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어서
곽수환은 곧장 군화를 벗고 저희의 집 안으로 발을 디뎠다. 거실 소파 밑에서 매트를 깔고 자는 석화가 보였다.
저기 TV장시장에는 좆돌이 당당히 올라와 있었다. 전보다 돌에 대한 집착은 줄었는데 막상 주면 좋아했다. 그 돌 옆에는 폴라로이드 필름 사진이 담긴 액자 두 개와 낡은 큐브가 놓여 있었다.
"행복한 가정."
곽수환이 현수막 문구를 중얼거렸다. 순간 용솟음치는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살아.
그래, 어머니가 맞았다. 살아있어서 느낄 수 있는 것이었다. 곽수환은 매트에서 누워서 여전히 잠들어 있는 석화를 단숨에 끌어안았다.
<레인보우 시티>
느낄 수 있고
"언제 오셨어요?"
"좀 됐어."
카펫에서 일어나 그에게 걸어갔다. 장난기 섞인 눈으로 두 팔을 벌린 그의 몸을 껴안았다. 권태하는 얌전히 안긴 주하원을 꽉 끌어안으며 살내음을 맡았다.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오네. 그렇지?"
주하원이 그를 올려다봤다.
"뜬금없이 무슨 말이에요?"
"그냥 좋아서?"
<반칙>
좋아할 수 있고
"보고 싶었어."
서호가 말에 진심을 불어 넣었다.
"아까 수염 보니까 머리 하얗게 센 정소헌도 궁금하더라."
정소헌은 그를 안은 채로 웃으면서 몸을 울렸다. 조금 늦었지만 정소헌도 진심을 담아 말했다.
"어서 와요."
<스와핑>
궁금해 할 수 있고
네가 내게 남겨두고 간 것이 무엇이었는지 듣고 싶었다.
"음……."
그는 나에게 맞춰 왼손 건반을 연주하다가 깊은 음을 꾹 눌렀다. 그러더니 차분히 네 감정을 담은 일 포스티노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엇박자에 맞춰 그가 말했다.
"오지 않는 너를 기다렸지."
"나를?"
나는 건반을 유영하듯이 움직이는 손을 내려다봤다. 가볍고 부드럽게 지나감에도 여전히 음 하나 흘리는 법이 없었다.
"몇 번이고 뒤를 돌아봤었어. 그래도 오지 않았지."
그가 내 뺨에 입술을 가져다 댔다.
"지금 옆에 있으니 됐어. 난 충분해."
알 수 없는 말이었지만, 부드럽게 감싸오는 네 입술만큼 심장을 간질이는 곡에 더 물어보기를 그만두었다. 너와 나의 스무고개는 앞으로 좀 더 이어져도 괜찮을 것 같았다.
<어쩌면 봄愛 물들다>
기대할 수 있는 것들
이번주 내내 채팔이님 작품 재탕하고 있는데
애들 다 예쁘고 좋다( ᵕ̩̩ㅅᵕ̩̩ )
다들 서로 함께하는 미래를 상상하는 게 좋았어!
애들아 행복하게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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