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란될 만한 얘기지만 비엘과 페미니즘 얘기도 나왔길래 생각나서 써 봐
* 밑에 가면 설명할 거지만 "트렌드"에 대한 글이지 전체를 일반화하자는 내용은 아님
* 이런 주제에 관심 없었다면 읽는 건 자유지만 tmi 무척 많으니까 정신적 건강을 위해서 안 읽는게 좋다는 생각이 ㅜ..
* mtf = male to female, 즉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트랜스젠더, ftm = female to male, 즉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전환한 트랜스젠더 (이해하기 쉽도록 고른 용어지만 실제 영어권에선 mtf는 trans woman, ftm은 trans man으로 부르는 게 요즘 대세더라)
* 이 글은 굳이 따지자면 젠더 회의론이지 반 동성애 / 양성애가 아님
미국 / 또는 영미권 페미니즘에서 트랜스 젠더는 상당히 핫한 이슈인데
미국은 기본적으로 개인주의가 강하기 때문에 개인성향은 노터치인 경우가 많아.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하지만 문제가 붉어진 게 성전화한 mtf 운동선수가 여성 경기에서 우승하고 유망했던 여성 선수의 스폰서/장학금이 박탈된다던가,
성전환 수술조차 받지 않은 남성이 자신이 여성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초등학생 여자아이와 탈의실에 같이 있어도 법적으로 아무도 못 쫓아낸다던가,
이미 자녀까지 생긴 부부인데 남편이 트랜스젠더라고 커밍아웃한다던가,
호르몬 치료는 한 번 받으면 다시 복구가 불가능한데 성인도 아닌 미성년자들이 불법으로 자가 시술해서 (예: 피임약) 나중에 후회하더라도 돌이킬 수 없는 점,
발육이 다 안 끝난 아이들이 호르몬 요법을 쓰면 성인이 된 후 성전환을 한 케이스보다 부작용이 크다는 점,
성범죄를 저지른 남성이 자신을 여성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여성 전용 교도소에 수감되고 거기서 또 성범죄를 저지른 사건 등
더 이상 개인의 선택의 자유라고 볼 수 없는 문제들이 계속 수면으로 떠오르고 있는 지라 엄청 논란이 많아.
LGBT로 트랜스젠더와 같이 묶이는 레즈비언, 게이, 바이들 마저도 데이팅 앱에서 자기가 트랜스젠더라는 걸 밝히지 않아서 만나고 나서야 속았다고 진저리 치는 사람들 많아지고 있고, 특히 이 부분에서 성폭행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레즈비언들의 피해가 심해
이에 관련해서 자주 나오는 얘기 중 하나가 "일본 애니"야. Mtf 트랜스젠더는 백합물, ftm 트랜스젠더는 비엘물
왜 굳이 이런 얘기가 나오냐, 하면은 트랜스젠더 커뮤니티 자체에 그런 매체 소비자가 많음.
Mtf 트랜스젠더 커뮤니티에서 오토코노코라고 유명한 아스톨포, 또는 남성향 애니에서 나오는 백합 커플 엄청 좋아라 하는 등, 포카포카 kawaii 문화에 환장함
Ftm 트랜스젠더들도 mtf 트랜스젠더들 보단 훨씬 말말이 적지만 호르몬 치료까지 갈 뻔했는데 도중에 정신 차렸다는 사람들 중에서 비엘물 좋아했다고 고백하는 케이스 많아.
이런 현상에 대해 분석하는 사람들이 주로 지적하는 내용은
1. 남성의 경우, 마초적인 남성성을 선호하는 문화에서 그와 반대되는 성향이 억눌리고, 그런 성향에 대한 갈망이 일본 애니 소비로 표출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애니의 이상적인 "미소녀" (또는 오토코노코) 와 자신을 동일시하게 되었다는 것. 현실의 자신과 달리 애니에선 그런 애들이 무척 귀여움 받고 사랑 받으니까. 남성향에서 조차 남캐 나오는 거 꼴보기 싫어해서 남성을 아예 배제시킨 매체를 선호하는 것도 있음. 실제로 포르노에서 가장 인기 있는 태그가 레즈비언임. 그런데 여캐 밖에 안 나오는 작품에서도 누군가에게 이입은 해야겠고..
2. 여성의 경우, 역시 사회가 규정하는 여성성과 자신이 맞지 않다고 스스로 느끼다가, 안 그래도 여성과 남성이 수평적으로 다뤄지지 않는 애니에서 비교적 여성으로서의 압박이 덜한 매체로 대리만족을 쫓다보니 비엘물을 소비하게 되면서 애니에서 나오는 수동적인 여성보다 비엘물에서 나오는 남성과 자신을 동일시하게 되었다는 것
2번에 대해서 나도 비엘물 좋아하는데 성정체성 확고한데? 일반화 아냐? 라는 말 나올 수 있는데 요점은 모든 비엘러 -> 트랜스젠더가 아니고 트랜스젠더 중에 유독 비엘러가 많다는 것으로
단순히 백합/비엘을 떠나 올바른 성관념에서 어긋난 "성인매체"를 아직 성관념이 제대로 잡히지 않은 "미성년자"가 성적 호기심이 강한 나이에 접하게 되면서 그들의 성관념이 "길들여진" 것이 아닌지, 라고 보는 논조야.
이러한 트랜스젠더들은 애초에 자신의 성격이 사회적으로 규정된 여성성, 남성성과 동 떨어졌다고 느꼈던 케이스가 많기 때문에, 백합물 / 비엘물에 받는 영향이 더 큰 거고
만약 이러한 매체를 접하지 않았더라면, 인생경험을 통해 자연히 해소될 수 있는 내적 갈등이 그릇된 방향으로 이어졌다는 거지.
물론 사회가 가진 성고정관념이 나이 먹는다고 바뀌는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어릴 적보다 크면서 남들과 다른 자신에 관대해지는 편이니까
그리고 눈치 챘겠지만 이런 논란이 거센 이유 중 하나가 시스젠더, 즉 비 트랜스젠더들보다 트랜스젠더들의 동성애 성향이 더 짙어. 말이 동성애지 생물학적 성별으론 "이성"이지.
한마디로 mtf가 여성한테, ftm이 남성한테 접근하는 거고, 그것도 자신을 동성애자라 생각하니까 이성애자 여성이 아닌 레즈비언, 이성애자 남성이 아닌 게이한테 접근하는 거
물론 이런 주장을 펼치는 이들은 대체적으로 성정체성이란 것은 따로 없으며 사람들은 대부분 생물학적 성을 따른다, 그릇된 것은 사회의 성 고정관념, 당신이 사회의 성 고정관념을 따르지 않는다고 해서 당신을 다른 성으로 규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 트랜스젠더들은 자신의 정신적인 성별을 따르는 것이 아닌 이성을 페티쉬화 시키는 거다,
라고 주장하기에, 이에 동의치 않는 페미니스트들에게 많은 비난을 받기도 해.
페티쉬화에 대해선 애초에 트랜스젠더들이 소비하는 백합물이 레즈비언이 아닌 이성애자 남성들이 제작한 것이라는 것, 비엘물 또한 창작자는 게이가 아닌 이성애자 여성이라는 것, 을 생각하면 작품 내에서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그저 성적대상화를 거친 가상의 캐릭터지 현실을 반영하진 않으니까.. 정말 이런 매체를 보고 자신을 트랜스젠더로 생각하게 되었다면 어떻게 행동하게 될 지 뻔하지?
물론 트랜스젠더들 중에서도 애니 소비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 동성보다 이성 선호하는 경우도 물론 있고. 케바케긴 하지만 특히나 젊은 트랜스젠더들 사이에서 유독 백합/비엘물 소비자가 유별나게 많아서 이런 고찰도 나오는 거라는 것만 알아줘. 어디까지나 현재 나타나고 있는 경향의 분석이지 모든 트랜스젠더가 이렇다! 는 글이 아님.
트랜스젠더 옹호자들은 역으로 생각하면 대중매체에서 트랜스젠더들이 공감하기 쉬운 인물상이 없으니 이러한 경향이 생기는 거 아니냐라고 주장하기도 하고
판단은 각자 맡길게.. 어느 쪽에 동의하는지는 자유지만 이런 글 읽고 기분 불쾌했다면 미안
응? 내가 아는 미국 페미니즘은 이렇지 않은데? 할 수도 있는데 한국도 그렇듯이 미국도 다양한 분파가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