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쉽게 구할 수 있는 무수면 포션으로 GS25 PB 스누피 커피(우유)를 떠올리던 나톨.
우연히 유튜브 알고리즘이 인도한 한 영상을 보고
그보다 더한 포션들이 존재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는데...
그 이름하야 <동원 소와 나무 다방커피>!
250ml에 카페인 260mg을 자랑하는 무시무시한 고카페인 음료였다.
스누피 커피우유로도 충분한 효과를 보고 있는 데다가,
그렇게 강력한 포션은 함부로 먹어선 안된다고 생각한 터라 기억 저 편 멀리 날려보내고 있었지.
하지만 갑작스런 클라이언트의 요청에 의해 철야 작업을 해야 하는 극한 상황에 처한 나톨...
결국 잊고 있던 금단의 포션을 떠올리고 마는데...!
편의점에 달려가 동원 소와 나무 다방커피를 사온 뒤 잠시 고민하다가 원샷을 때려버렸다 ㅠㅠ
양은 보통 마트 커피랑 똑같아서 순식간에 통을 비웠지.
반쯤 먹으면 배가 부른 스누피 커피우유보다 속이 편했어.
맛은 달콤한 다방커피 그 자체여서 거부감도 없었지.
하지만 뒤이어 찾아오는 배 아픔...
그렇다. 나는 내가 유당불내증임을 깜빡하고 있었던 것...ㅠㅠㅠㅠㅠㅠ
잠시 화장실에 갔다가 심기일전하고 책상 앞에 앉았는데,
방금 전까지 비몽사몽하면서 감기던 눈이 제법 또랑또랑해지고 무거웠던 머릿속이 맑아지는 것을 느꼈다.
에이. 플라시보겠지.
마신 지 10분 정도밖에 안 지났는데 무슨?
이러고 작업을 재개했다.
안 졸리다.
2시간이 지났다.
안 졸리다.
6시간이 지났는데도 정신이 맑다.
졸리지도 않다.
어느새 정신을 차려보니 작업은 다 끝났고,
클라이언트가 요청한 아침 9시에 난 작업물을 업로드하고 만세를 부르고 있었다.
평소 같으면 이때쯤 녹초가 되어 이게 사람인지 짐덩어리인지 알 수 없는 몰골을 하고 있는데,
이상하게 기운이 쌩쌩하고 눈빛이 또랑또랑한 것이 하 수상했다.
어쨌든 작업도 끝마쳤고 입고도 끝났으니 슬슬 자야겠다고 자리에 누웠는데...
...안 졸려????
무려 한 시간 동안 뜬 눈으로 침대에 누워있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동안 시간이 없단 핑계로 읽지 못했던 책을 두 권이나 읽고,
맛있는 것도 챙겨 먹었다.
하지만...
역시 졸리지 않았다.
그 때는 이미 커피를 마신 지 12시간도 훌쩍 지났을 때였다.
나는 경악을 하며 여전히 이런 저런 일을 해 나갔지만 여전히 잠은 오지 않았다.
이건 대체 무슨 물건이지???
그제야 내가 정말 무서운 물건을 손에 댔단 것을 깨달았지만, 바뀌는 것은 없었어.
나는 그저 잠을 자지 못하고 있었으며, 너무나도 기운이 쌩쌩했지.
이런 고카페인 류를 먹었을 때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손떨림과 격한 심장박동(때로는 부정맥)조차 없었으니까.
심지어 나흘 동안 고생하던 변비마저 유당불내증에 힘입어 해결한 상태였다...
나는 두려움을 안고 계속 넷플릭스로 영화를 보고, 이북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어.
어차피 일 하나를 끝냈으니 남은 하루 동안엔 휴식을 취할 생각이었으니 마음의 부담도 없었지.
하지만.... 계속 잠은 오지 않았다...ㅠㅠ
결국 조금씩 잠이 올까말까 한 상태가 되었을때, 나는 깨달았지.
내가 이 무서운 음료를 들이켠 지 정확히 28시간이 지나 있다는 걸....
다행히도 30시간을 채우지 않고 잠이 들었고, 나는 정확히 8시간이 지나 눈을 떴다.
평소 이런 포션류를 마신 뒤 찾아오는 극심한 후유증도 없었어.
마치 미래의 체력을 끌어쓴 것처럼 온몸이 피로하고 미칠 것 같은 무기력함이 찾아오는 것조차 없었지.
나는 두려워하면서도 집 앞 편의점에 가 이 두려운 포션을 비상용으로 2개 더 사왔다.
갑작스러운 클라이언트의 변덕에 대비하여...
-WARNING-
나는 매우 운이 좋아 포션류 후유증이나 고카페인 섭취 후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을 겪지 않았지만,
평소 카페인 류에 매우 민감한 톨들은 무슨 일을 겪을 지 모르니까 신중히 생각하고 마셨으면 해.
실제로 후기를 찾아보니까 심장 뛰어서 너무 힘들었단 사람들 많았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