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토리들아
첫번째 얘기는 내 친구가 이사한 날 부엌에서 봤던 귀신 이야기야.
친구가 10살때쯤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갔어
이사한 첫날, 새벽에 목이 말라서 물을 마시러 주방으로 갔는데
머리를 길게 풀어헤친 여자가 등을 돌리고 쭈그려앉아서 뭘 퍼먹고 있더래
뭐지 싶어서 보니까 쌀을 보관해둔 장독대 앞에서 생쌀을 퍼먹고 있더라는거야.
상식적으로 생각해봐.
새벽에 남의 집에서 그것도 생쌀을 퍼먹고 있다는게 말이 안되잖아
근데 친구가 좀 어리기도 했고 담이 되게 쎄다고해야하나? 크게 무서움을 느끼는 성격이 아니라 그런지
"저기요" 하고 불렀데.
부르니까 쌀을 퍼먹던 여자가 딱 멈추더라는거야.
고개를 완전히 돌리지 않아서 얼굴이 보이지 않는데도 자기를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지더래.
친구가 "왜 생쌀 드세요, 밥솥에 밥 있으니까 그거 드시고 가세요"하고 자기는 들어가서 잠을 잤데.
친구가 베푼 호의(?) 덕분인지 그 귀신은 다음날부터 안보였다고해.
처음 얘기 들었을 때 내 친구지만 이해가 안되고 너무 황당해서 귀신한테 밥먹고 가라는 사람이 어딨냐, 처음봤다니까
친구는 잠결에도 귀신이 얼마나 배가 고프면 생쌀을 먹을까 싶은 측은한 마음에 그랬다하더라 ..ㅎㅎ
친구 추측으로는 그 터에서 원래 살던 귀신인것 같다고 하는데 나는 지금도 그 귀신이
좋은 귀신은 아니었을거라고 생각해... 그 집은 나도 많이 갔는데 볕도 잘 안들고 습하고 기운이 안좋은 집이었어.
방학에는 내가 친구집에서 살다시피 엄청 많이 갔는데 그 집에 갔다온 날이면 엄마가 걱정하실 정도로 기운이 쭉쭉 빠지고
체력적으로 되게 힘들었었어.
터가 안좋았는지, 친구가 거기 10년 넘게 살면서 (지금은 이사했음) 가위 눌리는건 기본이고 초현상적인 일들도
많이 일어나고, 어머니도 지병으로 돌아가시는 등 불행하고 안좋은 경험을 많이 했어.
친구한테 말은 못했지만 좋은 귀신이었다면 내 친구가 그렇게 방황할 일도,
어머니가 돌아가시거나 가세가 기우는등 안좋은 일이 계속 일어났을까 싶어서.
정말 그 집에서 사는동안 너무 안타까울정도로 안좋은 일들이 계속 일어났었거든...
지금도 내 친구는 거식증에 공황장애로 심리치료를 계속 받고 있어..
두번 째는 내 다른친구가 겪은 일인데
그 얘의 친구가 무당이야. 20대 초반에 신내림을 받았는데 되게 용해서
돈도 엄청 많이 벌었다하더라고.
암튼 그 무당친구랑 다른 친구들 여럿이 준코에서 술 마시면서 놀고 있는데
갑자기 무당친구의 얼굴이 삽시간에 굳더니 A라는 친구한테 그러더래.
당장 집으로 가라고. 가족들한테 가보라고
뜬금없이 그런 말을 하니까 다들 놀라고 있는데 얼마 안있어서 A폰으로 전화가 온거야
A가 밖에서 통화를 하더니 오열을 하면서 들어오더라는거야
아버지가 사고를 당하셔서 급사하게 된거야.
그래서 가족들한테 연락이 간건데 무당친구가 먼저 깨닫고 일러준거지
A는 펑펑 울면서 바로 집으로 가고 그 후에 시간이 지나고나서도 A는 무당친구랑은 연락을 끊었다고하더라
무당친구를 보면 아버지가 돌아가셨던 충격과 내 가족과 나의 죽음, 불길한 일이 또 일어날까봐 그랬던건지
그 뒤로 무당친구도 뭔가 느꼈는지 친구들과의 모임에도 잘 나오지 않게되었다고해.
마지막 이야기는 무섭다기보단 좀 씁쓸하고 안타까운 이야기야ㅠ
두 개다 내 친구들이 실제로 겪었던 일이고
크게 무섭진 않지만 당시에 내가 직접 이야기 들었었을 땐 너무 충격이었어.ㅜ
** 추가로 덧붙이는 이야기.
첫번째 얘기에서 내 친구 어머니가 돌아가셨다고 했잖아.
그 때 겪은 일화야
친구 어머니가 간암으로 투병을 하시다가 결국은 돌아가셨어.
어머니가 많이 위독해져서 임종을 준비하기위해
친구 아버지는 집에서 자고있던 동생을 데리러 나간 사이에
친구만 어머니 임종을 지켜봤어.
장례식장에 갔는데 친구가 얘기를 해주더라고
내 친구는 12살터울의 어린 동생이 있어.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당시에는
10살남짓한 어린 나이였어. 그래서 사실 동생은 어머니가 어림짐작으로
아프다는건 알고있었지만 동생한테는 사람들이 쉬쉬하고 말을 아껴서 동생은 엄마가 암인지, 시한부인지도
몰랐다고 해. 어머니 사망 당일, 동생이 아빠 차를 타고 병원으로 오면서 잠이 들었는데 꿈을 꾼거야.
그 꿈에 엄마가 나오더래.
엄마가 얼굴색도 너무 환하고 좋은 옷을 입고 나와서
"00야, 엄마 좋은데 먼저 가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아라, 잘 있으렴." 하고
인사를 하고 갔다는거야. 그리고 어린 동생은 돌아가신 엄마를 직접 보고 나서야
엄마가 떠나기 전 자기에게 인사를 하고 갔다는걸 알게된거지.
내 친구가 너무 힘들어서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데
동생이 와서 그 꿈 얘기를 해줬고 그 꿈을 꾼 시각이 대략적으로 어머니가 막 숨을 거두셨을 때였데.
친구는 슬프지만 엄마가 좋은 곳에 가셨다는 걸 알고 좋은 곳에 가셨으니까 괜찮을거라고 위안을 삼더라고
아마 친구 어머니는 저승에 가시면서도 한창 엄마 손길이 필요한 어린 자식이 눈에 밟혀서
동생에게만 인사를 하고 떠난것 같아. 아주머니가 너무 따뜻하시고 좋았던 분이셔서 지금 생각해도 너무 슬프네 ㅠ
친구 장례식장에서 들었던 또 다른 친구의 일화도 있는데 그건 나중에 올릴게~
첫 번째 친구는 마음도 곱고 담대했구나 ㅠㅠ 꼭 이겨냈으면 좋겠어
두 번째 친구랑 무당친구도 잘못한 사람은 없는데 상처만 남았네 무당친구도 급한 마음에 알려주려고 말이 튀어나왔나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