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애니 첨 나왔을 때 내가 12살인가 그랬는데 30 넘어서 이제 다시 봤어 ㅋㅋㅋ
감상:
1. 다 커서 봐서 재미없을 줄 알았는데 존잼
2. 치히로네 차 다시 보니 아우디넹.....
일본에 도요다 혼다 닛산 일본차만 오조오억 대에 일반인들은 외국인이 보기에 좀 궁상맞게(?) 사는데
이사 가는 집(교외에 있는 주택)도 좋아 보이고 10살짜리 애 하나 있는 부부 차가 아우디라니... 허허 그냥 웃지요
그러고 보니 치히로네 엄마 금붙이도 예사롭지 않아 보이고 아빠는 어디 이토츄 같은 데서 부장이라도 한 자리 할 관상이다
야근과 융자의 아이콘 짱구네 아빠 신형만씨가 능력 쩌는 샐러리맨이었다는 거 알게 된 이후로 또다시 충격...
3. 남의 음식 허락도 안 받고 막 먹는 치히로네 엄빠..
아.. 어렸을 땐 완전 고구마답답이 분노유발자들이었는데
커서 다시 보니까 많이 먹어서 인생 조진 게 남의 일이 아니네...
오밤 중에 보면서 육포 뜯었다...
4. 제목에서 말했듯이 지금 다시 보니 이거슨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아니라 치히로의 취업성공기더라
백수된 입장으로 유바바한테 “일하고 싶어요!” 외치는 부분에서 잠깐 내적 눈물 흘렸따ㅠ
그걸 또 채용해주는 유바바도 그래도 저 정도면 좋은 고용주 같아ㅠ 사실 나도 유바바네 목욕탕에서 일하고 싶음
유바바가 돈 밝히고 직원들 부려먹으려는 심보는 좀 있지만 사실 뭐 안 그런 놈이 어디 있어 ㅠㅠ
지 회사 아니고 임원만 돼도 직원들 혹사시키는 스킬이 레알 사탄도 울고 갈 슈레기들 세상에 널렸구요
자소설 1만자 써오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 입만 좀 털었더니 그 자리에서 채용해주는 거 보면
역시 내 경험상 유바바처럼 저렇게 생긴 사람들이 속은 물러터졌더라고.. 조근조근 잘 구워삶아주면 오케이
영화에서도 하쿠가 유바바한테 잡혀있다고 말로만 그러지 실제로는 중요할 때 유바바 맨날 당하기만 함;;;
느낌상 하쿠가 유바바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뒤에서 막후정치 비선실세일 느낌...
유바바 마법이라도 못 썼으면 애저녁에 하쿠한테 쌈싸먹혀서 꼭두각시 됐을 각... (역시 여자는 전문성이 있어야 돼)
치히로가 하쿠 너는 어쩌냐고 하는데 자기는 지금은 여기 있겠다고 곧 떠나겠다고 하는 이유가 있어.. (정리해놓고 퇴사해서 같은 업계 창업할려고)
그리고 일 못하면 돼지 될 가능성이 있어서 그렇지 나름 고용안정성도 좋고 일도 머리 안 쓰고 그냥 반복적인 일이고 나 잘 할 수 있을 듯..!!!
무엇보다도 사실 일이라는 게 일보다도 사람이지... 가마할아버지, 린, 그외 기타 등등 사람들이 나쁜 사람은 없는 거 같더라.
조직원들을 보면 리더를 안다고 역시 유바바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 듯...
유바바 맘에 안 들어도 어차피 백두혈통이자 경영후계자인 보(아기)하고 커넥션 만들어 놨으니 장기적으로 봤을 때 개꿀인 직장이라고 생각함
5. 혼자서 보일러 돌리는 가마할아버지 일 넘나 쓰리디...
그래도 나처럼 독립성이 보장된 업무를 좋아하는 사람들한테는 잘 맞는 직군일 듯
6. 그래도 확실히 사원수 300명 이상의 대기업이라서 그런지 근로계약서도 확실히 챙겨쓰는 유바바네 목욕탕
7. 역시 내 훼이보릿 파트는 치히로가 강의 신의 몸에 박힌 자전거를 빼줘서 치유해주는 부분...
약간 미생에서 장그래가 박과장 리베이트 밝혀내던 그 부분 느낌도 난다 개사이다
업무 1일차에 큰 공 세운 장한 치히로 사원... 인센티브 계약을 했어야 하는 건데...
8. 나중에 회개하긴 했지만 가오나시 존싫개싫...
가오나시 넘 싫어서 가오나시 피규어 사는 사람들까지 이해 안 됐을 정도였는데 커서 다시 보니... 역시 시르다 ㅠㅠ
어렸을 때도 쟤 뭐 일 칠 거 같다 소름끼친다 물론 알고 보면 따뜻한 친구는 개뿔 시발 그딴 거 모르겠고 개시름.. 이런 느낌이었는데
커서 보니까 여자 직원한테 좋아한다 그랬다가 거절 당하면 칼 들고 쫓아올 거 같고ㅠㅠ 극혐..
지브리에서도 약간 그런 사회성 제로인 오타쿠를 모티브로 삼아 그린 거 같은데 ㅠㅠ 존싫 ㅠㅠ
금 뿌리고 치히로 데려오라고 난리 치는 것도 룸싸롱에서 현찰 뿌리는 모습 같고 어휴 ㅠㅠ 다신 마주치지 말자
9. 마지막에 다시 사람이 된 엄빠랑 치히로가 현실세계로 돌아가는 부분...
어렸을 땐 단순히 한 바탕 꿈처럼 길어야 1,2시간이 지난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다시 보니 차 위에 나뭇잎도 쌓였고 엄빠가 차 내부에 먼지가 쌓였다고 말하는 부분이 있네
이걸 보면 무릉도원 설화처럼 치히로가 모험을 하는 동안 현실세계에서는 시간이 많이 지나가버린 것이 아닐까,
그래서 영화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치히로네 가족이 나중에 그 사실을 알고 놀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물론 많이 지났다고 해봐야 무릉도원 설화처럼 100년, 200년이 지난 건 아니고 일주일에서 한 달 정도?
아니면 그냥 바람이 심하게 불고 창을 열어놔서 그렇게 된 건지?? 창작자의 의도는 어떤 건지 궁금하네 ㅋㅋㅋ
10. 혹시 하시현 작가의 낭길리마라는 만화 알아?
나 어렸을 때 그 만화 좋아했는데 그것도 열몇 살인 주인공 보늬가 엄마한테 혼나고
집을 뛰쳐나왔다가 우연히 동화의 세계에 들어가서 모험을 하는 내용이거든.
센과 치히로나 낭길리마 같은 류의 스토리를 난 엄청 좋아하는데
이런 스토리의 장점이자 단점이 다시는 못 볼 세계에 대한 그리움이잖아..?ㅠ
마지막에 목욕탕 식구들이 잘 가라고 인사할 때 보는 치히로한테 “마타네!(또 보자!)”라고 인사하잖아.
난 왠지 그 부분이ㅠㅠ 과연 또 볼 수 있을까ㅠㅠㅠㅠ 물론 치히로는 이 기억을 가지고 평생 살아가겠지만 ㅠㅠ
어렸을 때도 생각했는데 나는 나라면 과연 목욕탕을 나와서 현실로 돌아갔을까 싶어.
물론 현실에는 가족도 친구들도 있고 거기 나름대로의 즐거운 것들이 많겠지만
나만 그런지는 몰라도 나는 저런 환상 속의 세상이 (가보지도 않았는데) 뭔가 더 집처럼 느껴지더라고ㅠㅠㅠㅠ 왜일까ㅠ
(그리고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유바바네 목욕탕 정도의 고용안정성이 보장된 직장은 현실에서도 흔치 않거든)
뭐 그래도 그걸 나와서 현실로 돌아가야 어른이 되는 거겠지만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