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는 영영 안 듣게 될 것 같아서 ㅋㅋ 빨리 듣고 해치우려고 어젯밤부터 조금씩 들었어.
그런데 6트랙까지 듣고 더 이상 들을 마음이 안 들어서 중간 후기 남기고 끝내려고 해..
총 18트랙이니 사실 6트랙이면 초반부이긴 한데
일부러 안 듣는 게 아니고 정말로 못 듣겠어서 그만 두는 거야ㅠ
참고로 나는 써니나잇 상편도 주연 분들 연기 빼곤 불호였고
하편 연출은 제발 나아지길 간절히 바랬던 사람이야.
분명 ㅇㅋ가 하편은 더욱 "풍성하게" 만들겠다는 다짐을 본 것 같은데
그게 대체 어떤 풍성함을 의미하는 건지 도저히 알 수 없었고
개선되길 바랬던 부분들이 변함없이 그대로여서 너무 실망이야.
솔직히 저 "풍성한" 워딩 때문에 살짝 괘씸죄가 추가된 건 없지 않아ㅋㅋㅋ
그동안 하편 얼마나 잘 만들지 어디 한 번 보자 그런 생각이었어ㅋㅋ
왜냐하면 정말로 써니나잇 상편 연출 성의 없다고 느꼈고
심지어 제작과정에서도 다른 현물작들이랑 다르게 내놓은 자식(?) 느낌을 받았기 때문에..
난 떡밥 안 좋아하는 편인데도 홍보나 뭐..그런 측면에서 차이가 컸다고 생각해.
다른 작품들이랑 비교하게 되어서 조심스럽지만 뭔가 그런 대우 차이가 보여서 더 섭섭한 것도 있었음.
그런데 작품이 제대로 뽑혀 나왔다면 이딴 섭섭함이고 뭐고 다 잊어버렸을 거야.
작품 퀄이 제일 중요하니까.
그런데 작품 퀄....나랑 장난해...?^^
구구절절 tmi가 길었는데 굳이 ㅇㅋ 비판하려고 불호 후기 쓰는 게 아니라,
써니나잇 작품 자체만 놓고 실망이 너무 커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됐어.
세세하게 불호 요소 나열해보자면 이래.
그동안 눈치보여서 하고 싶었던 말 다 못했기 때문에 참았다 쓴거라 좀 많이 길고 직설적이야.
1. 음향
1) 브금
상편 때도 브금 촌스러워서 불호였는데 하편에서도 그 브금들 재활용했더라.
진짜 다 참고 넘어가겠는데 도저히 하나만은 용납이 안돼.
그 리코더로 부는 것 같은 소리..촌스러워도 너무 촌스러워.
1트랙에서부터 현우 내레할 때 나오던데 듣는 나는 갑분싸...
도대체 요즘 시대에 이런 브금 어디서 구한 건지 모르겠어. 설마 이걸 돈 주고 샀나? 싶을 정도로.
ㅇㅋ 브금에 돈 많이 쓴다며..써니나잇은 제외였나보지ㅋㅋㅋㅋ
요새 라디오 단막극에서도 이런 브금 안 쓰는데;; 난 정말로 궁금해. 이 브금의 정체가 뭘까..
내가 비슷한 거 찾아보려고 애썼는데 못 찾았어 ㅋㅋㅋ
https://www.youtube.com/watch?v=GPtO9nepGrU&list=OLAK5uy_mEGGKg24kwyTQq0eN58_dYz-Z8dPZN6U4&index=6
그나마 이런 느낌? 초반에 흘러나오는 8090 바이브...뭐라고 해야해 이걸 ㅠ 설명도 어렵다
멜로디는 당연히 달라 그런데 그 브금에서 뿜어져나오는 아우라가 옛날의 그것이야
진짜 옛날 라디오 드라마에 나오는 그런 브금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
그리고..솔직히 황순원 작가 소나기를 오드로 만들면 이 브금 개잘어울리겠다 생각함.
시골에서 풀피리 부는 시골소년 생각난다고..현우 옛날 시골 사람이었냐고...
산발 기타 사운드에 이어 들을 때마다 내적 스트레스 오짐.....
그리고 하나 더 추가해보자면 피아노 브금 몇 개가 있는데 그나마 괜찮아.
그런데 그 중 어떤 건 또 아침드라마 브금 같아..
난 이 작품이 정말로 무겁고 의미 있는 메세지를 담고 있다고 생각하거든.
그런데 브금만 들으면.. 작품이 너무 한없이 가볍게 느껴져
2) 폴리
폴리........ㅎ 정말 할말하않인 심정.
제일 거슬렸던 거 두 개만 쓸게....다 쓰면 쓰는 나도 읽는 톨들도 지칠 듯.
현우가 최재호 옷 갈아입는 거 도와주며 대화하는 장면에서
내내 부시럭부시럭 소리 나길래 대체 이 비닐 소리는 뭔가 했더니
옷감 소리였음......
아니 옷이 비닐 재질인가요? 최재호 재벌인데요?
값비싼 양복만 칼같이 재단해서 입고 다닐 양반인데 왜 옷감은 싸구려죠?
그리고 고모 나오는 장면에서 폴리 전체적으로 노답.
고모가 최재호한테 팔 휘두르는 소리부터 아.....싶었는데
그걸 최재호가 막는 소리랑 박자까지 무슨 무술 씬 슈팅 전에 합 맞춰보는 줄....
그리고 내내 얇은 쇠사슬 같은 게 찰랑거리는 소리가 남.
음...비싼 악세사리를 주렁주렁 착용한 걸 보여주고 싶었나보군 ㅎ 싶었지만 개짜게 식었다.
최재호에 이어 고모까지 왜 싼마이로 만들어...겉으로는 우아하기 짝이없는 전형적인 재벌집 여식 캐릭터던데..
이후에 현우가 애나처럼 격식있는 말투라고 내레하는데 너무 안어울림
2. 연출
총체적으로 난감해서 어디부터 어떻게 써야할지 감도 안 잡힌다ㅋㅋ
1)심심하다못해 백지 수준의 연출
음향 효과 활용 너무 못했어. 그간 폴리나 브금이나 과해서 문제였는데 그래서 이번엔 극단적으로 없애버린 거니..ㅇㅋ?
업력 10년 넘지 않았나? 난 솔직히 이쯤되면 그냥 연출 센스가 없는 것 같음.
폴리랑 브금을 연기랑 어우러지게 연출해달라는 거지 아예 텅텅 비게 만들라는 건 아니었는데.
볼륨 측면에서는 연기(대사, 내레)하는 성우 목소리가 브금과 폴리에 묻히지 않게 조절 좀 해주고,
작품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과한 폴리와 브금을 선택하는 욕심 좀 내려놓아달라는 그동안의 요구가 이렇게 들어주기 어려운 내용인지 몰랐다.
성우님들 연기를 연출로 더 돋보이게 할 생각이 있는건지 없는건지.
임팩트 있는 장면들이 하나같이 심심하게 흘러 가. 그나마 넣은 브금조차 촌스러워서 분위기 다 해침.
풍성하게 만들겠다더니 에코 효과는 빵빵하게 넣었더라. 그런 풍성함을 의미하는 거였나 봄.
2)개그씬 실종
소소하게 깔려있는 개그코드가 있는데 하나도 못 살렸어.
다 듣고 나서야 그 장면의 대사들 때문에 아....? 하는 정도.
시종일관 진지한 분위기로 연출을 할 거면 각색을 아예 그 방향으로 틀어서 하던가,
개그씬 살릴 욕심이 있었으면 붕 뜨지 않게 연출을 잘 하던가.
개그씬을 밋밋하고 담백하게 연출하니까 유머러스한 대사들이 그냥 다 죽었음.
특히 테일러샵에서 아이랑 최재호 대화하는 장면 대사들만 보면 개웃긴데
그 장면 분위기 정말 노답.......
대사들이랑 연출이랑 언밸런스하고 안 어울려.
그리고 상편부터 하편 6트랙까지 현우랑 최재호가 붙을 때 의도치 않게 자아내는 개그씬이라던가,
교수님이랑 관장님이랑 티키타카하는 부분들이라던가, 소소하게 웃긴 포인트들도 다 무감흥이야.
3) 비밀이 드러나는 장면
딴 건 몰라도 제대로 살렸어야 하는 씬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장면이야.
최재호의 비밀이 고모와의 대화 장면에서 드러나는데
이게 그동안 최재호가 세상과 현우를 바라보는 시선이 왜 그러한지,
현우가 최재호에게 갖고 있던 의문의 실마리가 어떤 건지 보여주는 씬이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존.나.심.심.해
이 중요한 장면을 연출 그렇게 심심하게 할 일?
고모의 그 임팩트 큰 대사가 그렇게 허무하게 사라질 일?
최재호의 무거운 비밀을 알게 된 긴장감과 최재호가 그동안 보여준 어두운 면에 대한 이해가 맞물리며
더욱 작품에 대한 몰입감과 최재호 캐릭터에 대한 감상이 심화되는 게 있어야하는데
그딴 거 1도 없다ㅎ
최재호랑 고모랑 심각하게 대화하고 있는데 그렇게 심심하게 들리는 것도 참 신기해...
그리고 영어로 대화하는 설정인데 현우가 뒤에 설명하는 거 아니었으면 몰랐을 삘
연출 진짜 편하게 한다 싶었음
3)디렉팅
듣는 내내 연기 디렉팅 뭘 어떻게 했을까 참 궁금하게 만들었어
상편부터 주연 두 분 외에는 연기로 만족한 것도 없었기 때문에 ㅎ
사실 상편부터 교수님이랑 관장님 캐릭터가 너무 비슷해서 당황했어
누가 관장이고 누가 교수인지 잘 구분 안가는 캐릭터성..
디렉으로 좀 차이를 뒀으면 좋았을텐데 싶다
그리고 다른 조연들끼리 목소리톤 너무들 겹쳐서
대체 왜 조율을 안 했을까 의문만 남음.
그리고 하편에 새로 등장한 애기..그 테일러샵 사장 아들 연기 솔직히 당황스러웠다
일단 목소리부터 어린이 목소리치곤 약간 독특하다 싶었는데(목소리는 개취니까...ㅠㅠ)
울음 터뜨리는 장면 너무 과했어
연기해주신 성우님한텐 넘 죄송한데 좀..소음...수준이었어
어떻게 보면 리얼리티를 잘 살리긴 했다 ㅎ
그런데 그 장면 개그씬인데 애 울음소리만 귓가에 쟁쟁쟁..너무 시끄러워서 인상 쓰며 볼륨 줄임;
그 와중에 최재호 목소리는 더 묻히고 ㅠ
마지막으로 고모님 연기..
국어책까진 아닌데 너무 부자연스러워.
특히 성혁님이랑 대화할 때 초반부는 너무 당황했어 혼자 너무 튀셔서..
대화하다보니 좀 자연스러워졌지만.. 어투를 처음에 너무 딱딱하게 잡아서 그렇게 들리는 것 같은데
디렉 안 했나? 싶었음.
쓰다보니 정말 길어졌네 ㅋㅋ ㅠㅠㅠ
불호로 들은 부분이 너무 많아서 그렇긴한데..
그 와중에 성혁님 연기만큼은 빛이었다.
이상하게 승훈님 현우 연기는 오히려 상편에서 더 찰떡이었던 것 같아.
외려 하편에서 왜 이렇게 캐릭터가 좀 무기력해지고 텐션이 가라앉아 있지? 싶어서 당황했어.
음..내가 6트랙까지 밖에 안들었기때문에 중후반부에서는 좀 달라지셨을수도 있지 싶긴해.
그런데 성혁님은 하편에서 최재호 너무 잘 살리심.
대사 처리가 진짜 특출나셨어. 그 무미건조하면서 서늘한 어투를 너무 잘 표현하셔서 감탄했어.
그렇지만...성혁님의 빛 같은 연기에도 불구하고 6트랙 이상 감상하기는 차마 힘들었다.
그냥 작품이 무색무취야.
연출은 심심하지 브금은 저 혼자 붕 뜨지
그렇다고 임팩트 있는 장면들 맛깔나게 살린 것도 아니라 성우님들 연기 감상하는 재미도 반감됐으니..
원작이 담고 있는 따뜻한 감성과 위로의 메세지를 어떻게 전달해줄까 기대했던 작품이었고
주연 맡으신 두 성우님들 비록 최애는 아니지만 두 분 연기를 정말 좋아해서 더욱 기대했었어.
그런데 그 기대부터 잘못됐었다는 걸 뼈저리게 느낀 써니나잇 감상기였다.
그동안 ㅇㅋ의 방향성이나 일련의 사태와는 상관없이 난 이 작품으로 깨끗하게 미련 털었어.
들으면서 성우님 연기가 아까워 스트레스 받는 내가 웃기고
더 이상 작품 퀄로 나 혼자 실망하고 기대하고 또 실망하는 악순환 밟고 싶지 않네.
ㅇㅋ 오픈 초창기 언더 성우 기용해서 작품 낼 때부터 구매했고(애완용...완전무결...다들 아시는지?ㅎ)
비록 모든 작품을 구매한 충성고객^^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꾸준히 구매했던 사람이었는데..
본업에 실망하는 결말로 ㅇㅋ랑 이별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연출이야 나아지겠지 나아지겠지 스스로를 세뇌시켜왔던 부분도 있었나봐.
중간에 연출 만족했던 작품도 있었으니 더더욱.
그런데 그냥 이젠 너무 지쳤어. 더이상 기다리고 응원해줄 옛정도 다 떨어진 이 마당에ㅋㅋ
써니나잇을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다 쓰고 나니 후련하기도 하다.
여기까지 읽어준 톨들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