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정원

나톨이 이런 류의 디스토피아물 엄청 좋아해서 재밌게 읽음. 외국번역소설이나 영화 한 편 보고 난 거 같은 느낌.

세계관도 잘 짜여졌고 전체적으로 작가가 공들여서 썼다는 느낌을 받음.


근데 초반 장벽이 좀 있는 편임. 처음에 책 펼치고 대충 소설 배경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대체 스토리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엄청 혼란스러움. 

작가가 만든 허구의 세계관을 쓸 때 여기가 어떤 동네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 도입에 간단하게 설명해주는 경우가 있고 등장인물 행동을 따라가면서 파악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는데 이책은 후자의 방식을 씀. 

한번에 정보가 확 몰아닥치는게 아니라 스토리 진행되면서 조금씩 풀려서 자연스럽게 알 수있도록 하는데 이게 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 방식이라 흥미롭게 봤음. 근데 완전 초반에는 등장인물들은 다들 아는 거 같은데 나혼자 모르고 있으니까 뭐야 뭔데 어떻게 돌아가는 건데 설명 좀! 하게 됨. 






재밌었던 부분  

1. 식사메뉴가 엄청 다양하게 나옴. 

읽으면서 작가님이 한국사람이구나 절절하게 느낌ㅋㅋㅋ 주인공들 밥 먹는 장면 진짜 꼬박꼬박 나와ㅋㅋ 귀찮아서 맨날 비슷한 반찬 돌려먹는 불쌍한 자취생인 나보다 더 다양하게 챙겨 먹는다ㅋㅋ

물론 먹을 게 귀해서 재료에 곰팡이가 폈다거나 상태가 안 좋아서 흐물흐물했다, 퍽퍽했다, 고무 씹는 거 맛이 났다 같은 묘사도 같이 나오긴하는데ㅋㅋ 
 
그래도 밥 먹는 장면 한 두 번은 공들여 묘사해도 나중되면 적당히 생략할 법도 한데 잊지 않고 꼬박꼬박 끼니 챙겨주는 거 보면서 한국인의 정(?)을 느낌. 



2. 애들이 파밍 엄청 열심히 함 
(※파밍: 게임에서 돈과 아이템 등을 모으는 행위를 농사에 빗대 부르는 말,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초중반에 적대관계인 애들 털어서 자원 수집하고 보충하는 묘사 꾸준히 나오는데 사실 나도 게임할 때 파밍성애자라 대리만족 하면서 봤음.

거기다 수는 자원이 귀한 아웃시티에서 용병생활을 오래 하다보니 수집병 비슷한 게 생겨서 공이 말려도 쓸만한거 있으면 하나 챙겨가려고 기회 엿보고 털어갈 물건이 없으면 실망하고 그래서 은근 귀여웠음ㅋㅋㅋㅋ

나도 생존게임 하면 가방 한도까지 꽉꽉 채우고 아이템 종류별로 쟁여놓고 이런 거 좋아해서 수가 저러는 거 왠지 공감돼서 웃음ㅋㅋㅋㅋ 



3. 공이 잘생김

이거 시점이 1인칭인데 공이 진짜 미남인지 잘생겼다는 얘기 엄청 함ㅋㅋㅋ 처음에는 잘 생겨서 재수없어하고 나중에 묘한 관계 되고 나서는 잘생긴 얼굴 대놓고 감상하고ㅋㅋㅋ

역시 공은 잘생겨야함.  



4. 공수 관계

초반엔 서로 신뢰도 제로였는데 어쩌다보니 같이 다니게 됨. 근데 서로 손발은 또 착착 잘 맞아서 부부사기단 보는 거 같아서 웃겼음ㅋㅋㅋ 

공수 둘 다 말수 적고 건조한 편인데 좀 친해졌다고 한번씩 애들처럼 티격태격하는 것도 귀엽더라.  

거기다 한쪽이 다른 사람 보호해줘야 하는 게 아니라 각자 자기몸 알아서 잘 챙길 수 있다보니까 서로 대등한 관계라는 느낌 들어서 그것도 좋았음.  

이거 완전히 사건 위주의 소설이라 일단 살아남기 바쁜데 가뭄에 비오듯이 한번씩 감정표현 하는 거 나오면 별거 아닌데도 간지럽고 좋더라ㅠㅠㅠ




아쉬웠던 부분 

1. 이야기 구조가 반복적인 부분이 있음

큰 틀에서 보면 보면 전반부 이야기는 대체로 차타고 이동 -> 밥 먹음 -> 전투 -> 밥먹고 잠 -> 이동 -> 교역소에서 자원 보충하고 밥 먹음(아니면 적대세력이랑 싸워서 자원 보충하고 밥 먹음) -> 다시 이동  이런 구조의 반복임. 

물론 장소도 변하고 주인공들 관계도 변하고 새로운 인물이나 정보도 계속 나오니까 완전히 똑같은 느낌은 아님. 나톨은 워낙 이쪽 소재를 좋아해서 계속 몰입해서 읽었는데 원래 별 흥미 없는 독자라면 좀 단조롭다고 느낄 수도 있을 거 같음.


2. 전투씬도 약간 아쉬움 

애들이 주로 총기나 중화기 들고 싸우는데 초반에는 뭐가 나오든 새로우니까 다 재밌었음. 근데 중반부 한 3권쯤 가니까 전투 벌어질 때 양상이 비슷비슷하게 흘러가서 그냥 속독으로 읽고 빨리 넘겼음.

게다가 공수 둘 다 너무 잘 싸워서 안 죽을 거 같으니까 긴장이 덜 됨ㅋㅋㅋ 근데 이건 후반부 가니까 계속 산 넘어 산이고 매 순간이 위기에 애들 목숨도 위태로워져서 다시 재밌어지더라.  





호불호 갈릴 거 같은 부분 

1. 사건 >>>>>>>>>>>>>>>>>>>>>>>>>>>>>>>>>>>>>>>> L 

일단 사건서사 비중 >>>>>>>>>>>>>>>>>>>>>>>>>>>> 감정서사 비중임. 나토리는 사건물성애자라 저렇다는 후기 보고 이거다! 하고 샀는데 마음의 준비하고 봤는데도 생각보다 더 했음ㅋㅋ 

어떤 느낌이냐면 엄청 긴 시즌제 미드에서 주요 사건 흐름은 따로 있고 중간중간에 양념처럼 메인캐스트 러브라인 보여주는 그거랑 비슷한 느낌ㅋㅋㅋ 


2. 수위 

브로맨스(x), 우정이상 사랑미만(x) 확실하게 쌍방향 L은 나옴.

근데 수위가 아침짹임. 묘한 분위기나 섹텐 느껴지는 장면은 나오는데 직접 묘사는 없이 암시만 주고 넘어감. 소설 전체적인 분위기에 어울려서 읽을 땐 잘 봤는데 다 보고나니 좀 아쉬움. 

사실 공수 구분도 소설만 봐서는 잘 모르겠는데 소개글에 구분을 해놔서 그렇구나 하고 봄. 



3. 공수 과거

나는 이런데 딱히 지뢰가 없어서 별 문제없이 잘 읽었는데 여기서 호불호 엄청 갈릴 거 같음. 

수는 결혼 경험 있고(이혼함) 아들도 있었음. 아들을 잃은 상실감과 그리움에 괴로워하는 모습이 꾸준히 나옴. 아내도 죽었지만 어떻게 보면 트루럽으로 볼 여지도 있을 듯. 

공은 결혼한 적은 없는데 딸은 있었음. 진지한 관계 없이 사람 만나다가 사고로 애가 생겨서 떠맡게됨. 

이건 그냥 내 시각에서 해석한 거지만 처음엔 공수 둘 다 운명적인 뭔가를 느꼈다기보다는 그냥 옆에 있어서 사랑하게된 거 같았는데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감정이 깊어지는게 느껴져서 오히려 괜찮았음.   

공이나 수나 어린 나이는 아니라서 자기를 이루는 지난 경험이나 과거를 다 지워버릴 순 없는데 앞으로 남은 삶에선 서로가 제일 중요한 존재가 되어가는 걸 지켜보는 기분이었음.



4. 분량과 가격 

장편인데 호불호 갈릴만한 부분도 많아서 한 번에 세트로 구매하는 건 비추함. 그리고 글자수 계산해봐도 비싼 편이라 왠만하면 할인기간 이용하길 추천. 나도 달콤기간에 맞춰서 샀음. 요미랑 비하인드가 가격 장난질로 유명한데 더클북도 은근 만만치 않은 거 같음.  





마지막으로 기억에 남는 거 발췌 몇개 

1. 
"닉, 트레일러 세워 봐."

"왜……."

나는 충동적으로 애들러를 불렀다. 애들러는 의아한 기색으로 미간을 찌푸렸다. 애들러는 브레이크 페달을 밝고, 기어를 변속했다. 나는 관성에 몸이 기울어지는 것을 느끼며, 애들러의 뒤통수를 감싸고, 고개를 기울였다. 트레일러가 정지했다,

나는 애들러의 입에 짧은 입맞춤을 남겼다. 코끝 또한 짧게 스쳤다. 나는 끝까지 애들러의 눈을 보다가 떨어졌다. 애들러는 떨어지려는 내 멱살을 잡고 끌어당겼다. 애들러가 나를 놓아줄 때까지 나는 애들러를 내버려뒀다. 


2. 
"이마에 뭘 한거지?"

애들러는 물을 마시며 물었다. 나는 손바닥으로 이마를 문질렀다. 

"넘어졌다."

"넘어지라고 키스해 준 건 아니었는데."


3. 
나는 애들러가 등을 돌린 후에 잠들었지만, 애들러는 잠들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나를 바라보며 누워있었다. 나는 애들러의 머리카락에 손을 넣었다. 몬트로즈를 떠난 후에 밀어버렸던 머리카락이 많이 자랐다. 내 머리카락도 많이 자랐을 것이다. 

내가 잠깐 잠에 빠지고 나서 다른 사람도 잠들었는지 애들러의 너머로 잠든 이들이 보였다. 애들러는 내 이마에 제 이마를 가져다댔다. 

(중략)

"애쉬, 네가 포기하지 않아서 좋아."

"너도 포기하지 않잖아."

나는 애들러의 귀 끝을 잡아서 늘렸다가 놨다. 애들러는 다시 돌아눕는 척했다. 나는 애들러의 점프수트에서 흉터가 보이는 곳까지 지퍼를 내렸다. 나는 에이미가(딸) 애들러에게 준 흉터를 만졌다. 
  • tory_1 2018.03.18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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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11 2018.03.19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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