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타>
좋아해 치하야
타이치가 벌써 말했는진 모르겠지만 나 대학 여기로 올까 해
혹시 맘 내키면 같이 카루타 하자
굉장히 담백하고 직설적이면서 카루타바보다움ㅋㅋㅋ
작가 말로는 원래 아라타 고백을 저때 등장시킬 생각 없었는데 아라타가 '지금 아니면 치하야랑 언제 또 만날지 모르니까 여기서 꼭 해야겠다'고 주장해서 그린거래
난 이 쪽 업계 사람이 아니라 저게 뭔소린가 싶긴하지만 이 작가는 전지전능하게 캐릭터를 굴리는 존재가 아니고 캐릭터마다 자아가 있어서 자긴 그저 캐릭터가 이끄는대로 그린다는 식인듯
본인 의지보다 캐릭터들의 의지로 그려나간다는ㅇㅇ...
암튼 아라타는 타이치하야랑 멀리 떨어져지내서 둘 사정 잘 모르고
치하야 관련으로 타이치한테 질투도 하긴 하는데 타이치 자체에 대한 열등감은 별로 안 크잖아 오히려 깔보고 있었다면 모를까...ㅋㅋㅠㅠ
그래서 나올 수 있는 고백이었던거 같음
순수하게 자기 마음만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고 딱 끝!
타이치 생각 1도 안함
치하야한테 대답 독촉도 안 함
애시당초 대답을 바라고 한 고백이 아닐뿐더러 지금 자신의 감정을 치하야한테 전했으니 그걸로 된거임 걍ㅋㅋㅋ
아라타 평소엔 내성적이고 말수 별로 없고 쑥스럼 많이 타는 부끄럼쟁인데 한번씩 저렇게 스트레이트로 직진할 때가 있더라
타이치는 초딩때부터 치하야 짝사랑했지만 고딩때까지 고백 못하고 곁에 머무르기만 했는데 아라타는 자기가 치하야 좋아한다는 자각하자마자 얼마 안 지나서 바로 고백함
은퇴선언하는 스오한테 내가 복수하러 갈테니 은퇴하지 말라고 선전포고한 것도 그렇고ㅋㅋㅋ
평범한 머글이 보면 고백이 뭐 저래 싶겠지만 카루타바보들 사이에서는 그야말로 최고의 고백 아닐지..
치하야는 이미 <같이 카루타 하자->같이 살아가자>로 뇌내자체보강 끝내서 프로포즈급 고백으로 받아들였고요ㅋㅋㅋㅋㅋ
<타이치>
초등학교 6학년 때 학교에서 카루타 대회 했던거 기억나?
-아 했지 했지 그립네
그때 말야 아라타 안경 잃어버렸었잖아
-맞아 없어졌었지 역시 까마귀 짓인거 같아 아라타는 복도에서 찾았다고 했지만
그거.. 훔쳐서 숨겼던거 나야
-뭐? 진짜? 왜?
아라타한테 지기 싫었으니까
-타.. 타이치 짓이었어? 그럼 안되잖아.. 치사한 짓이잖아..
응.. 줄곧.. 비겁하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었어. 좋아하니까, 치하야를. 치하야..의 한번도 기른 적 없는 손톱이 좋아. 손가락이, 머리칼이, 바보처럼 크게 벌린 입이, 웃고 있는 얼굴이. 계속.. 쭉.. 어렸을 때부터. 하지만.. 전부는 아냐. 아라타를 생각하는 치하야만은..
고백에서부터 타이치가 그동안 앓고있던 죄책감과 치하야를 향한 절절함과 아라타를 향한 열등감이 고스란히 드러남ㅠㅠ
아라타한테 간 치하야의 관심을 자기한테 되돌려볼려고 저지른 못된 짓을 내내 맘 속에 두고 있었던 타이치
비수가 되어 꽂힌 아라타의 "비겁한 녀석"이라는 말
가장 지우고 싶은 흑역사를 가장 보여주고 싶지 않은 상대에게 밝히기까지의 결심이란..
그리고 아라타랑 달리 카루타 얘기가 하나도 없음
타이치는 카루타를 좋아해서 한게 아니었으니까
그저 치하야의 존재에 대한 호감 표시 뿐
손톱도, 손가락도, 머리칼도, 입도, 웃는 얼굴도.. 치하야를 곁에서 정말 세심하게 지켜봐왔다는게 느껴지는 고백
하지만 너무 세심하게 지켜봐온 탓일까
아무 말 없이 자길 쳐다보는 치하야가 지금 무슨 생각하는건지도 바로 간파해버림..ㅠ
치하야의 모든 것이 좋았지만 아라타를 생각하는 치하야만은 도저히 좋아할 수가 없었음
어릴때부터 여지껏 극복 못하고 있는 아라타를 향한 열등감.. 타이치의 콤플렉스
이거 진짜 애니로 봐야하는데...... 애니가 연출 개쩔게 잘했어
작화도 이때 힘 팍 주고 브금, 성우 연기까지 완전 퍼펙트야
좋아한다고 고백할 때 차마 치하야랑 마주 볼 용기가 안나서 얼굴 가린채 내뱉고
그래도 마음 다잡고 치하야를 마주보니 치하야는 그 자리에서 아라타 생각하고 있고...
가장 보기 싫었던 치하야의 모습을 눈앞에서 보고 상처받은 눈빛으로 말없이 시선 내리까는 부분 진짜ㅠㅠ
입으로는 치하야가 좋다는 말을 계속 하고 있는데 치하야 표정 때문에 맘 속으로는 '거짓말이야 치하야..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하는 부분도..
대답 기다리면서도 끝까지 치하야 눈 똑바로 못 보고 있더라
치하야가 어떤 대답을 할지 얼추 예상한거겠지... 찌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