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때 있었던 일이야.
안그래도 스트레스 받는 취준생인데
동생이랑도 싸우고 아빠랑도 사이가 안좋을 시기라
본가에서 20분 거리에 원룸을 구했어.
엄마랑 아는 분이랑 계약을 해서 월세도 진짜 싼 편이였고
신축에 탑층, 에어컨도 있어서
진짜 좋았지.
처음 혼자사니까 너무 좋더라고...
하루종일 집에서 공부하고
친구도 불러서 놀고
요리도 하고
그렇게 재미있게 지냈어.
근데 원룸촌은 번화가 쪽에 있어도
이상하게 어둡단 말이야.
그래서 왠만하면 9시 이후로는 잘 안나갔어.
마트도 무조건 낮에 가고
나름 꽤 고층의 건물이였는데
원룸에 사는 사람을 마주치는 일도 거의 없었어(내가 집에만 쳐박혀 있기도 했어)
옆집에 사는 여자를 마주친 것도 산 지 3개월 만에?
지원한 회사 최종면접까지 다 치르고
연말이겠다 신났지...
친구들이랑 놀다가 12시쯤 집 앞에 도착
공동현관 비밀번호 누르고 열렸는데
어떤 남자가 뒤따라서 들어오더라고...
9층 누르고 뒤로 빠졌는데 그 남자는 누르질 않는거야.
이때부터 긴장이 확 오기 시작했어.
이 건물에 사는 사람 얼굴 아는건 건물주 할머니, 옆집 여자뿐인데
누군지 알게 뭐냐고...
집이 복도 오른쪽 사이드라 내쪽으로 안오길 바랐는데
도어락 누르고있는데 내 뒤에 딱 붙어서
칼 들이대더라
그냥 그 순간 소리지르고 발광을 했어 정신 나간 x처럼
그러니까 그냥 계단으로 도망가더라
한 두 집정도 나와서 괜찮냐고 무슨일이냐고 물어보더라.
신고할 정신도 없이
그냥 택시타고 본가 갔어.
그리고 그 다음날에 짐 다 빼고
원룸이나 자취하는 사람들 진짜 조심하기를 바래
택배나 배달음식때문에 공동현관 비밀번호 적어놓거나 쉬운 번호로 해놓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