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별의쌍둥이공주) 시레이가 이어졌다면 여러모로 센세이션 했을 것 같아서 아직도 좀 아쉽다

그 시절 마법소녀 애니에서 비춰친 파랑색 여캐들은 씩씩하고 당차거나 혹은 차분하고 얌전하거나 대부분 이렇게 극단적으로 갈렸잖아
근데 레인은 그 두 가지 속성을 한꺼번에 지니고 있어서 캐릭터가 참 신선하다는 생각이 들었음

비교적 얌전한 성격인데 그렇다고 마냥 조용하고 소심한 것도 아니고
공주답지 않은 공주로 불리면서도 은근 공주스러움을 동경하는데 틀에 박히기만 한 것도 아니고
위기 속에서 무서워하기는 커녕 오히려 겁 없이 모험적이고 생각도 깊고

게다가 파랑캐는 주연 몇인방 이런 식으로 들어가더라도 거의 메인 여주까지 되지는 못했는데
투탑 체제로 메인인 것도 신기했고 (메인인데도 공식의 취급이 그리 좋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아무튼 내면에서나 외면에서나 레인의 그런 입체적인 캐릭터성이 참 좋았는데
이런 레인과의 정반대의 속성을 지닌 이클립스가 나타나서 레인과 엮이니까 뭔가... 충격적으로 너무 좋은 거야

심지어 이클립스 같은 쿨시크츤데레 남캐는 (거의 메인 계보를 따르던)핑크캐랑 처음부터 플래그가 서는 게 일반적이었잖아
근데 그게 아니고 파랑캐랑 엮이다니?! 심지어 남캐가 짝사랑을 한다니?!

이 설정만으로도 매력적인데

싸가지 사회성 밥 말아먹은 이클립스가 유일하게 신경쓰고 정중하게 대하는 여자가 레인인 반면
모두에게 다정하고 편견 없는 레인이 유일하게 이클립스에게만 편견이 가득하고 싫어하고 경계하고
이렇게 엇갈린 관계였다가 오해가 풀린 뒤에는 상호 신뢰 관계로 발전하고

이런 시너지가 대박이라 안 그래도 매력적인 둘 캐릭터가 더 매력적으로 보였음ㅋㅋㅋ
이 둘이 이어졌다면 마법소녀물 클리셰 박살에 크게 기여하고 센세이션을 일으켰을 거라고 감히 장담해본다...

최종적으로 이루어지진 못했지만 그나마 만화에서는 대놓고 럽라라 좀 대리? 만족을 하고 있긴 한데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건 애니라 그런지 애니에서는 이루어지지 못한 게 여전히 아쉬워ㅠㅠ

어릴 때는 그저 내 최애캐를 좋아해주는 남캐가 맘에 들어서 무작정 엮었는데
지금 와서 둘 관계성을 다시 촘촘히 곱씹어보니 더 매력적으로 보이고 그래ㅎㅎ

난 나이 앞자리가 계속 바뀌어도 아마 끝까지 시레이를 좋아하지 않을까 싶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