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글 보고 생각나서 쓴 글은 맞지만 결코 저격하려는 의도는 없어!
댓글로 쓰자니 불호글에 호댓 쓰는 거 같고 얘기도 길어질 것 같아서 따로 글을 판 것 뿐이야..ㅜㅜ
혹시 기분 상했다면 미리 사과할게 원톨아 ;ㅅ;
그리고 예전에도 예지와 재하 캡슐이 바꼈으면 더 나았을 거 같다는 의견을 몇 번 보았기 때문에 한 번쯤 이런 글을 써보고 싶었어!
호글이긴 하지만 반대 의견을 써줘도 좋아ㅎㅎ 자유롭게 얘기해줘!(대신 파디 애들을 후려치는 댓글은 삼가해주길 바랄게)
파워디지몬에서 예지는 소라에게 사랑의 문장, 미나에게 순수의 문장을 이어받았고 재하는 한솔이에게 지식의 문장, 석이에게 성실의 문장을 이어받았어. 이 중에서 특히 말이 많이 나오는 건 예지의 순수의 캡슐, 재하의 지식의 캡슐이야.
한 번 짚고 넘어가자면 예지가 여자아이이기 때문에 소라와 미나의 문장을 이어줬다는 건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지적이라고 생각해.
제작진들에게 그런 생각이 아예 없었다고는 말 못 하지 ㅋㅋㅋㅋ
다만 내가 이 글을 통해 말하고 싶은 건 그것과는 별개로 예지가 순수의 문장, 재하가 지식의 문장을 이어받은 데에는 나름의 합당한 이유와 서사가 있었다는 거야.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내 생각을 글로 써보고 싶었어 ㅎㅎㅎ
먼저 예지의 순수의 캡슐부터 얘기해볼게.
수리몬 에피소드 하면 아무래도 예지의 잘생긴 남자가 좋다는 발언이 유명할텐데... 나는 이 발언의 파급력이 너무 커서 예지의 다른 면모들이 묻히는 게 너무 안타깝더라 ㅠㅠㅠㅠ
그 발언은 예지가 어떤 아이인지, 예지의 순수함이 어떤 방향성을 띄고 있는지 보여주는 발언 중에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해.
그 전에 일단 '순수'의 문장이 디지몬 어드벤처 안에서 어떻게 표현되는지 얘기해보자면, 미나의 문장은 죄 없는 사람들을 괴롭히는 적들에 대한 미나의 순수한 분노가 터져나올 때 빛을 발했어. 나는 미나의 순수함이란 그렇게 거침 없이 그대로 표현되는 감정이라고 생각해.
어드벤처를 보면 미나는 힘들 땐 힘들다고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기쁠 땐 기쁘다고, 슬플 때는 눈물을 터뜨리면서 자기의 감정을 온전히 표출해내. 그러다보니 초반엔 많이 찡찡거리기도 했고 옛날엔 그런 모습으로 철없다며 욕을 먹기도 했지. 그런데 작품 속의 미나는 그렇게 자기 감정을 오롯이 표출하는 것에 전혀 거리낌이 없어. 그 누가 뭐라하든 항상 자기 감정에 솔직한 아이인 거지.
그래서 나는 어드벤처 시리즈에서 표현되는 '순수'란 솔직한 감정의 표현이라고 생각을 했어.
그러면 이제 다시 예지 얘기로 넘어가볼까?
예지와 아이들은 옛날엔 적이었던 디지타마몬을 다시 만나게 돼. 디지타마몬은 이젠 옛날의 잘못을 청산하고 착한 디지몬이 되었다고 말하지만 예지는 디지타마몬을 완벽히 믿지 못 해. 디지타마몬의 말을 있는 그대로 믿어주는 미나를 오히려 신기하게 생각하지.
여기서 예지의 생각이 잘못 됐다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 이건 너무나도 솔직하고 ,또 당연한 생각이야. 한때 적이었던 디지몬을 있는 그대로 믿어주는 미나는 분명 대단하지만 미나처럼 상대를 믿어주지 못 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과연 나쁜 걸까? 주인공으로서의 기질이 부족한 걸까? 그건 결코 아니라고 생각해.
속내를 드러낸 디지타마몬 앞에서 예지는 지금까지 자기가 디지타마몬을 의심했던 것을 모두 다 얘기해. 이런 생각들은 누가 보면 어떻게 만화 주인공이 그럴 수 있어? 왜 믿어주지를 못 해? 하고 생각할 법한 얘기기도 해. 하지만 예지는 자기 생각을 있는 그대로 다 표현했어. 남들은 뭐라 할 수 있는 얘기지만 사실 그게 잘못 됐다거나 나쁜 건 아니잖아. 잘생긴 남자가 좋다는 얘기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거거든. 그 모든 게 예지의 솔직한 생각이고 예지는 자기 생각을 솔직히 표현할 줄 아는 아이인 거야.
이런 예지의 모습은 정우를 동료로 받아들일지 말지에 대해 아이들끼리 의견이 엇갈렸을 때도 다시 한 번 언급이 돼.
예지는 처음에는 정우를 의심해. 쟤가 정말 예전이랑은 다른 사람이 된 걸까? 쟤를 믿어도 되는 걸까? 하고. 하지만 정우가 정말 달라졌다는 걸 알게 된 뒤에는 바로 정우를 동료로 받아들이거든. 자기가 잘못 생각했다는 걸 솔직히 인정하고 정우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표현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는 것, 이런 모습들이 예지가 순수의 문장을 계승한 아이란 걸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난 생각했어.
다음으로 재하의 지식의 캡슐에 대해서 얘기해볼게.
이것도 순수의 문장과 마찬가지로 작품 내에서 '지식'이 어떻게 표현되는가를 먼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 특히 지식이란 건 다른 문장들이랑 성질이 조금 다르거든. 용기, 우정, 사랑(애정), 순수(순진), 성실 같은 것들은 어떤 사람의 성정이나 성격으로 표현될 수 있는 것이지만 '지식'은 그냥 그 '지식' 자체일 뿐이야. 나리의 빛의 문장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겠지만 빛의 문장과 희망의 문장은 다른 문장들과는 다른 속성을 가진 문장이라고 언급되기 때문에 따로 봐야 하고.
그렇다면 지식이란 건 대체 뭘까? 어드벤처에서는 지식이 과연 어떻게 표현되고 있을까? 이건 캅테리몬이 아트라캅테리몬으로 진화하는 에피소드를 보면 알 수 있어. 피코데블몬은 한솔이의 지식의 문장이 빛나는 것을 막기 위해 베이더몬을 통해서 한솔이의 '알고싶어하는 마음' 을 빼앗아. 그리고 한솔이가 '알고싶어하는 마음'을 다시 되찾았을 때 지식의 문장은 빛을 발휘하지. 그 말은 즉 지식이란 곧 '알고 싶어 하는 마음' 이란 거야.
알고싶어하는 마음을 버린 한솔이는 바보가 됐을까? 그건 아니야. 한솔이가 자신이 여태까지 얻은 모든 지식을 버린 건 아니거든. 그렇다는 건 '똑똑함', '지식의 많음'이 곧 지식의 문장과 직결된다는 건 아닌 거야. 무언가를 알고싶어하는 마음, 무언가에 대한 무궁무진한 호기심. 그게 바로 한솔이가 가진 무엇보다 큰 가치이자 지식의 문장의 의미인 거라고 생각해. 지식이란 그 넘치는 호기심이 있을 때 따라오는 부차적인 것에 불과하고.
예지는 분명 똑똑한 아이야. 한솔이의 후배이자 같은 컴퓨터부 출신이고 녹음 프로그램도 다룰 수 있을 정도로 컴퓨터 쪽에는 매우 해박하지. 그건 누구도 부정 못 할 거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예지가 반드시 지식의 문장을 계승해야 했냐고 하면 그건 잘 모르겠어. 중요한 건 '컴퓨터에 대한 지식' 보다는 무언가를 알고싶어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하거든.
예지가 지식의 문장을 물려받았든, 물려 받지 않았든 예지는 똑똑한 아이이고 컴퓨터 쪽에서 예전의 한솔이 역할을 하는 건 다름 아닌 예지야. 그 사실은 변하지 않지. 문장을 물려받았다고해서 그 캐릭터의 역할까지 이어받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예지의 경우는 한솔이의 문장을 이어받진 않았지만 한솔이의 역할은 이어받았다고 보는 편이 맞겠지.
앞서 말한 것처럼 나톨은 지식의 문장이란 곧 알고싶어하는 마음, 무언가에 대한 호기심이라고 생각해. 한솔이의 경우는 그 호기심이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향했지. 한솔이는 모든 것을 알고싶어하고 궁금해 해. 이런 모습은 텐타몬이 캅테리몬으로 처음 진화하는 편에서 아주 잘 그려졌기 때문에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모두가 알 거라고 생각하구.
나는 재하도 이런 '알고 싶어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 다만 재하의 알고싶어하는 마음은 한솔이랑은 달리 재하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을 향해있다고 느꼈어. 예를 들면 리키나 블랙워그레이몬, 그리고 마일도 같은 사람들을. 이 사람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왜 그런 행동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인지에 대해 재하는 많은 고민을 했어. 자신의 가치관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기에 무엇이 옳고 그른가에 대해 혼란스러워하며 많은 생각을 했지. 리키가 왜 그렇게 어둠을 미워하는지, 모두에게 상냥한 리키와 어둠에 대해선 불같이 화내는 리키 중 어느 것이 진짜인지, 마음이 있다는 워그레이몬은 대체 왜 모든 것을 파괴하려고 하는 것인지, 아빠의 친구였던 마일도가 왜 아이들을 유괴하고 나쁜 짓을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그리고 그런 마음들이 쌓이고 쌓여서 재하를 변호사가 되는 길로 이끈 거라고 생각해.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알고싶어했던 한솔이는 디지털월드의 연구가가 되고, 사람들에 대해 고뇌하고 알고 싶어했던 재하는 변호사가 됐다는 게 참 찰떡이지 않니?
그 성질은 다르지만 많은 지식을 필요로 하는 직업이기도 하고 말이야 ㅋㅋㅋㅋㅋ
그래서 나는 예지와 순수의 문장이, 재하와 지식의 문장이 꽤나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
내가 여태까지 생각한 것들을 그냥 주저리주저리 쓴 거라서 굉장히 두서 없는 글이 됐을텐데 끝까지 읽어줘서 고마워 ㅋㅋㅋ
그리고 맨 위에 썼듯이 캐릭터에 대한 비방이나 후려치기만 아니면 어떤 의견이든지 환영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