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dmitory.com/kdrama/120606102
드라마 초반에 이런 글을 썼었다.
완벽한 사람이라 자신했던 한 여자가,
하루 아침에 지옥에 떨어지고,
복수를 실행하여
완벽함의 허상에서 완전히 멀어지는 이야기라고.
다른 여자를 욕망한 남편을, 지선우는 용서하지 못했다.
사람을 고용하여 내연녀와 남편을 뒷조사하고,
남편의 친구와 자고,
아들을 이용하여 가정폭력의 피해자인척 모든 상황을 꾸몄다.
내연녀 부모와 내연녀, 남편 모두가 모인 식사자리에서 비밀을 폭로한다.
지성적이고 품위있는 지선우는 없었다.
복수심으로 가득차 울부짖는 맹수만 있었을 뿐.
지선우는 왜 그렇게까지 복수를 했을까?
배신한 자(남편)를 응징하기 위한 권선징악의 정의였을까?
하나밖에 없는 가족(아들)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이었을까?
지선우는 자신의 손으로 모든 것을 끝낸다.
다른 남자와 잔 사실을 남편에게 밝히고, 자신에게 호의적이었던 부인에게 충격을 입히고,
아들에게 혼돈을 주며 피로 얼룩진 모습을 보여준다.
어느새 지선우는 복수에 눈 먼 짐승이 되었다.
그녀의 복수는 남편의 복수로 돌아왔고, 복수의 굴레는 아들을 짓누른다.
지선우가 왜 그토록 이태오에게 복수를 하고, 고산을 떠나지 못했는지 드라마 종반에서야 나온다.
이태오와 잠자리를 가진 그녀는, 완벽하다고 믿었던 과거의 세계를 떨쳐버리지 못한 것이다.
지선우의 복수는 온전히 자신을 위한 이기적인 행동이었다.
그녀의 복수 때문에 아들이 망가졌으니까.
내내 아들을 다그치고 불안하게 만든 지선우는 소중한 존재를 어떻게 사랑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같았다.
이태오를 망가뜨리는건 성공했지만, 그녀 자신이 행복해지는건 실패했다.
모든 걸 잃은 이태오를 보는 지선우의 모습 어디에서도 행복함은 보이지 않았다.
증오했던 전남편의 자살시도와 아들의 가출로 인해 그녀는 뒤늦게 깨닫는다.
이태오의 외도로 자신이 해야 했던 일은 복수가 아니라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을 지키는 일이라고.
복수로 인해 소중한 사람을 잃고 나서야 깨닫는다.
복수가 얼마나 부질없고 하찮은 짓인지 후회한다.
그래서 아들을 기다린다.
내내 아들을 다그치고 불안해하고 불신했던 그녀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믿고, 기다린다.
그리고 선물같이 아들과의 재회를 이룬다.
지선우와 아들은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까?
아마 쉽지 않을 것이다. 많은 노력과 시간이 들 것 이다.
그럼에도 그녀가 아들과 함께 행복해질 수 있을거라 희망적인 생각을 가진다.
완벽함의 허상에서 벗어나
그녀에게 무엇이 진짜 중요한지 깨닫고
또 기다려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