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정원








페이데이


바실리는 씩 웃었다.

왠지 자신과 남편이라는 단어는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은한이 여성이 아니라 임신이 불가능하다는 게 좀 아쉬웠다.

애도 주렁주렁 낳아서 사격도 좀 가르쳐주고

삼보도 가르치고 그럼 좋을 텐데.

아, 사립학교에 보낸다든가 하는 것도 좋고.

무엇보다 은한이 아이를 기르는 모습이 보고 싶었다.

은한은 아이에게 잘 해줄 것 같았다. 분명 훌륭한 부모가 될 것이다.

자신은 아마 훌륭한 부모는 되지 못할 테지만 은한이 훌륭할 테니 괜찮겠지.








미친놈 종합세트



"일어나. 그러다 또 잠들려고."

"요즘 잠도 막 쏟아져."

"누가 보면 임신한 줄 알겠군."

"진짜 하면 좋겠다."

"끔찍한 소리 하지 마."

"왜."

"너랑 나 닮은 애... 감당할 수 있겠어?"

다시 정적이 흘렀다가 동시에 인상이 구겨진다.

그것 보라며 제하가 말하자 몽룡이

그래도 있으면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는 한다.







플라즈마



나는 3인분쯤 되는 초밥을 혼자서 해치웠다.

이재호는 몇 개 먹다 말고는 손을 뻗어 내 배를 만져봤다.

"애 서냐?"

이재호의 걱정하는 눈빛과 행동에 웃음이 터졌다.

설마 내가 애 서느라고 이렇게 먹겠냐고 반박하자

놈이 진짜 걱정된다는 듯 말한다.

"굶다가 갑자기 많이 먹으면 탈나."







강가의 이수



숙취에 울렁거리는 걸 간신히 억누르며

간단하게 콩나물 북엇국을 끓여 아침밥을 준비했다.

만신창이로도 밥을 차려야 하는 자신이 너무 처량했다.

아무리 식욕이 마이너스를 찍어도

시부가 식사하는 사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건 금기였다.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오늘따라 너무너무 역했다.

우욱. 저도 모르게 올라오는 걸 억지로 눌렀다.

눈앞이 핑핑 돌았다.

퍼지는 반찬 냄새에 결국 한계가 왔다. 우욱!

"임신했냐?"

못마땅한 음성이 날아들었다.

결국 이수는 화장실로 뛰어갔다.







녹색 까마귀



시빌이 그 아름다운 외모와는 다르게

상당히 얼간이 기질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건 대체 뭔가, 그의 상상을 아득히 벗어나 있었다.

"네가 내 아이를 낳아주었으면 좋겠어."

레이븐은 질린 얼굴로 옷을 파고드는 굵은 손을 잡아챘다.

"밥상머리에서 대체 무슨 짓이야!"

"낳아줘어."







탐색전



일후가 인상을 쓰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힘이 넘치게 일어난 것까지는 좋았는데 살짝 휘청거렸다.

반사적으로 튀어나온 고통 어린 신음에 채헌이 일후를 부축했다.

"어디 아파요? 비틀거리네."

"놔, 개새끼야."

"점심 뭐 먹고 싶어요? 따뜻한 국물 있는 걸로 먹을까?"

"꺼져. 애들이랑 먹을 거야."

"애들? 나도 우리 애들 얼굴 좀 봐야겠다.

 같이 만들었는데 나만 모르는 건 이상하잖아요."

"......"







소실점



"강이준 씨하고 결혼하고 싶단 생각은 안 해 봤어요."

"......"

"강이준 씨하고 나 사이에 애가 있으면 어떨까는 생각해 봤는데."

최 전무가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그는 차양 끄트머리로 다가가 호숫가에 조금 더 가까워졌다.

이준은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해 봤는데,

아이 생각은 해 봤다는 것이 조금 납득하기 어려웠다.

결혼을 해야 자식이 생기는 건데.







가장 보통의 연애



회사 면접 보기 전까지 뭐라도 잔뜩 먹여서 살부터 찌울 생각이었다.

매일같이 마트에서 음식을 사다 날랐다.

처음에는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잘하더니

슬슬 오버한다고 생각했는지 드디어 못 참고 은율이가 화를 냈다.

내가 무슨 임신부냐며 임신한 사람한테도 너처럼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못하게 하진 않을 거라고 성질을 내길래

네가 임신했으면 이거보다 더했을 거라고 대꾸했다가

헛소리를 했다고 딱밤을 맞았다.







오토전



"여보, 우리 아기의 이름은 무엇이 좋겠소?"

"네?"

사냥꾼의 뜬금없는 말에 토끼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우리 아기라니. 속으로 곱씹는 것만으로도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고 심장이 콩닥콩닥 뛰는 말이었다.

"가, 갑자기 무슨 말씀을......"

토끼가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워하자,

사냥꾼은 능글맞게 실실 웃으며 토끼의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우리 아기의 이름으로 무엇이 좋겠냔 말이오."

"모, 모르겠습니다!"

"잘 생각해보시오."

"모, 모릅니다!"

"우리 아기에게 어울릴 만한 이름을......"

"모, 몰라요!"

토끼는 무작정 모르겠다며 도리질을 쳤다.
















임신세계관이 아닌데서

임신드립하고 아이드립하는거 나만 좋은 거 아니지...?

아니라고 말해줘ㅠㅠ

사실 제일 좋아하는 드립은

천제림이나, 천제림이라던가, 천제림이던지, 천제림 등등

하지만 노숲에서 오래오래 해먹고 시포요 ㅇㅅㅇ



중간에 함정이 있지만 알아서 넘어갈 줄 아는 배려를^^



  • tory_1 2018.03.19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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