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하다는 소리가 있어서 나중에 봐야지 하고 미루고 미루던 와우를 드디어
어제 새벽에 끝냈는데. 아직도 여운이 가시지 않아
결론부터 말하자면 극극극호였음
읽으면서 대체 어떻게 이런 심리 표현을 하고, 이런 대사를 쓸 수가 있지? 하며 작가님의 필력에 계속 감탄했었고
담백하면서도 건조하고, 담담하면서도 감성적인 문체가
수 에드와도 너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
내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감정선은 와우쪽이, 캐릭터성은 도둑들쪽이 더 좋았던거같음!!
사실 그냥.. 둘다 너무 좋다 ㅎㅎ
기억에 남았던 제일 좋았던 부분 4곳만 뽑자면
그냥, 내가 더 재미있으면 좋겠고 유쾌한 사람이면 좋겠다. 함께 있으면 즐거운 사람이 되길 바란다. 내가 말재주가 좀 더 있었다면 공통의 화제를 끌어내고 맥퀸을 웃게 하고 그의 기분을 좋게 만들었을 텐데.
워크 온 워터 (walk on water) 3권 | 장목단 저
에드만의 짝사랑방식. 본인이 조금 더 유쾌한 사람이 되어
맥퀸을 즐겁게 만들고싶고 웃게 하고싶고 그렇게 위로하고싶고..
“그냥, 단 한 번도… 박수 받는 주연의 인생을 살아 본 적 없지만.”
그는 흥미로운 말을 듣는 얼굴로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껐다. 말 한 마디 한 마디 떼는 것이 힘들어 한숨을 쉬고,
호흡을 모았다 말을 이었다.
“…한 사람의 무대 위에서만큼은.”
“…….”
“엑스트라이고 싶지… 않아서.”
“누군가에게만은 소모품처럼 등장해 뒤돌아서면 잊혀지는… 존재가 되고 싶지 않다는… 그런 생각들이.”
“…….”
“너무 실없어서… 웃었어요.”
워크 온 워터 (walk on water) 3권 | 장목단 저
와우 통틀어서 제일 좋았던 부분은 바로 여기였다.
그냥 고백하기로 맘먹자! 하고 눈 딱 감고 저지른 고백이아니라..
맥퀸의 솔직한 이야기 들으면서 느낀
본인 속마음을 자조적인 투로 내보였던게
진짜 딱 에드다운 고백이었고.
이 뒤에 '사랑해요' 와 함께 자기가 뱉은 말에 놀라 당황하는 에드까지.. 완벽한 고백.
내가 맥퀸이었어도 심장이 덜컹 했을거같아.
비엘 읽으면서 수많은 고백씬을 봤지만 와우 에드 고백씬은 정말 평생 못잊을듯 싶다 ㅠㅠ ㅠㅠ
“차라리 악역이 나았을 만큼 네 인생에서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는 게 견딜 수가 없어서 그래.”
“…….”
“사람을 백지 보듯 보는 너한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그래.”
“…….”
“너는 빈자리도 느끼지 않는 거냐.”
워크 온 워터 (walk on water) 6권 (완결) | 장목단 저
챙.. 이 바보야 ㅠㅠ
얘는 진짜 앞으로 평생 에드 못 잊고 살거같아서 ㅠㅠㅠㅠㅠㅠ
맥퀸 에드 커플을 응원하는거랑은 별개로
챙ㅇ이 조금만 더 일찍 알아차렸어도 멘공이 바뀌었을거라는 말..
너무 이해되서.. 그래서 더 안타까워..
너와 싸우고 다시 만나게 된 뒤부터 나는 그랬어. 너와 함께 있는 순간순간이 물 위를 걷는 기적 같더라. 그러니까 에드.
“…예.”
- 오래도록 사랑하다 낡아지는 때가 오더라도 처음 우리가 사랑하기로 한 순간의 그 기적 같은 느낌을 잊지 말자. 곁에 있다고 해서 서로의 존재를 너무 당연하게 여기지도 말자. 서로를 애틋하게 여기면서….
“…….”
- 우리 계속 사랑하자.
워크 온 워터 (walk on water) 6권 (완결) | 장목단 저
정말 완벽한 해피엔딩이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 구절 읽는데 속에서 자꾸 울컥울컥 올라와서 목메이더라
도둑들이랑 비슷하다고 느꼈던 부분도 있는데
공-수의 감정싸움부분 이었어!
수가 무조건적인 공의 잘못이 아닌것도 알고 있고
공을 원망한다고 해서 해결된 문제가 아닌걸 알면서도 원망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과
그런 와중에도 공을 그리워하고 여전히 사랑 하는 혼란스러운 심리 묘사 너무 좋았어
공의 사과를 받아주고 나서 다시 만나고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바로 예전관계로 돌아가려하는 거 보다
차분히 시간을 가지고 마음을 제대로 정리하고 난 후에야
비로소 돌아가는 화해법도 마음에 쏙 들었다.
정신적으로 성숙한 공 수의 어른연애 방식이 이렇게 좋을수가!!!
분명 잔잔물인데 휘몰아치는 거 같은 느낌을 받았어
도둑들과 마찬가지로 장목단님이 정말 자료조사를 열심히 하신거 같은 느낌이 들었음
정말 정성을 다해 빚은 예술작품 보는 느낌이라 좋았다
오랜만에 정말 완벽한 소설을 읽어서 내가 이 장르를 판다는 것에 뿌듯함과 자긍심을 얻게되었다 ㅎㅎ
쓰다보니 너무 길어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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