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늦여름에 쓰는 5월의 베를린 일기
*n년 전 사진 많음 주의
*활자도 많음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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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숙소로 이동하는 길에 마주친 호수 낀 공원. 녹음의 모양을 살펴보며 이 도시가 꽤나 내 맘에 들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직전엔 네덜란드를 거쳐왔지만 거긴 재미없으니까 그냥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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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처음으로 갔던 곳은 근교의 드레스덴.
파란 팔레트에 하얀 유화물감을 뭉개놓은 것 같은 하늘이 날 반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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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안은 이렇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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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머리들이 모여있는 모양새가 귀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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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지대가 높다는 느낌을 못 받았지만 걷다 보면 어느새 내가 서있는 위치와 보이는 건물들의 시작점이 제각각인 게 재밌다. 참 누가 도시설계를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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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봄빛을 빨아먹는 나뭇잎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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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국가였던 이탈리아 토리노를 갔을 때도 그랬지만 드레스덴에서도 한 나라의 중심지였던 흔적을 현대에 와서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화려하고 위엄이 상당한 건물들이라고 느꼈지만, 작센 왕조 시절 사치스러웠던 건물들이 2차 대전 때 대부분 파괴됐는데도 이 정도가 남아 있다니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그들이 때려부수고 다녔던 규모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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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영화 <대니쉬 걸>이 후반부 촬영지가 드레스덴이라고 해서 내가 아는 그때 그모습이 나올까 열심히 봤지만 알아볼 수 없어서 슬펐던...그래도 이곳의 전경은 살짝 나왔던 것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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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에도 이런 풍경을 즐길 수 있는 몸과 마음을 간직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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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여행의 흔적이 담긴 옷들을 세탁하러 코인런드리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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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은 본격적으로 베를린 구경을 하기 위해 오전부터 외곽으로 나왔다. 물론 시작은 커피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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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카페는 어떻게 저렇게 한 치 모자람도 없는 디자인 결정체일까 감탄하게 되는데 베를린에선 깔끔하게 튼튼하게 차곡차곡 정리해놓은 게 자연스럽게 예쁜 모습을 만들어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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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독일여행은 기차여행이었는데 이번엔 한 번도 못 탔다. 고속버스 이동이 대중화되면서 또 한 번 여행의 모습이 바뀌었다는 걸 실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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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의 취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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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사진 넣을까 말까 망설였는데 ㅋㅋㅋ 역시 베를린장벽 그래피티 중에 이게 빠지면 너무 섭하지 않겠습니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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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베를린과 동베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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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햇빛을 즐기며 산책하다가 만난 길거리 공연 밴드. 나무가 만들어낸 응달도, 소란스럽지 않고 딱 적당한 크기의 연주음도, 사이로 지나가던 산들바람까지 친절했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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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카페에서 발견했던 바로 그 five elephant. 의식의 흐름대로 커피만 마셨는데 머무르는 내내 탐스러운 케이크와 쿠키가 잊혀지지 않아서 안 먹은 게 후회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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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시의 시그니처 컬러를 꼽자면 분명 회색빛일 텐데... 계절의 여왕 5월이 내리는 축복은 이곳도 비켜가지 않는다. 이 시기가 지나면 저렇게 넓직한 공간은 금방 허허로워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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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꽃 덤불에 궁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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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을 다녀갔던 시기 전후로 로컬들이 자주 가던 거리의 펍에서 테러 사건이 일어났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기에 이번에 다시 검색을 해봤더니 베를린 키워드로 당시부터 현재까지 발생했던 사건들이 한두 개가 아니라 내 기억 속 그 사건이 어떤 사건이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이렇게 평화로운 오후의 햇살과 그림자 속에서도 독일과 독일 외부의 극우주의의 뿌리가 어디까지 뻗어있는지 알 수가 없다니. 세상의 모든 일들이 지구가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려는 의지라는 설을 믿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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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외출 전 숙소 사람들과 가볍게 입가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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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야경도 나쁘지 않지. 베를린으로 오기 전에 며칠 머물렀던 암스테르담에서 이제 막 성년이 된 것 같은 훤칠한 남자들을 몇 분에 한 번씩 마주치면서 묘한 위화감을 느끼다가 종국에 깨달았다. 유럽에서 지내면서 저 나이또래의 서양 남자애들이 저렇게 그룹 지어 움직이는 걸 보는 게 생경한 광경이란 것과 왜 유독 암스테르담에서 자주 보이는지 이유를 찾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베를린에서도 젊음의 혈기는 만만치 않게 느껴졌지만 앞서 경험했던 그런 거북스러운 위화감은 받지 않았다. 내가 방문했던 시기도 그렇지만 본래에도 베를린은 유럽 젊은이들이 한바탕 즐겁게 놀고 가는 가장 힙한 도시 중에 하나 아니던가. 클러버들의 성지라는 것. 오늘은 숙소에서 만난 여동생과 함께 그 중 적당히 로컬이 있고 적당히 관광객도 가는 루프탑이 있다는 클럽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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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커피와 브라우니로 다음날 아침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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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디저트 모두 상향평준화된 카페였다. 누군가 베를린에 간다면 안전하게 추천할 만하다. 내 주문이 다른 주문 사이에 끼어 잊혀진 채 한참을 기다려야 했는데 개의친 않았지만 다른 동양인이 똑같은 경험을 했다면 인종차별인가 의심할 수도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서양국가, 독일이니까, 그리고 나는 동양인이니까. 여행지에서 마주치는 얼굴 대부분이 남한테 관심을 두는 것조차 번거롭게 생각하는 경우가 다수지만 내가 인종차별을 당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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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기 전 베를린 내 다른 카페에 대해서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사장이 카페 스크리닝을 하고 다니는 전문 블로거나 취재원이라고 착각했는지 아차 하는 표정으로 바라보기에 아니라고 해줬다. 나름 안심하는 모습을 보며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다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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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햇살이 만들어내는 가장 아름다운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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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인종학살, 나치즘과 관련된 박물관과 기념관이 셀 수 없이 많아서 미리 어떤 곳에 갈지 리스트를 마련해놓으면 좋다. 하지만 굳이 계획을 짜지 않아도 어딜 가나 마주칠 수밖에 없는 전범 행위 회고록이 온몸에 문신처럼 새겨져 있는 도시였다. 지금은 그 문신을 기꺼워하지 않는 사람들과 계속 가져가야 한다는 사람들 사이에서 충돌이 적지 않게 일어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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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중심가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젠다르멘 마르크트. 콘체르트하우스, 독일 대성당, 프랑스 대성당이 한자리에 모여있다. 클래식 공연도 열리고 작은 전시회도 있고, 큰 경기가 있을 땐 광장에 있는 펍에서 스크린 설치해놓고 보고 겨울엔 크리스마스마켓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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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라푼젤 머리가 내려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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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엔 베를린필 공연을 보러왔다. 파리에서 봤던 바렌보임 아저씨를 또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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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과 밤의 조명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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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아침. 왠일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셨을까? @Ba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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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여기서 쉬길래 나도 누워서 빨간 복숭아를 으적으적 먹으며 휴식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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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먹는 쌀국수는 왜 다 맛있을까. 순전히 개인경험이지만 유럽 독일어권 국가에서 여행할 때 항상 먹는 게 만족스러웠다. 이 사람들은 어떤 요리를 어떤 가격에 내놓아야 파렴치한 장사치 소리를 안 들을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다. 미식의 국가라 추앙받는 곳은 레시피 부자임에 틀림없지만, 배낭여행객에겐 얼마나 더 맛있는지 경쟁하는 곳보다 맛과 양의 최저치를 보장해주는 국가가 더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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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곳곳에서 찾아보기 쉬운 그래피티. 보는 것마다 이어붙이면 한 편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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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콘체르트하우스 저녁 공연. 어떤 오케스트라였는지는 잊었지만 무척 좋았다는 느낌만 고이 간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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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보고 나오니 다른 사람들은 한창 알코올에 취해 중요한 축구 경기를 보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하게 즐기며 여유롭게 흘러가는 시간. 이 공간이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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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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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독일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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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에 오고 나서 가장 즐거웠던 일요일 아침. 공연 전 가벼운 식전주와 핑거푸드를 제공받았다. 클래식 공연 보러 다니면 이런 무료 음식도 굉장히 새침하고 고고한 태도로 두어개만 깔짝거릴 것 같지만 다들 매우, 열심히, 먹성 좋게 먹는다. 세계적인 공연이 아니더라도 이런 로컬 공연도 챙겨서 보라고 추천하는 이유. 어느 작약이 제일 예쁘게 피었나 찾으려고 이 테이블 저 테이블 돌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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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마우어파크 주말벼룩시장. 별점 천 개 있으면 모두 몰아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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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모든 게, 이루 말할 수 없이 완벽하고 좋았는데. 사진에 표현되지가 않는다. 내가 즐거우니까 사진 찍는 일에 열정이 덜 들어갔는지도. 혼자 와도 좋고, 친구랑 와도 좋고. 디자이너가 직접 제품을 갖고 와서 팔기도 하고, 앤틱 물품도 있고, 화초도 있고, 당연하지만, 맥주와 소세지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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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트럭에 싣고 집으로 데려가도 괜찮은 가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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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입구에는 나름 유명한 카페까지 있다. 마켓 다 구경하고 나서 여기서 커피 테이크아웃하는 것까지 얼마나 완벽한 일정이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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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들고 그냥 걷기만 해도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다. 이때쯤 왜 처음부터 베를린 한달살이를 계획하지 않았나 135번째 후회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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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헬름 카이저 성당인...것 같은데 아닐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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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야외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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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어가르텐까지 갔다니 이땐 더 어려서 체력이 미쳤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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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했던 하루의 끝은 일몰 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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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의 야경도 볼만하다고 말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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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츠담 상수시 궁전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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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처럼 야외수업을 나온 학생 무리와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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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범죄스릴러물에 환장하는 사람이라 아름다운 정경을 보면서 시체 파묻기에 안성맞춤인 호수와 들판이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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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포츠담, 안녕 상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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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 비행기를 두 번 탔다.
한 번은 파리행, 한 번은 인천행.
본래 이 여행은 파리 한달살이를 목적으로 계획했던 것이었다. 원래도 짧은 간격으로 도시 이동 하는 게 귀찮고 번거롭던 차, 느긋하게 게으름 피우며 한 달을 보낼 생각이었는데, 채 10일도 채우지 못하고 말할 수 없이 지루해졌고, 더 이상 억지로 뭔가를 할 생각에 지쳐서 파리를 탈출해버렸고, 충동적으로 암스테르담에 갔고, 거기서도 또 일주일가량을 보내고, 어느 순간 어느 지점에서 그런 마음을 먹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베를린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번 여행에서 가장 잘한 선택이 되었다.
머무르는 동안 베를린을 떠나기가 싫어서, 너무 싫어서 마지막 순간이 줄어드는 게 아까워서 발을 동동 굴렀다.
여러 곳에서 듣기에 독일에서의 삶은 절대 수월하지 않다지만 외국인이 한 달가량 농땡이 피우기엔 굉장히 푸근한 도시라는 인상을 받았다. 친한 친구에게도 베를린이 아주 좋았다고 했고, 그녀석도 다른 동유럽국가와 함께 베를린을 다녀와서 비슷한 감상을 들려주어 매우 기뻤다. 일부러는 아니지만 몇 년이 지나서야 그때 여행 사진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한 번 더 기쁘고....
그리고 지금 지쳐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고 추억이 되고 혹은 미래의 계획이 될 수 있는 사진들을 공유하고 싶어서 글을 올렸다.
내가 흠뻑 빠졌던 도시에서의 순간들이 사진에는 오롯이 담긴 것 같지 않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희망함.
*n년 전 사진 많음 주의
*활자도 많음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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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숙소로 이동하는 길에 마주친 호수 낀 공원. 녹음의 모양을 살펴보며 이 도시가 꽤나 내 맘에 들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직전엔 네덜란드를 거쳐왔지만 거긴 재미없으니까 그냥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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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처음으로 갔던 곳은 근교의 드레스덴.
파란 팔레트에 하얀 유화물감을 뭉개놓은 것 같은 하늘이 날 반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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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안은 이렇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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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머리들이 모여있는 모양새가 귀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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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지대가 높다는 느낌을 못 받았지만 걷다 보면 어느새 내가 서있는 위치와 보이는 건물들의 시작점이 제각각인 게 재밌다. 참 누가 도시설계를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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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봄빛을 빨아먹는 나뭇잎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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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국가였던 이탈리아 토리노를 갔을 때도 그랬지만 드레스덴에서도 한 나라의 중심지였던 흔적을 현대에 와서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화려하고 위엄이 상당한 건물들이라고 느꼈지만, 작센 왕조 시절 사치스러웠던 건물들이 2차 대전 때 대부분 파괴됐는데도 이 정도가 남아 있다니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그들이 때려부수고 다녔던 규모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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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영화 <대니쉬 걸>이 후반부 촬영지가 드레스덴이라고 해서 내가 아는 그때 그모습이 나올까 열심히 봤지만 알아볼 수 없어서 슬펐던...그래도 이곳의 전경은 살짝 나왔던 것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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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에도 이런 풍경을 즐길 수 있는 몸과 마음을 간직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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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여행의 흔적이 담긴 옷들을 세탁하러 코인런드리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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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은 본격적으로 베를린 구경을 하기 위해 오전부터 외곽으로 나왔다. 물론 시작은 커피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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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카페는 어떻게 저렇게 한 치 모자람도 없는 디자인 결정체일까 감탄하게 되는데 베를린에선 깔끔하게 튼튼하게 차곡차곡 정리해놓은 게 자연스럽게 예쁜 모습을 만들어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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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독일여행은 기차여행이었는데 이번엔 한 번도 못 탔다. 고속버스 이동이 대중화되면서 또 한 번 여행의 모습이 바뀌었다는 걸 실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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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의 취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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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사진 넣을까 말까 망설였는데 ㅋㅋㅋ 역시 베를린장벽 그래피티 중에 이게 빠지면 너무 섭하지 않겠습니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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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베를린과 동베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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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햇빛을 즐기며 산책하다가 만난 길거리 공연 밴드. 나무가 만들어낸 응달도, 소란스럽지 않고 딱 적당한 크기의 연주음도, 사이로 지나가던 산들바람까지 친절했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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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카페에서 발견했던 바로 그 five elephant. 의식의 흐름대로 커피만 마셨는데 머무르는 내내 탐스러운 케이크와 쿠키가 잊혀지지 않아서 안 먹은 게 후회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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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시의 시그니처 컬러를 꼽자면 분명 회색빛일 텐데... 계절의 여왕 5월이 내리는 축복은 이곳도 비켜가지 않는다. 이 시기가 지나면 저렇게 넓직한 공간은 금방 허허로워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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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꽃 덤불에 궁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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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을 다녀갔던 시기 전후로 로컬들이 자주 가던 거리의 펍에서 테러 사건이 일어났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기에 이번에 다시 검색을 해봤더니 베를린 키워드로 당시부터 현재까지 발생했던 사건들이 한두 개가 아니라 내 기억 속 그 사건이 어떤 사건이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이렇게 평화로운 오후의 햇살과 그림자 속에서도 독일과 독일 외부의 극우주의의 뿌리가 어디까지 뻗어있는지 알 수가 없다니. 세상의 모든 일들이 지구가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려는 의지라는 설을 믿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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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외출 전 숙소 사람들과 가볍게 입가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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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야경도 나쁘지 않지. 베를린으로 오기 전에 며칠 머물렀던 암스테르담에서 이제 막 성년이 된 것 같은 훤칠한 남자들을 몇 분에 한 번씩 마주치면서 묘한 위화감을 느끼다가 종국에 깨달았다. 유럽에서 지내면서 저 나이또래의 서양 남자애들이 저렇게 그룹 지어 움직이는 걸 보는 게 생경한 광경이란 것과 왜 유독 암스테르담에서 자주 보이는지 이유를 찾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베를린에서도 젊음의 혈기는 만만치 않게 느껴졌지만 앞서 경험했던 그런 거북스러운 위화감은 받지 않았다. 내가 방문했던 시기도 그렇지만 본래에도 베를린은 유럽 젊은이들이 한바탕 즐겁게 놀고 가는 가장 힙한 도시 중에 하나 아니던가. 클러버들의 성지라는 것. 오늘은 숙소에서 만난 여동생과 함께 그 중 적당히 로컬이 있고 적당히 관광객도 가는 루프탑이 있다는 클럽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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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커피와 브라우니로 다음날 아침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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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디저트 모두 상향평준화된 카페였다. 누군가 베를린에 간다면 안전하게 추천할 만하다. 내 주문이 다른 주문 사이에 끼어 잊혀진 채 한참을 기다려야 했는데 개의친 않았지만 다른 동양인이 똑같은 경험을 했다면 인종차별인가 의심할 수도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서양국가, 독일이니까, 그리고 나는 동양인이니까. 여행지에서 마주치는 얼굴 대부분이 남한테 관심을 두는 것조차 번거롭게 생각하는 경우가 다수지만 내가 인종차별을 당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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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기 전 베를린 내 다른 카페에 대해서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사장이 카페 스크리닝을 하고 다니는 전문 블로거나 취재원이라고 착각했는지 아차 하는 표정으로 바라보기에 아니라고 해줬다. 나름 안심하는 모습을 보며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다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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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햇살이 만들어내는 가장 아름다운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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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인종학살, 나치즘과 관련된 박물관과 기념관이 셀 수 없이 많아서 미리 어떤 곳에 갈지 리스트를 마련해놓으면 좋다. 하지만 굳이 계획을 짜지 않아도 어딜 가나 마주칠 수밖에 없는 전범 행위 회고록이 온몸에 문신처럼 새겨져 있는 도시였다. 지금은 그 문신을 기꺼워하지 않는 사람들과 계속 가져가야 한다는 사람들 사이에서 충돌이 적지 않게 일어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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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중심가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젠다르멘 마르크트. 콘체르트하우스, 독일 대성당, 프랑스 대성당이 한자리에 모여있다. 클래식 공연도 열리고 작은 전시회도 있고, 큰 경기가 있을 땐 광장에 있는 펍에서 스크린 설치해놓고 보고 겨울엔 크리스마스마켓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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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라푼젤 머리가 내려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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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엔 베를린필 공연을 보러왔다. 파리에서 봤던 바렌보임 아저씨를 또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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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과 밤의 조명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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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아침. 왠일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셨을까? @Ba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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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여기서 쉬길래 나도 누워서 빨간 복숭아를 으적으적 먹으며 휴식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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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먹는 쌀국수는 왜 다 맛있을까. 순전히 개인경험이지만 유럽 독일어권 국가에서 여행할 때 항상 먹는 게 만족스러웠다. 이 사람들은 어떤 요리를 어떤 가격에 내놓아야 파렴치한 장사치 소리를 안 들을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다. 미식의 국가라 추앙받는 곳은 레시피 부자임에 틀림없지만, 배낭여행객에겐 얼마나 더 맛있는지 경쟁하는 곳보다 맛과 양의 최저치를 보장해주는 국가가 더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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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곳곳에서 찾아보기 쉬운 그래피티. 보는 것마다 이어붙이면 한 편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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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콘체르트하우스 저녁 공연. 어떤 오케스트라였는지는 잊었지만 무척 좋았다는 느낌만 고이 간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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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보고 나오니 다른 사람들은 한창 알코올에 취해 중요한 축구 경기를 보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하게 즐기며 여유롭게 흘러가는 시간. 이 공간이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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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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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독일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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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에 오고 나서 가장 즐거웠던 일요일 아침. 공연 전 가벼운 식전주와 핑거푸드를 제공받았다. 클래식 공연 보러 다니면 이런 무료 음식도 굉장히 새침하고 고고한 태도로 두어개만 깔짝거릴 것 같지만 다들 매우, 열심히, 먹성 좋게 먹는다. 세계적인 공연이 아니더라도 이런 로컬 공연도 챙겨서 보라고 추천하는 이유. 어느 작약이 제일 예쁘게 피었나 찾으려고 이 테이블 저 테이블 돌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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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마우어파크 주말벼룩시장. 별점 천 개 있으면 모두 몰아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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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모든 게, 이루 말할 수 없이 완벽하고 좋았는데. 사진에 표현되지가 않는다. 내가 즐거우니까 사진 찍는 일에 열정이 덜 들어갔는지도. 혼자 와도 좋고, 친구랑 와도 좋고. 디자이너가 직접 제품을 갖고 와서 팔기도 하고, 앤틱 물품도 있고, 화초도 있고, 당연하지만, 맥주와 소세지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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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트럭에 싣고 집으로 데려가도 괜찮은 가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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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입구에는 나름 유명한 카페까지 있다. 마켓 다 구경하고 나서 여기서 커피 테이크아웃하는 것까지 얼마나 완벽한 일정이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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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들고 그냥 걷기만 해도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다. 이때쯤 왜 처음부터 베를린 한달살이를 계획하지 않았나 135번째 후회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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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헬름 카이저 성당인...것 같은데 아닐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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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야외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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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어가르텐까지 갔다니 이땐 더 어려서 체력이 미쳤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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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했던 하루의 끝은 일몰 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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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의 야경도 볼만하다고 말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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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츠담 상수시 궁전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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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처럼 야외수업을 나온 학생 무리와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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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범죄스릴러물에 환장하는 사람이라 아름다운 정경을 보면서 시체 파묻기에 안성맞춤인 호수와 들판이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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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포츠담, 안녕 상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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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 비행기를 두 번 탔다.
한 번은 파리행, 한 번은 인천행.
본래 이 여행은 파리 한달살이를 목적으로 계획했던 것이었다. 원래도 짧은 간격으로 도시 이동 하는 게 귀찮고 번거롭던 차, 느긋하게 게으름 피우며 한 달을 보낼 생각이었는데, 채 10일도 채우지 못하고 말할 수 없이 지루해졌고, 더 이상 억지로 뭔가를 할 생각에 지쳐서 파리를 탈출해버렸고, 충동적으로 암스테르담에 갔고, 거기서도 또 일주일가량을 보내고, 어느 순간 어느 지점에서 그런 마음을 먹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베를린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번 여행에서 가장 잘한 선택이 되었다.
머무르는 동안 베를린을 떠나기가 싫어서, 너무 싫어서 마지막 순간이 줄어드는 게 아까워서 발을 동동 굴렀다.
여러 곳에서 듣기에 독일에서의 삶은 절대 수월하지 않다지만 외국인이 한 달가량 농땡이 피우기엔 굉장히 푸근한 도시라는 인상을 받았다. 친한 친구에게도 베를린이 아주 좋았다고 했고, 그녀석도 다른 동유럽국가와 함께 베를린을 다녀와서 비슷한 감상을 들려주어 매우 기뻤다. 일부러는 아니지만 몇 년이 지나서야 그때 여행 사진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한 번 더 기쁘고....
그리고 지금 지쳐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고 추억이 되고 혹은 미래의 계획이 될 수 있는 사진들을 공유하고 싶어서 글을 올렸다.
내가 흠뻑 빠졌던 도시에서의 순간들이 사진에는 오롯이 담긴 것 같지 않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희망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