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하는 톨들 요즘 주식 때문에 걱정이 많은 거 같아. 나도 그렇고. 그래서 내 나름대로 현 주식 시장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고민해봤어.
그리고 내린 결론은 지금은 매도 시점이 아니라 매수 시점이라는 거야. 물론 장기적인 관점에서.
먼저, 한국 기업의 벨류에이션이 역사적 저점이라는 것. 다시 말해 현재 한국 기업이 그 어느 때보다도(금융위기 때보다도) 저렴하게 거래된다는 것. 금융위기 때가 코스피 하락 폭(전 고점 대비 -50% 하락)이 더 컸는데 무슨 말이냐?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어. 그런데 사실 주가가 얼마나 싼지를 따지려면 단순히 코스피가 수치만 보고 비교하면 안 돼. 그보다는 PBR(PBR= 주가/ 주당 순자산가치)로 환산해서 비교하는 게 정확하지.
금융위기 때와 코스피 PBR을 비교해 보면, 금융위기의 최저점에서 코스피 PBR은 0.77이었어. PBR이 0.77이라는 건 기업이 청산 가치보다도 싸게 거래된다는 뜻이지.(ex. 땅을 1조 원 치 가진 기업이 7천 7백억 원에 거래되는 것.)
그럼 지금 코스피 PBR은 얼마냐? 약 0.7정도 돼. 금융위기 당시에 PBR 0.77일 때 코스피가 890~900이었으니까, 현 PBR 0.7이라는 수치는 금융위기 때로 치면 코스피 800 수준인 거지. 그나마 이것도 삼성전자랑 sk하이닉스가 있어서 이정도인 거고...
물론 벨류에이션이 낮다고 해서 덜컥 사서는 안 되겠지. 앞으로 어디까지 떨어질지, 경제가 얼마나 더 나빠질지 모르니까.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지금 매도하고 기다렸다가 저점에서 사는 게 좋을까? 그렇게 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겠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그렇게 못해. 아마 대부분의 사람도 그럴 거야. 어디까지 하락할지 모른다는 건 바꿔 말해 언제 다시 상승할지 모른다는 뜻이기도 하잖아. 누구도 그 타이밍을 몰라. 그렇기 때문에 그나마 승률이 높은 대처는 역사적인 저점이 왔을 때 매수를 시작하는 거라고 봐. 대신 추가 하락을 염두하고 오랜 기간에 걸쳐서 조금씩 매수해야겠지. 언제까지 하락장이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10년 20년 이어지지는 않을 거야.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매수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 내일, 한 달 뒤, 일 년 뒤 코스피가 지금보다 더 떨어져 있을지도 모르지. 그렇지만 10년 20년 뒤에도 코스피가 1700에서 머무르고 있을까? 10년 20년 뒤에 삼성전자와 애플, 아마존의 주가가 지금과 비슷하거나 낮을까? 그때가 되면 지금 주가를 싸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시장이 안정되기를 기다렸다가 투자하는 방법은 대부분 실패해. 미래 불확실성이 극에 달했을 때가 가장 주가가 낮기 때문이야. '지금 경기가 안 좋다'보다는 '앞으로 경기가 안 좋을 것이다'가 주가에 악영향을 더 크게 줘. 경기가 안 좋으면 각 경제 주체들이 대응책을 내놓거든. 이건 여러 연구 결과가 뒷받침하는 사실이야. 지금은 '앞으로 경기가 안 좋을 것이다'라고 예측하는 단계고, 얼마 안 가 '지금 경기가 안 좋다'라는 사실로 바뀔 거야. 그때가 되면 공포 지수도 낮아졌을 거고 이미 주가는 바닥을 지나 있겠지.
물론 그래도 추가 하락 여지가 크기 때문에 단기 투자 하는 사람이라면 지금 매수하는 건 위험할 수 있어. 그렇지만 나처럼 장기 투자 하는 사람이라면 하락장은 문제가 아냐. 역사적으로 하락장 뒤에는 더 긴 상승장이 찾아왔어. 어떻게 보면 주식은 간단해. 하락장에서 사고 상승장에서 팔면 돼. 주식판은 낙관론자가 돈을 버는 곳이야. 낙관론자만이 하락장에서 주식을 매수할 수 있지.
여기까지 내 생각도 정리할 겸 한 번 적어봤어. 거듭 말하지만 10년 20년을 염두하고 투자하는 '내 관점에서'는 지금이 매수 시점이라는 거니 오해 없었으면 좋겠고, 나도 틀릴 수 있고 내가 전문가는 아니니까 그냥 가볍게 읽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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