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 못 보던 얼굴인 것 같군...
이리 와서 내 사진 좀 보고 가지 않겠나?
이 근엄하게 생긴 고양이는
2018년 11월부터 1년 반째 우리 집에서
살고 있는 스트릿 출신 애옹이야.
어쩌다 집 근처 골목에서 묘연이 닿아서
주인을 찾아주려고 데려왔다가
그냥 우리 집 식구가 됐지 뭐야 ㅎㅎ
데려올 때부터 중성이었구
나이는 이빨로 미루어 당시 3살 추정,
지금은 5살 추정의 코숏 남아야 ^ㅅ^
남집사 껌딱지가 된 우리 후치...!
원래는 자기를 구조한 나를 훨씬
좋아하고 남집사를 무서워하고 덜 좋아했는데
요새는 왠지 모르게
남집사한테 저렇게 죽고 못 살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주 그냥 폴인럽임. 눈꼴 시려...
왜 그런가 생각해봤는데,
내가 가을~겨울에는 항상 담요를 덮고 있어서
후치가 위에 올라와서 자리잡기가 좋았거든.
근데 요새는 날이 더워져서 담요도 안 덮고
부들부들한 재질의 짧은 반바지만 입고 있으니
후치가 영 내 다리 위에 못 올라와 ㅋㅋㅋ
부들부들한 천에 젤리가 닿으면 미끄러지고
그렇다고 내 맨다리 위에 자리 잡자니
남집사 대비 허벅지 면적이 좁아서
영 불만족스러운 듯...
다리 위에 올라와서 몇 번 흔들거리면서
자리 잡아보다가 그냥 남집사한테 가더라구ㅋㅋㅋ
남집사 다리 세상 안정적임.
요즘 후치 으뜸 선호 프로그램 <개는 훌륭하다>
특히 말 안 듣고 사나운 멍멍이 나오면
숨도 안 쉬고 본다 ㅋㅋㅋ 긴장한 등 근육...
왜 빌런이 나와야 시청률이 높은지
우리 고양이 반응만 봐도 알 수 있어ㅎㅎ
가끔 거실에 있는 플레이스테이션4 등반 ㅋ
플스 위에 먼지도 다 끌어내주고 좋아 ^ㅅ^...
그러다 망가지면 너가 새걸로 사줄 거지?
요건 남편 서재 컴퓨터에 올라간 거야.
남집사 무릎에 앉아 있다 무심코 발을 뻗었는데,
뜨끈뜨끈한 본체에 발이 닿으니까
갑자기 동공이 확장되더니 홀린 것처럼
저기로 빨려 들어갔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아니...! 이런 신세계가...!!
온천을 처음 발견한 인류의 모습을 보는 듯함.
빈백에 누워서 휴대폰 보다가 문득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드니 이런 모습이...
이분 왜 이러시는지 누구 아시는 분?
저러고도 한참을 지켜봤다고 한다.
무릎 저리지 않게 후치를 안는 방법을 찾은 남집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맨날 양반다리 한 위에 후치가 올라가 있는 채로
몇 시간이고 그대로 앉아 있길래
다리 안 저리는 노하우가 있는지 물어봤거든?
"그런 게 어딨어, 참는 거지"라고 하더라고 ㅋㅋㅋ
근데 드디어 방법을 찾은 거 같다 ㅋㅋㅋㅋ
저거 빈백 발쿠션인데... 안정적인 자세 무엇 ㅋㅋ
우리 후치는 내가 웃으면 표정이 뚱해져.
자길 놀린다고 생각하나봐 ㅋㅋㅋㅋㅋㅋㅋ
남편은 편하게 게임해서 좋고~
후치는 남집사한테 계속 안겨 있어서 좋고~
나도 후치가 나한테 떨어져 있어서 좋고~
모두가 행복한 주말 > <
후치가 높은 곳에 누워 있으니
게임하는 중간중간 로딩 타이밍에 이렇게
후치에게 얼굴을 부빌 수도 있음 (후치당황)
고영은 썩 좋아하는 거 같지 않지만...
그래도 내려가기 싫으니 참는다 ㅋㅋㅋ
원래 우리 애옹은 완전 내 껌딱지인데...
남집사한테 들러붙어 있을 때는
내가 사진을 많이 찍는데,
나한테 들러붙어 있을 때는 남집사가
사진을 찍어주지 않아서ㅜㅅㅜ
나랑 같이 있는 사진은 잘 없다...
나와 후치의 사이가 소홀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왠지 꼭 밝혀두고 싶네...
뒷발 소세지 주물주물
표정은 불쾌하지만 그래도 안 내려간다옹
ㅎㅎㅎㅎ 너무 귀여워 보송보송이~
우리 애옹이는 길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남자를 참 무서워하는데...
지금도 집에 배달하는 분이나 택배기사님 오면
구석에 머리부터 처넣기 바쁘거든 ㅠㅅㅠ
그래도 남집사한테는 마음을 완전히 열어서
귀찮을 정도로 주무르고 문대도 가만 있어ㅎㅎ
집사 부부랑 숨은그림 찾기도 같이 해준다 ㅎㅎㅎ
우리 부부가 게임하고 있을 때 이렇게 근처에
같이 누워있는 걸 좋아해.
플스 게임 중에 <몬스터 헌터 월드>라는 게임이 있는데
주인공이 이족보행하는 고양이를 동반자로 데리고 다니거든?
남집사가 일부러 그 고양이 이름을
'후치'라고 지었는데 ㅋㅋㅋ 우리가 게임을 하다보면
의도치 않게 자꾸 언급할 때가 있단 말이야ㅋㅋㅋㅋ
"아이고 후치 죽는다!" 라든가
"후치 장비 뭐 맞췄어?" 라든가 ㅋㅋㅋㅋㅋ
근데 후치 이름이 언급될 때마다
후치가 자기 부르는 줄 알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고개를 휙 돌려서 쳐다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불러놓고 왜 말 안하냐고 나무라기도 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름 나왔을 때 쳐다봤는데 아무 말도 안 하고
눈도 안 맞춰주면 ㅋㅋㅋㅋ 좀 기다리다가
짜증내면서 울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게임할 때마다 ㅋㅋ 남집사한테
그러길래 아이루(동반자) 이름을 왜 후치로 했냐고
애가 헷갈려하지 않느냐고 나무람 ㅋㅋㅋㅋㅋㅋ
게임할 때마다 왜 자기 이름이 자꾸 나오는지
근데 부르기만하고 왜 아무것도 안하는 건지
어리둥절한 후치 ㅎㅎㅎㅎㅎㅎ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무호흡 꾹꾹이 (최초 공개★☆)
하도 꾹꾹이 하고 싶어하길래
오랜만에 담요 덮었더니 너무 좋아한다.
최고의 꾹꾹이를 위해 숨쉬기를 포기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남집사 다리에 올라간 후치 몸이
1/3 정도로 길이 축소되었길래 신기해서 찍었는데
사진으로는 그 느낌이 잘 안 사네...
후치가 이렇게 사람하고 하루종일 붙어 있겠다고
땡깡을 부리니까 ㅎㅎ
우리 가족은 이미 5월 말부터... 에어컨을 틀었다ㅠ
귀여움과 전기 요금을 같이 얻음...
집사의 외출을 막아서는 고영ㅋ
우리 애는 내가 출근하는 거에는 익숙한데
주말에 나가는 건 도저히 용납을 못한다 ㅋㅋㅋ
씻을 때부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다가
신발 신기 시작하면 이렇게 몸을 내던진 항의를 함ㅠ
온몸을 내던지는 격렬한 시위 현장(...)
아아... 그 누가 고양이를 깨끗한 동물이라 했던가...
이렇게 바닥을 걸레질하고 언제 그랬냐는 듯
또 침대 위에 올라가겠지......................ㅎㅎㅎㅎㅎ
청결 중요시하는 토리...
고양이 키우지 마라...ㅎㅎㅎㅎㅎㅎㅎㅎ
고영은 못 가는 곳이 없다...
어디까지 하나 보려고 기다렸더니
끝나지도 않는 패악질 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말이 패악질이지...
시선 끌려고 애교 부리는 거야ㅠ 나가지 말라고.
이 날 시험이 있어서 나만 잠깐 나가고
남집사는 집에 있는데도... 우리 애옹이는
둘 중 하나만 나가는 것도 그렇게 싫은가봐ㅠㅠㅋㅋ
우리가 잘 나가지 않는 집돌집순 부부라 다행이야.
이래도 나갈 거냐...?는 간절한 표정ㅎㅎㅎㅎ
눈에 밟혀서 최대한 빨리 시험만 보고 바로 들어왔다!
집에 사람이 있어도 이렇게 매달리는데...
혼자 살면 진짜 고영 못 키울 거 같아ㅠㅅ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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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요즘에 한 가지 의문이 드는 게 있는데
우리 후치가 단모가 맞나...? 싶어.
나 친정집에서 고양이를 기르긴 했는데
동네 고양이카페에서 못 키우겠다고 내놓은
장모고양이 성묘를 데려와서 키운거라
단모는 한 번도 키워본 적이 없어.
(이 고양이는 현재 친정엄마가 키우는 중)
그냥 딱 보기에 코숏이라서 단모라 생각했는데,
엉덩이~배 부분 털이 굉장히 북실북실하고
단모의 차밍포인트라는 핑크뱃살 전혀 안 보이고...
가끔 털 빠진 거 보면 길이가 내 검지 만하다?
이걸 과연 단모라고 할 수 있는 것인가...
적어도 중모는 되지 않는가...
라는 의문을 품으며
오늘도 털폭풍에 시달리고 있는 집사의 하소연이었읍니다ㅠ 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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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간 우리 후치는 더위 많이 타는 남집사 덕에
방 하나는 꼭 에어컨 24시간 돌아가는 집에서
따뜻한 방과 시원한 방을 오가며 잘 살고 있어.
토리들 날씨 더워지는데 건강 관리 잘 하구
다음에 예쁜 사진 찍으면 또 놀러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