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부자고 똑똑하고 잘난 정도가 아니라
역사 정치 경제 군사 이런 거시적인 범위의 것들까지도 다 너무 남주를 멋있게 보이기 위해서 이용하는 느낌이 나니까
거부감이 들기만 하는 거 같음
본궁이 부산 앞바다에 있는 건 황제가 국경 근처에서 나라를 지키라는 의미고 그래서 이순신 동상도 궁에 세우고
재산이 600경인데 국민들 gdp도 4위 만들어줘서 나라 잘 살게 해주고
전국민이 연느님만큼 남녀노소 좋아하는 걸 넘어서 이름도 못 부를 만큼 신성시하고
키 크고 잘 생기고(나톨 취향은 아니지만 어쨌든 드라마에서 계속 잘생겼다고 나오니까)
양자역학이 어쩌구 아인슈타인 어쩌구 이과 어쩌구 거리면서 칠판에 숫자 빼곡하고 고장난 자동차도 지 혼자 고치는 거 보면 머리도 좋고
조정이랑 승마랑 또 뭔 어쩌구들 해서 운동신경도 좋고
총리 앞에서 내 모든 행보는 역사니까 넛따위가 거기 묻어갈 생각 껒 이러니까 총리가 찍소리 못하고 겨나갈 정도로 지위가 짱짱하고
왜구들이 깔짝깔짝 지랄해대니까 바로 군함끌고 나갈 정도로 화끈하고 권력도 세고
이 모든 것을 갖춘 남자가
사실 어렸을 때부터 가족을 잃고 그 어린 나이에 혼자 나라를 이끌어가야 하는 의무를 지면서 외롭게 살아왔는데
그 25년을 너!!! 바로 너!!!를 궁금해하고 그리워하고 제발 어딘가에 존재했으면 하면서 지내왔다고 생각해봐~~~~~~~~
그래서 널 만나자마자 진도 빼는 거라고 생각해봐~~~~~~~~~~~~~~~
널 황후로 맞이하겠다고 말한다고 생각해봐~~~~~~~~~~~~~
싫다고 할 거야? 할거야??
뭐 이런 느낌인 건 알겠음
근데 이런 설정은 그냥 보는 사람들만 보는 장르의 틀 안에서 활자로만 존재하면 그런가보다 하겠는데
3차원으로 현실화해서 공중파에서 스트리밍까지 주류 매체를 통해 퍼뜨려지는 데다가
저런 설정을 해가지고 진지해지고 심각해지고 비장해지고 이러니까
좀...세상이 우습니? 싶어지지 않을 수가 없지
아무리 내가 머리 비우고 맘 비우면서
그래 저런 애가 나 좋다고 하는데 어떻게 싫다고 하겠어 황송하지 하면서 광대승천하면서 보려고 해도
뭔가 그렇게까지 하면서 이런 거에 납득해야 할 가치를 못 느끼겠어
남주의 저런 설정에 눈멀고 설레기보다는
남주 하나 때문에 국민이란 존재가 우스워지고 있다는 감상이 먼저 드는데
저런 애한테 사랑받는 게 뭐 대단하게 느껴지겠냐고 뭐가 기분이 좋겠냐고
아니 솔직히 여자들이 뭐 저런 남자한테 그렇게 목을 맨다고...
그냥 조영 정도나...아니 강신재 정도 가지고도 판타지스러운 로맨스 얼마든지 꿈꿀 수 있는 것을 가지고
뭐 저렇게 부담스러운 걸 넘어서서 우스꽝스러울 지경인 설정의 인간한테 사랑받고 그래야 하냐고...
진짜 남녀 간의 격차 수직적인 관계성 이런 거 너무 좋아하는 거 같아
남캐가 여캐보다 우월한데 구애하고 그런 과정에서 그 우월성을 과시하고
여캐는 그런 거 보면서 감탄하고 의존하고 그런 남자한테서 사랑받는다는 것을 뿌듯해하고
그래 그런 게 좋을 수는 있지만
이번엔 진짜 너무 나갔다 그래서 멋있지가 않고 그냥 우스꽝스럽고 그래서 저런 애한테 사랑받는 게 좋은 건지 전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