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옳다 자신이 정당하다 그런 만족을 위한 정의감은 경우에 따라 독이 될 수 있어요.
제 만족을 위한 정의감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햇병아리 사무관이 국가 경제 조직이 돌아가는 운영 시스템을 얼마나 이해한다고 생각해요?
아니 그러니까 내 말은 이 사무관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도 거시적 시점에서 틀린 것일 수도 있다는 이야깁니다.
채이헌 국장님, 옳고 그른 건 상대적인 게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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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적으로 당하는 굴욕이 뭔지 눈앞에서 보게 될 겁니다. 놀라지 말아요.
굴욕이 뻔한 자리인데 그래도 부총리께서 가신다는 건가요?
장수가 무릎 꿇는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백성을 죽게 만드는 게 부끄러운 일이지.
그렇죠. 근데 그 굴욕에도 관성이 생겼다면요...? 그것도 문제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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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쳐요.
이혜준 사무관 당신 유진 한한테 현혹되고 있는 거야 지금!
유진 한이 어떤 인간인지 몰라요? 오로지 돈밖에 모르는 쓰레기야!
돈을 좋아한다고 해서 쓰레기라뇨. 그게 지금 무슨 논리입니까.
돈이면 살인도 저지를 수 있는 괴물이라고-!
서 본부장의 죽음에 유진한이 개입되었기를 바라시는 거겠죠.
내가 왜!
싫어하시니까요. 죽을 만큼.
그리고 유진한이 돈밖에 모르는 쓰레기라는 것과 조희봉 과장이 유진 한과 유착되어있을 가능성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아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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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경제는 한 방이다가 인생의 모토이신데, 우리 사회에서는 일종의 루저죠.
근데 저는 그게 꼭 고모부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되게 성실하신 분이세요. 근데 항상 부자가 되고 싶어 하셨어요.
성실하다고 다 부자가 될 수 있는 세상이 아니잖아요 이제는.
제가 고등학교 졸업하고 한 4년 정도 세무사 사무실에서 일을 했어요.
그때 제 한 달 월급이 140에서 150만 원 정도였는데 이제 저는 한 달에 고객들이 1400에서 1500만 원의 세금을 아낄 수 있도록 도와드려야 했었어요.
그리고 그들 대부분은 정보와 힘을 가지고 있었고요.
네, 알아요.
태어나는 순간부터 공평하지 않다는 거 인정합니다.
그렇지만 사는 동안에는 함께 사는 거잖아요.
그러면 자기들이 뭔갈 갖는 과정에서 최소한 낙오자는 만들지 말아야죠.
그건 이미 많은 것을 가진 자들의 의무이고 책임이에요.
땀 흘려 일한 노동의 가치가 부정당하고, 정보와 숫자를 활용한 영악한 사기가 신화로 포장되는 세상에서는 저희 고모부 같은 분들이 생겨날 수밖에 없어요.
왜냐하면 신화는 동경을 만드니까요. 그리고 그 포장된 신화는 삶을 파괴하고 어떤 경우에는 사람을 죽게도 만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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