁금해서 안시킬 수가 없게된다..
가게 되면 꼭 와인 추천 부탁해바. 여러 의미로 즐거울거야.
다만 가격은 즐겁지 않단다.... 나도 성과금으로 갔슈다.
6. 서울대입구역. 미라보 (4/5)
또라보... 미라보 갈 일이 생기면 항상 고민하는게 와인을 마실까, 커피를 마실까야...
왜냐면 와인잔이 너무 예쁘구연...
하우스와인도 퀄리티가 좋아서 딱 한 잔 마셔도 만족스럽더라.
그리고 인센스향과 와인향이 은근히 어울려서
내가 누구한테 잘보이고 싶을땐 항상 데려가는 집.
아쉬운 점. 강아지 가끔와서 아쉬움.
7. 연희동. 자정
연희동에 이렇게 싼 가게가? 싶은데 또 맛은 굉장히 훌륭하더라.
파스타가 아주 갠찮더라구.
무엇보다 나는 ‘좋은 잔’ 보다는 ‘여러가지 잔’을 보고 싶어하는 편인데,
그 여러 가지 잔을 구비해놔서 기분이 좋아.
잠깐 대화해 봤을 때에도 잔에 대한 사랑이 꽤나 거대하시더라.
사장님 착하시고 요리나 컵 관련 이야기 할 사람 없으면 가서 즐기고 오세연...
노래 선곡도 좋고 가끔 기분 좋으실 때 내 핸드폰 연결해주심.
8. 독산동, 불불 (5/5)
불불은 사랑입니다.
부족한 점이 없는 와인바.
와인 리스트도 많은데다가, 매번 하우스와인도 달라지고
와인 서버분도 설명을 아주 잘하시는 편이셔.
흡연구역 바로 테라스에 붙어 있어서 제일좋고, 음악선곡 뒤졌고,
(LP는 돌아가는데 음악은 맥북으로 재생하시는듯한 마법)
와인잔이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음식 또한 맛잘알 인정합니다. (최근 생긴 트러플 라구 파스타 정말 다 디진 맛)
나만 가고 싶어서 소개하기 싫었는데,
어차피 나톨은 오픈하기 20분 전부터 서있어서 괜찮겠지 싶다...
집념의 와인러버....
9. 용산, 바통 (4.5/5)
진짜 애증의 바통...
3시에 가도 웨이팅 해야하고
어차피 들어가도 라쟈나 다팔려서 못먹는 바통....
6시까지 해서 와인바라고 하기에도 뭐하지만 와인이랑 먹기에 너무 좋은 바통..
스프 너무 맛있고, 바통슈카도 미친 맛이야. 내가 딱 좋아하는 라구라구 맛.
맨날 “오늘은 와인 보틀로 시켜야쥥~ 루룰~” 하면서 가는데
갈때마다 웨이팅하느라 김빠져서 한잔만 마시고 나오게 되네.
근데 다 내추럴 와인이라 가격대가 좀 있어.
다음엔 진짜 보틀로 시켜야지
10. 망원, 최강금 돈까스 (4/5)
나톨 원래 프리미엄 돈까스는 먹지 않아,
돈까스는 학식 돈까스밖에 안먹어봤기 땜.
그러나 그런 내 생각을 패대기 친 최강금 돈까스.
꼭 일찍 가서 한정메뉴인 ‘상등심’만 먹거든.
진짜 개 맛있어.
다찌 가운데에서 돈까스 찹찹 두들두들 서걱서걱 만드는 셰프도 묘미 중에 하나야.
무엇보다 밥을 잘 짓더라. 쌀이 좋은 쌀인가벼.
가면 맥주 두 잔 뚝딱.
11. 도산, 카츠바이콘반 (3.5/5)
손가락 자체 모자이크 무엇...
사실 최강금보다 맛있다고 들어서 간건데,
내 입엔 최강금보다는 좀더 캐주얼한 맛이었어.
중간부터 튀김옷도 벗겨지고 전반적인 소스 맛도 되게 캐주얼했어.
근데 보면 최강금이 최고란사람, 헤키가 최고란사람, 카바콘이 최고란 사람 다 다르더라.
오픈키친인데 정말 요리사같이 생긴 요리사가 많아서 재밌었다.
최강금 만큼은 아니라 맥주 한 잔만 뚝딱.
12. 샤로수길. 텐동 요츠야. (4/5)
과거에 스터디를 샤로수길에서 해서 자주 갔는데,
‘대체 여긴 뭔데 줄을 저렇게 서냐’ 싶어서 한 번 오픈시간 맞춰 앉았어.
오픈시간 15분 전에 갔는데도 아슬아슬하게 세이프해서 앉았다.
결론. 미친놈맛.
살면서 먹은 텐동중에 제일 맛있어.
튀김 하나하나가 존재감을 가졌어.
하이볼 뚝딱 맥주 뚝딱 했다.
13. 샤로수길. 안녕 베트남 (3/5)
내가 제일 싫어하는 식당 이름이, 안녕 어쩌고.. 오늘 어쩌고.. 등등이거든.
왜냐면 맛있었던 적이 없어서..
(안녕등등 오늘등등 죄송)
또한 입장하자마자 느껴지는 이 짙은 인스타 감성의 인테리어.
더더욱 신뢰가 안갔다.
근데 반전적으로 굉장히 굉장한 맛.
진짜 분짜를 입에 구겨 넣듯 집어 삼키고 왔어.
전반적으로 맛잘알 인정집.
여기서도 맥주 뚝딱. 알콜중독 아님.
14. 탄탄면공방 (3/5)
갑분 탄탄면공방..
근데 여기 서울에 3개 지점인가 밖에 없을땐 진짜 맛있었거든.
근데 많이 생기고 나선 지점별로 맛 차이가 꽤 있는 거 같아....
진짜 진한 캐슈넛 육수에 파랑 탱탱한 면발...
그리고 한국인답게 무한으로 즐겨요 셀프 다진마늘...
마지막으로 밥달라고 하면 밥주시거든. 바로 탄탄면 한국요리됨.
맥주 뚝딱은 아닌데, 교자 시키면 맥주 뚝딱해야함.
15. 샤로수길, 나인 온스 버거 (3.5/5)
나 샤로수 되게가네..
혈관이 좀 넉넉하다 싶을 때 가는 곳.
나톨은 ‘무릇 수제버거라면 프렌차이즈와는 다른 맛이 나야한다.’ 파인데,
그에 마땅한 수제버거스러운 수제버거집이야.
패티도 두껍고 무엇보다 저 치즈 후라이... 맥주 안시키고 못배기지...
근데 저거 먹고 3천칼로리는 먹는 기분이라 양심상 물마셨어...
16. 문래, 양키통닭
하... 슬슬 체력 떨어져서 맛 표현이 어렵네.
그냥 맛있는 맛! 간도 좋고 인테리어도 훌륭!
시금치 통닭, 크림 통닭 두 개인데
둘 다 굉장히 굉장한 맛이므로 3명이서 가서 2개 시켜 묵으라,
나 저기 갔을 때 와인잔 깨먹었는데 직원들이 프로페셔녈하게
쇼다닥 하고 치워주셔서 감사했어.
음악은 그날그날 분위가가 달라.
재즈 나온 적도 있었는데 어느날엔 갑분 Bad guy.....
단점. 맞은편에 중국 홍등가를 컨셉으로 한 중식당 초챙있음.
17. 연남. 뉴오더클럽. (3.5/5)
<뉴오더클럽 데이트코스>
1. 홍입역 내린다. 뉴오더클럽 전화해서 포장 예약 한다.
2. 입구 바로 앞 술퍼마켓에서 맥주를 주량 이상 산다. (왜냐면 어차피 다 먹음)
3. 뉴오더 가서 피자 데려온다. 힙스터들이 주문받고 만들고 있어서 무릎 한번 쾅 해야함.
4. 아무데나 앉아서 술이랑 피자 함냐함냐.
5. 같이 간 사람한테 칭찬받는다. 한 번 먹으면 잊을 수없는 맛.
18. 합정. 웨스트빌 피자(3.5/5)
연남에 뉴오더 있으면, 합정에는 웨스트빌.
주문하자마자 바로 휘라락 만드는 도우에 아주 멋드러진 피자 토핑...
(고수 피자 있는데, 고수 좋아하는 톨이면 꼭 가봐).
아기자기한 웨스트에 있는 빌 같은 인테리어...
네. 맥주 세 잔 뚝딱 했어요.
19. 연남. 홈보이서울 (4.5/5)
갑자기 생일케이크 죄성용. 제일 요리 많이 시킨 날이라..ㅎㅎ
고수 안먹던 사람도 여기만 오면 고수장인 되어 돌아간다.
덜 유명할 때에 몇번 갔는데, 어? 어어? 하는 순간 엄청 유명해졌더라.
에그 누들 진짜 너무 맛있어서 거의 울고싶은맛. 다른 메뉴들도 다 맛있어.
내 친구의 말을 빌리면 “맥주를 강요하는 맛”
맥주 10병 뚝딱 고수 3번 리필 뚝딱 가능.
20. 용산, 오근내 닭갈비 (2.5/5)
사실 닭갈비야 뭐 거기서 거기인데,
왜인지 닭갈비 먹고 싶으면 오근내만 가게 되더라.
가장 춘천철판닭갈비st 라서 그런득득..
아, 인상깊어라~ 정도는 아니지만 닭갈비 땡길 때 한 번쯤 들리기 좋은 맛.
단점. 한 2년전에 술 시켜놓고 오래 먹었는데 빨리 나가라고 웃으며 말하심 ㅠ.ㅠ..
눈물나. 전 느리게 술 먹고 싶은데요..
/
이번에도 20개 채웠다.
사진이 없어서 추가 못한 ‘봉천동, 서랍’이라는 곳도 있는데,
여기도 굉장히 멋드러지는 와인바야.
음식도 굉장히 잘하시고 와인잔 개예뻐서 눈물나.
사장님이 타로점도 봐주시는데,
잠깐 타로 공부 했던 입장으로서 타로 짬바가 대단하시더라.
내 험난한 서울 식당 여정은 계속된다.
또 1년 후, 카페 20개, 식당 20개를 채우면 돌아올게
코로나 때문에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단 생각에 슬퍼지는구나
방역 잘 지키고 휘뚜루마뚜루 지내다보면 지나가겠지 믿을 뿐..
일하는척 하다가 퇴근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