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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가 참 열심히 뛰데. 다른 구단 사장들 상대로 ‘이번엔 유능한 기업인 총재가 와야 한다’고 열변을 토하더라고. ‘프로야구 산업화를 이끌 최적임자가 있다’고도 하고. 아, 그런데 누군지는 정확히 얘길 하지 않더라.”

모 구단 고위층의 얘기다. 이 구단 관계자는 10월 13일 한국야구위원회(KBO) 10개 구단 사장들이 모인 이사회가 열리고서야 두산이 말한 ‘프로야구 산업화를 이끌 유능한 기업인 총재’가 누군지 알았다. 바로 정지택 전 두산중공업 부회장이다.

이날 10개 구단 사장들은 KBO 정운찬 총재에게 “자리에서 비껴달라”고 한 뒤 회의실 문을 걸어 잠근 채 새 총재 추대를 논의했다. 회의록 작성을 위한 녹음기도 껐다는 후문이다. 이미 두산, SK 와이번스, LG 트윈스가 새 총재 후보와 관련해 일치단결했던 터라, 회의는 세 구단 주도로 흘러갔다는 전언이다.

‘정지택’이란 이름이 KBO 이사회에 공식 등장한 것도 이때가 처음이었다. 한 구단 관계자는 “프로야구 산업화에 뭐든 반대만 하던 두산이 프로야구 산업화를 위해 내세운 최적임자가 자기 그룹에 있던 사람이란 걸 알고 참 두산답다는 생각을 했다”며 “도대체 이분이 어째서 적임자인지 아직 한마디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두산의 ‘프로야구 산업화를 이끌 최적임자’란 홍보와 달리 정지택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겸 부회장은 2018년 3월 28일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당시 부회장은 정기 주주총회에서 “어려운 회사 상황과 관련해 책임을 지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며 “두산중공업의 실적 부진은 모두 내 책임”이라고 인정했다.

2017년 두산중공업의 개별 부문 매출액은 5조7천442억 원, 영업이익은 1천903억 원으로 2016년 대비 각각 7.4%, 33.8% 감소한 상태였다.

10여 년 전과 비교하면 달라도 너무 달라진 상황이었다. 정 부회장은 2009년 한 언론사 방송에 출연해 “원전 르네상스 시대에 두산이 그 중심에 있다. 두산중공업이 세계적인 원전 건설 현장에서 최고의 기업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당시 이명박 정부는 원전 확대와 수출에 공을 쏟았다.

정 부회장은 2008년 이명박 정부 ‘국민경제자문회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이 전 대통령의 국외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했다. 각종 정부 경제 대책 회의에서도 꾸준히 참여했다. 재계에서 정 부회장이 대표적 ‘MB(이명박)맨’으로 불린 것도 그 때문이었다.

MB와 MB맨은 ‘원전’이란 공통분모로 묶여 있었다. 원전 바람을 탄 두산중공업은 2010년 1~3분기에만 10조 원에 달하는 역대 최고 신규 수주를 달성했다. 하지만, ‘원전 르네상스’는 오래 가지 않았다. 두산중공업도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했다. 2014년부터 신용등급이 떨어지기 시작한 두산중공업은 무리한 외형 확대, 계열사 지원 등으로 해마다 위기설에 시달렸다.

세계적 에너지 공급 변화와 시대의 트랜드를 읽지 못한 두산중공업은 현재 핵심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다.




‘정지택’이란 이름을 기억하는 이들 가운덴 연관어로 ‘최순실’ ‘국정농단’을 떠올리는 이가 꽤 많다. 2016년 10월 18일 정지택 당시 두산중공업 부회장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국회가 그를 부른 이유는 2016년 4월 두산중공업이 K-스포츠재단에 4억 원을 출연한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었다. 박근혜 정부 시절 대기업이 출연금을 내 설립한 K-스포츠재단은 박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이 주도해 만든 곳이었다.

두산중공업이 K-스포츠재단에 4억 원을 낼 당시 정 부회장은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었다. 당시 두산중공업의 단기순손실은 무려 4,500억 원이었다.

국감에서 정 부회장은 4억 원 출연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청와대로부터 요청은 전혀 들은 바 없다”며 “사후적으로 제가 보고를 받아서 알았던 거다”라고 말했다.

당시 정가에선 “정권의 비호를 받던 K-스포츠재단에 억대 돈을 출연하는데 그 회사 대표이사가 사후에 알았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정 전 부회장의 답변에 의문을 제기했다.


참고로 정 부회장은 2014년 '친박 인명사전' 개정 증보판에 이름이 올려진 바 있다. 그해 3월 박근혜 정부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 114명이 '친박 인명사전'이란 책에 올려진 뒤 94명이 추가됐다. 추가 명단엔 '한국표준협회 비상임이사 정지택'도 있었다.



여기서 주목할 키워드가 있다. KBO, MB, 두산, 동방성장위원회, 야구광이다. 22대 정운찬 KBO 총재는 두산 베어스의 오랜 팬임과 동시에 두산그룹과 돈독한 관계를 맺어온 이로 유명하다. 정 총재는 이명박(MB) 정부에서 국무총리와 동반성장위원장을 역임했다. 그 후 2017년 22대 KBO 총재로 취임했다.

23대 KBO 총재로 추천된 정지택 두산중공업 부회장은 기획예산처 예산관리국장을 끝으로 공직생활을 접은 뒤 중앙종금 부회장을 지냈을 때를 제외하면 2018년까지 두산테크팩BG, 두산산업개발, 두산건설 대표, 두산중공업 부회장 등 ‘두산맨’으로 살았다.

정 전 부회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MB맨’이기도 하다. 두산중공업은 이명박 정부 시절 세계 최고의 원전 기업을 꿈꿀 만큼 쾌속 질주했다. 정 전 부회장의 존재감이 가장 돋보였던 것도 이명박 정부 시절이었다.

정 전 부회장은 동반성장위원회에도 참가한 바 있다. 2010년 정운찬 위원장 시절 정 전 부회장은 대기업 위원 9명 가운데 한 명으로 활동했다.

정운찬, 정지택 모두 ‘야구광’으로 소개됐다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두산에선 이번에도 정 전 부회장을 ‘야구광’으로 소개했다. 분명한 건 그가 ‘야구광인 것’과 그가 ‘야구계 발전을 이끌 적임자이냐는 것’ 사이엔 아무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그것을 이미 현 총재가 증명한 바 있다.

두산은 KBO 회비조차 밀린 구단이다. 야구계 일각에선 “두산이 구단 매각을 막기 위해 새 총재를 자기 사람으로 세우려 치열하게 움직인 게 아니냐”고 의심한다. 이사회에 참가했던 한 구단 사장은 “들어가니까 뭐 다 정해졌던데”하며 두산을 위시한 수도권 구단들이 이미 새 총재 선임과 관련해 입을 맞춘 상태였다고 털어놨다.



+ 취재 후 : 정지택 전 두산중공업 부회장이 신임 KBO 총재로 추천됐다는 소식이 들린 다음 날.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인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이 잠실야구장에서 두산 점퍼를 입은 채 경기를 관전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두산 베어스의 스폰서다.
  • tory_1 2020.10.16 14:40

    미친............ 쥐박이새끼 

  • tory_2 2020.10.16 15:17

    구구절절 악의적으로 어그로 끄네. mb만 보면 지랄발작 하는 엠사고 당연 그럴만 하니까 mb뭍은거 가지고 뭐라 하는거 이해함.당장 이 기사도 내용 절반 이상이 mb 얘기고. 본질인 야구 관련해서는 무슨 찌라시 소설을 쓰고 있어. 크보 총재가 뭐라고 구단 매각을 막고 웅앵웅 타령이야. 차라리 가치 부풀려서 매각하려고 총재로 추대했다고 소설을 썼으면 더 그럴싸 했겠어. 

  • tory_3 2020.10.16 15:23
    개인의 이력은 둘째치고 총재가 무슨 절대권력을 가졌다고 매각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거지??이사회에서 결정하는 걸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지금까지 무슨 대단한 연줄이 있다고... 정운찬이 총재되고 두산에 무슨 이득이라도 있었냐고? 두산 되게 싫어하는 모구단이 있는 건 알겠네
  • tory_4 2020.10.16 17:16

    ㅋㅋㅋ 2연속 mb맨에 이사회 만장일치 ㅋㅋ 야구판은 mb가 주무르고 있었네ㅋㅋ 어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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