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예전에 지인께서 해주신 말씀



지인은 서울 토박이로, 서울이 아직 말단동네와 다르지 않을 때부터 그 곳에서 사셨단다.



그러기에 한 집 건너 한 집이 다 불알친구였고
그 집 아이 역시 그런 아이였다.

그 친구는, 그시대 누가 그러지 않았겠냐만, 그중에서도 집안이 척박했다. 엄마는 툭하면 집을 나갔고 아비는 도박에 폭력적이었다.

중학교에 들어가 자아가 형성될 때 즈음에는
그러한 가정환경 때문일까, 거짓말을 일삼고 핑계가 늘고 매사에 부정적이고 툴툴대는 성격이 되어있었다.

당시엔 이집저집 다니며 참외를 서리한다던가,
닭을 훔쳐먹는 일이 흔하고 다들 제 집 자식같다보니 심하지만 않으면 눈감아 넘기는 일이 흔했는데
한번은 서리가 과해 걸려서 그 논밭 아저씨에게 혼쭐이 났단다.


모두 그 아저씨에게 죄송하다 빌며 엎드려뻗쳐 있는데
그 친구 한놈만 억울하다며 빽빽 그 아재와 맞서 싸웠다.

그러고도 분이 안 풀렸는가
밤사이에 그 집 참외를 아작을 내놔 범인을 찾겠다는 아저씨를 비웃으며 그 이야기로 한참을 낄낄 거리더란다.

그 후, 멀쩡히 공부를 하던 지인과 그 무리는 그를 점점 멀리 하기 시작했고, 지인이 대학을 다니고 그 동네가 사라질 때 즈음 그와는 완전히 연을 끊게 되었다.

간간히 들리는 소식에 의하면
결혼을 했으나 도박과 폭력으로 이혼한 지 오래고
특별한 일이 없이 일용직을 하다가 다리가 상해 앉은뱅이가 되고 술주정에 걸렸다 한다.

얼마뒤에는 간병을 얻어 죽었단 소식까지 들어
아쉬운 맘에 조문을 다녀오게 되었다.

다녀온 뒤 얼마 뒤 꿈을 꾸었는데,
앉은뱅이가 다리를 질질 끄며 와 밥을 달라 구걸하는데
말하는 본새가 염치가 없고 부끄럼도 없이 당당한데
마치 맡겨놓은 밥을 찾듯 했단다.

얼굴을 보니 그 친구이기에 안타까워 밥을 차려주니
그 친구가 밥이 이게 뭐냐, 반찬은 이게 뭐냐, 라며 타박을 하다, 너도 내가 우스워 이렇게 날 대하냐고 묻는데
눈빛이 서늘한 게 순간 잘하면 악귀가 되겠구나 싶었다.

비위를 맞춰주며 소주를 따라주니
기분이 나아졌나 옛날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는데
또 남탓을 실실 대며
모든게 다 억울하고 원망스럽고 빈정댈 거리만 남더란다.

그러면서도 자리에 눌러앉아 떠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밤이 새도록 자리에서 일어날 맘이 없어 보이기에 기분이 역해져

'이보게 저승밥 다 먹었으면 가봐. 잘 먹였으니 미련갖지 말고 날 다시 찾아오지도 마'라고 말하니 딱 째려봤다.

그래서 어쩔거야, 밥상을 치우고 나가보라고 하니
다리를 질질 끌며 나가면서도 계속 그를 노려보더란다.

죽어서도 배우는 게 없고 남에 대한 원망만 가득한데다
사람이 천박하니, 저런 사람이 죽어서 잡귀가 되는구나 싶더란다.

그 후로는 별거 아닌 놈이었는지 한번도 느껴져본 적은 없다고 한다.
  • tory_1 2020.08.09 17:55

    원한 심한 악귀 되기 전에 저승사자가 데려갔나봐

  • tory_2 2020.08.09 18:36
    살아서도 죽어서도 사람들 개빡치게 하는 놈들 아녀 열받네
  • tory_3 2020.08.09 19:15
    아이고... 진짜 왜 저러고 살았을까...
  • tory_4 2020.08.09 21:19
    양아치 불변의 법칙이 저승에서도 통하네
  • tory_5 2020.08.10 01:37
    가정환경은 안됐지만 머리 크고 나이 먹으면서 사람이 배우는 게 있어야 하는데
  • tory_6 2020.08.10 04:02

    지인분 도리를 다하셨네

  • tory_7 2020.08.10 04:17
    원래 악귀 악령도 생전에 성질 더럽고 못된놈이 되는거지 평범한 사람이 죽었다고 왠만한 사연으로 쉽게 되겠어 역시 쓰레기는 죽어서도 쓰레기인가봐.....
  • tory_8 2020.08.10 08:58
    뭔가 무섭다.....
  • tory_9 2020.08.10 10:23

    저놈의 자식도 저렇게 되고 그렇게 또 반복될듯..

  • tory_10 2020.08.10 13:54
    어휴ㅜ 무섭다 진짜ㅜ
  • tory_11 2020.08.11 00:32
    지인분은 정말 할만큼 다 하셨구나. 문상도 다녀왔지, 꿈에서 술도 따라주고 얘기도 들어줬지...
  • tory_12 2020.08.11 02:11
    예전에 들은 얘긴데 어느 집에서 둘째 아들 장례 치른지 얼마 안되서 그 집 첫째아들 딸이 죽은거야. 그뒤 애엄마는 정신을 놓고 애아빠도 술독에 빠져서 사는데 그 집 앞을 우연히 지나가던 사람이 지붕에서 죽은 둘째 아들이 막 덩실덩실춤을 추고 있길래 이거 귀신이 이 집에 씌였구나 싶어서 그 집 할머니한테 말해서 용한 무당을 데려왔어. 무당이 굿하는데 그 집 둘째아들이 빙의해서 하는 말이 억울하다 억울하다였어. 딱 본문 사람같은 케이스? 조카는 왜 데려갔냐해서 내가 자식처럼 예뻐했는데 형수가 자기 장례식에서 눈물을 많이 안 흘렀다고 그게 괘씸해서 그랬다 그러더라...
  • tory_13 2020.08.11 04:09

    와 시발새기...

  • W 2020.08.11 11:12
    와 내 글보다 더무섭다 인성진짜
  • tory_17 2020.08.11 11:43
    미친..... 본문도 그렇고 인성.... 맨날 남탓하고 자격지심있고;;; 별걸 다 꼬투리잡고 그러네;;;
  • tory_20 2020.08.11 19:07

    아 인성 터졌어 진짜 너무하다

  • tory_22 2020.08.16 03:08
    덩실덩실... 웃는 귀신이랑 춤추는 귀신이 젤 무섭다더니. .
  • tory_23 2020.08.16 17:40
    개새끼가 진짜....
  • tory_24 2020.08.20 19:37

    미친 지가 뭐라고 형수가 펑펑 울어줘야 해??

  • tory_25 2020.08.21 00:14
    이게 바로 한국식 한남 귀신인건가...
  • tory_29 2021.03.17 23:05
    @25

    진심...ㅋㅋㅋ 

  • tory_14 2020.08.11 09:47
    귀신이 존재한다면 천국과 지옥도 존재할까?정말 선과 악의 개념이 사람이 만든것이 아니라 세상의 법도 일까? 단순히 산 사람, 선한 약자들의 희망일까 하는 생각이 들어..그래도 선하게살아갈려고 노력해야겠지만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br />
    하지만 가끔 나한데 모질게 굴었던 아이가 나보다 더 잘살고 뉴스에도 나오는 나쁜놈들이 사는걸 보면, 여리고 착한 사람이 제 목숨 놓은거 보면 뭐라고 해야할지..<br />
    본문이랑 좀 다른 말인데 그냥 악하게 태어나 귀신이 되어서도 악하다면 그런 악한 것들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선한 사람은 어디로 가는지도.. 이것도 내세 있다는 전재하에서겠지만..
  • tory_16 2020.08.11 11:37
    음... 이런게 공감되는 얘기일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자조적으로 돈과 힘이면 전부네 사랑이란 관념과 호르몬의 작용일 뿐이고 선하게 살아도 뒤에서 칼만 맞네 어쩌네 얘기하긴 하는데.
    의외로 실제로 세상의 많은 것들은 사랑으로 해결되고, 돈으로 해결할수 없는 것이 많이 있으며, 돈이 아닌 다른 것들로 인생의 여러 빈 곳을 메울 수가 있다는걸 알고 있잖어. 물론 악하게 살면서 부유하게 남들 괴롭히고 착취하며 사는 이들이 있지만, 그로인해 죽을때까지 제대로 된 인간관계나 신뢰관계를 쌓지 못하고 살게 되지. 그들이 얼마나 행복하고 불행할지는 솔직히 남인 우리들이 알수 없겠지만, 선한 이들이 물질적으로 좀 못하고 사회적으로 좀 덜 성공했다고 덜 행복하지는 않을 것 같아. 삶이란 다변적이니까.
    삶도 원망으로 차있고 죽어서도 원망에서 못 벗어난다면, 저 사람은 뭘 얼마나 누리고 살고 죽어도 모자라다 생각할텐데 그 생각을 바꾸기 전까지는 죽어서도 계속 불행하겠지...
    그리고 뭐 이렇게 살다가 죽어서 어디로 가냐가 뭐 그리 중요하겠냐 싶어. 만약에 죽어서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환경이 바뀌긴 하겠지만 내 본성이 크게 바뀌겠냐고. 내 자신이 더 나은 사람이 된다면 다시 태어나건 어디론가 다른데에 가건 정말 달라지겠지.
  • W 2020.08.11 14:09
    나는 트라우마라고 생각해 옛날에 교수님에게 들은 말인데
    사람은 트라우마를 반복한대. 자신이 겪은 일을 계속 재생하면서 거기서 새로운걸 배우려고 하는 무의식이 있다고.
    매맞던 아이가 커서 매질을 하고, 아빠의 무관심속에서 큰 딸이 자신에게 무관심한 남자를 사랑하고 등등.
    귀신들도 자신이 죽은 행위를 반복한다고 하잖아. 계속해서 떨어진다던지 그 주위를 배회한다던지.
    난 소위 말하는 잡귀들은 아직 자신의 트라우마를 해결하지 못한게 아닐까 싶어. 그게 무당이 말하기엔 한이겠고 어떤 종교에선 지옥이나 연옥이지 않을까
  • tory_18 2020.08.11 14:22
    난 선과 악은 사람이 어울려 살기위해 만들어놓은 규범같은거라고 생각해서 천국지옥은 없을것같아
    우리가 개미를 볼때 나쁜개미 착한개미 구분하지 않는것처럼

    다만 인간이 과학으로도 차마 다 알지 못하는
    우주, 평행이론이나 생명의 탄생같은 일이 있으니 사후세계가 있을수는 있다고 생각해
    그게 천국지옥같이 상벌을 주고 뭘 재판받고 이런게 아닌 에너지의 이동같은건 있지 않을까 싶고
    귀신이란것도 사람이 차마 알지못하는 에너지의 상념?같은건 아닐까 싶기도 해ㅎㅎ
  • tory_14 2020.08.12 11:04
    다들 댓글 고마워
    본문이랑 좀 달라져서 걱정했는데 각자 다양한 의견을 들으니 재미있고 머리속이 정리가 되는거 같은 느낌이야ㅎㅎㅎ
    저 사람은 정말...못배워서인지 딱 자기만큼만 보이고 자기만큼만 사는거같네
    저런 악의가 참..무서운거 같아 눈빛도 알것같아서 소름끼치고
  • tory_19 2020.08.11 15:52
    하긴...귀신도 사람이었을 텐데 멀쩡하고 상식이 통하는 사람이면 억울하게 살해당하거나 자살하지 않은 이상 악귀가 되긴 힘들겠지... 예전에 공포방에 올라왔던 일본여자귀신 생각나네...ㅜ 성폭행 당한 후에 죽은 걸로 추정된다던...
  • tory_21 2020.08.11 19:43
    그냥 성장 과정에서 배운 삶의 방식이 저것 뿐이었겠거니.. 화나고 역하면서 안타깝기도 하다.
  • tory_26 2020.08.21 15:18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2/10/29 22:29:58)
  • tory_27 2020.08.23 15:32
    아,. 글 보니 떠오르는 예전 지인이 있네
  • tory_28 2020.12.29 01:20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0/12/29 01: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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