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는 그시대 분 답지않게 남자라면 질색을 하셨는데 그중에서도 일본남자를 증말증말 싫어하셨음(놀랍게도 80넘으셨을때까지 비혼이셨다)
남자를 너무 싫어하셔서...막 동네 남자애들이 여자애들 괴롭히면 여자애가 누구든간에 일단 뛰쳐나가서 남자애들을 호랑이나무 지팡이(우린 그렇게 부름)으로 쥰니 후두려 패셨음 ㅋㅋ;;;
당시 연세는 몰라도 동네 할머니들이 전부 존대 쓰고 계셨으니 80은 거뜬히 넘은건데도 엄청 정정하셨어...
당시 남아선호 사상이 엄청난 시대라...동네에서 되게 핫한 분이셨어 다른 할머니랑은 당연히 사이 안좋고ㅋ
근데 할머니가 돈이 많아서...조카도 부양해서 조카가 자식처럼 대하고 가정부도 부리고...가끔 잔치도 열고...뭐 그래서 동네 할머니들이 대접은 해줬음ㅋㅋ
어쩌다 아주머니 한분이 할머님은 왜 그렇게 남자를 싫어하시냐고 물어봤다다 어물어물 들은 얘기
할머니는 북한에서도 바다에 가까운 출신이신데(지명 까먹음) 위치가 일본이랑 가까워서 일본 사람들이랑 교류가 좀 많았다네
일제강점기때도 광복 후에도 교류가 끊이질 않았는데 일제강점기때는 당연히ㅎㅎ 일본사람들과의 사이가 최악이었다고...
근데 이거땜에 남자를 싫어하시는게 아니었음
광복 후에는 당연히 남아있던 일본 사람들이 쫓겨가듯 일본으로 돌아가고 들어오는 사람도 적어졌는데 그래도 가끔 들어오는 일본인들이 있었대
그러다 어느 날 왠 일본인이 표류;됐는데 마을 사람들이 일본인이지만 불쌍;; 이럼서 구해주고 보살펴줬대
아니 근데...ㅋㅋㅋㅋ
그 일본인이 은혜를 갚는다면서 밤마다 여자가 있는 집만 돌아다니면서 동침...그러니까 성행위를 요구했다는거임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ㅋㅋㅋ
일본엔 요바이라는 문화가 있는데 남자가 밤에 여자 집에 몰래 찾아가 동침하는 거랍디다...무슨 헤이안 시대에도 있던 전통있는 문화래요...ㅋㅋㅋㅋ
아 구렇군요....ㅋㅋㅋㅋㅋㅋㅋ
다행히(?????) 그 일본 남자는 여자들이 거부하면 동침하지 않고 그냥 떠났다 그러는데
문제는 그 일본남자의 행동이 마을 남자들한테 퍼져서 남자들이 밤마다 여자들만 있는집에 쳐들어 왔다고...
광복 직후니까 일제강점기때 멀쩡한 남자 가족들은 다 끌려가고 남은건 모지리들(할머니가 일케 말함)이나 친일파, 강점기 시절 10대 어린애였던 도련님들 뿐이었다는데 얘네가 전부 여자들 집 돌아다니며 겁탈을 시도하거나 했대......
큰할머니는 당시 자기 새언니들이 자기 지켜준다고 문에 못질하던 게 아직도 생각난다고...
그리고 조카가 당시 3살이었는데 이딴 동네에 살면 얘도 남자구실 못한다고 낮에 장에 간다고 구라치고 온가족이 살림세간 다 두고 도주했대
그러고나서 얼마 안 지나 6.25가 터져서 고향엔 영영 돌아갈 수 없게 되셨지만 미련은 없다고 하셨어
암튼 큰할머니가 일본놈이 동네를 다 망쳤다고 하시는데...어릴땐 와 그렇구나 하고 말았지만...과연 일본남자가 거길 망친걸까요...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