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왜 유진혜준이 사귀더라도 최대한 진도 늦게 뺐으면 좋겠지??ㅋㅋㅋ
아니, 솔직히 말해서 평범하게 '사귄다'는 정의에 해당하는 뻔한 연애 코스를 안 밟았으면 좋겠어.ㅋㅋㅋ
본편에서의 둘의 감정선이, 그중에서도 특히 혜준이의 감정선이 유진한을 이성으로 의식하지 않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보다도 앞서는게 한 명의 인간으로서 이해하고 질타격려하고 위로하는 것 같아서 모든 상황이 얼추 마무리되고 서로에게 오롯이 집중할 수 있게 된 후라고 하더라도 갑자기 새콤달콤 연애 모드로 체인지 되기보다 시간과 공을 들여 서로를 인간으로서 더 깊이 알아가고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걸 더 보고 싶어.ㅠㅠㅠㅠ
물론 거시적으로 보면 이게 사귀는 거 맞겠지만ㅋㅋㅋㅋ
아무튼 나 너 좋아해, 너도 나 좋아해? 하고 땅땅 확인하고 오늘부터 1일! 하는 것보다는... 서로에 대한 관심과 호의는 이미 은연중에 상호 인식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막 넌 내꺼! 라고 공언할 수 있을 정도로의 명백한 언질은 없는... 말 그대로 인간 대 인간 교류 차원 플러스 알파로 살짝 썸 타는 느낌??ㅎㅎㅎ
어디까지나 본방 기준 개인적 캐릭터 해석이지만...
유진한의 경우 예의 카페 씬에서 그 귀한 자리를 간신히 만들어 카페 전세까지 내놓고(암만 봐도 전세낸 거 맞지??ㅋㅋ) 한다는 소리가 위자료 어쩌고 갈치 조림 운운인 거 보면 암만 그동안 여자를 만나봤다고 하더라도 정식으로 사귀는 거 말고 언제 그만 만나도 이상하지 않을 가벼운 만남이나 데이트 수준이었을 것 같거든.ㅋㅋㅋ
심지어 상대가 먼저 대시해서 시작했을 것 같고, 인간적 차원의 깊이 있는 대화라든가 인생사를 논하며 상대와 정신적으로 깊이 교류하기보단 피상적으로 그 순간 그 자리를 즐기는 정도였을 것 같은데...
그렇다보니 정말 사랑하는 사람에게 진심으로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당최 감도 못 잡을 것 같아.ㅋㅋㅋㅋ 연애 레벨 이전에 인간적 레벨이 너무 낮아섴ㅋㅋㅋㅋㅋ
그동안은 그냥 아낌없이 돈 써서 고급 식당, 고급 데이트 명소, 고급 선물만 마련하면 얼렁뚱땅 좋은 분위기가 연출되고 상대도 만족했겠지만(대충 저같은 사람들만 만났거나, 더 기대심이 큰 사람을 만났을 경우 벽 쳐서 상대가 알아서 떨어져나갔을 듯한st), 혜준이에 대해서는 애초에 그런 관계랑 같은 선상에 놓고 생각하지도 않을 것 같음.
그러니까 지 딴에는 최대한의 진심과 진정성을 보인답시고 자꾸 꺼내는 이야기가 엄마엄마엄마ㅋㅋㅋㅋㅋㅋ 내지는 돈돈돈돈ㅋㅋㅋㅋㅋㅋㅋㅋㅋ 쓰다 보니 답이 없넼ㅋㅋㅋㅋㅋㅋ
혜준이와 마찬가지로 유진한도 기본적으로 마이페이스형에 워낙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는 타입이라 안 그래 보이지만, 유일하게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어머니가 지금 치매 상태셔서 실은 대인관계에 있어 정서적 교류에 목말라 있고 꽤나 애정 결핍적인 측면이 있다고 추측해보는데... 혜준이를 상대로 바닥부터 그 감정을 채워가는거지.ㅎㅎ
상대 속도에 맞춰줘야겠다는 기특한 생각이나 갸륵한 마음이 있는 건 딱히 아닌 것 같은겤ㅋㅋ 예의 카페 씬에서 같이 밥 먹을 만큼 친한 사이 아니지 않냐며 혜준이가 식사 제의를 거절하자 그럼 친해지면 되지 않냐고 대뜸 상대 입장 무시하고 순서 건너뛴 소릴 하잖아.ㅋㅋㅋㅋ
근데 이 부분을 달리 생각하면 기껏 관심 생긴 여자한테 진지하게 한다는 제의가 한 껏 각 잡은 데이트 제안도 아니고,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나 안타까움을 (강제)공유할 식사 자리라는 거니까... 결국 유진한이 혜준이에게 처음부터 원한 것도 막 이성적으로 찐하고 질척한 어프로치라기보다(물론 섹슈얼 텐션이 아예 없지는 않겠지만), '나'라는 존재를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과의 인간적 차원의 교류가 아닌가 싶어.
이 당시에는 혜준이 입장에선 택도 없는 소리고 가당치도 않은 제안이니 재고의 여지도 없었지만, 총격 씬, 벤치 씬을 거치며 바하마 코리아 지사장이 유진 한이 되고 다시 공항에서의 대화를 통해 한유진 씨가 됨으로서 비로소 인간 대 인간으로 마주하게 된 셈이니...
다른 주변 상황을 젖혀두고 온전히 서로를 인간으로서 들여다보며 하나씩 이야기를 쌓아가는 둘의 서사는 지금부터가 시작일 거라고 생각해.ㅠㅠㅠㅠㅠ
게다가 정식으로 사귀는 사이는 아니더라도, 약간의... 암묵적인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그런 관계... 너무 맛있잖아.ㅠㅠㅎㅎ
막 각잡고 영화 보러 가거나 야경 보러 가고 이런 건 아니지만, 가끔 아니 어쩌면 생각보다 종종 통화하며 묻지도 않은 신변 잡기를 늘어놓거나(그리고 그걸 담담히 받아주는 혜준이), 불쑥 퇴근 시간 무렵 기재부 앞에 나타나거나 집 근처에 찾아오면 근처 공원이나 벤치에서 다만 몇 분이라도 대화를 나누고... 그러다 근처 카페에도 가게 되고... 어쩌다가 시간이 맞으면 밥 먹으러 가겠냐면서 딱히 고급지지도, 럭셔리하지도 않은 근처 식당으로 같이 이동하는 거지...ㅎㅎㅎㅎ
아, 그래도 둘이 내한공연 뮤지컬만큼은 진도와 무관하게 꼭 같이 보러 갔으면 좋겠다.ㅋㅋㅋㅋ
화려하고 거창한 데이트 신청으로 말고, 언젠가 대화하다가 언뜻 어렸을 적 꿈이 뮤지컬 배우였다는 이야기를 한 게 기억에 남아서 자기가 좋아하는 걸 공유하고 싶어하는 한유진의 어린 마음을 어렴풋이 이해하고 그 풋풋한 데이트 신청을 가볍게 승낙하는 혜준이라든가....ㅎㅎㅎ
그런 식으로, '애인'에서 시작하는 관계가 아니라, '특별한 관계'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feat. 감사원) 그런 담담하고 일상적인 유진혜준을 홀로 망상해본다...ㅠㅠㅠㅠㅠㅠ
알아... 이거 되게 마이너의 마이너, 건조의 건조 노선이라는 거....ㅎ...ㅎㅎㅎ 그래도 이 망상 버릴 수 없어ㅠㅠㅠㅠㅠ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